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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풍 west wind Jan 05. 2025

342, 실험 실패

무찌마숑_추억섬의 비밀

레서 판다 시절이었던 샘의 회상 

어느새 살이 제법 오른 새끼 레서 판다(샘). 


철장 케이지 안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질질 끄는 슬리퍼 소리가 들리자 

귀를 쫑긋 새우는 새끼 레서 판다(샘). 


후각으로 자신이 찾는 냄새가 맡아지자, 

철장 케이지 앞으로 반기며 달려가는 새끼 레서 판다(샘). 


젊은 마숑, 지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연구실에 들어와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다. 


젊은 마숑    .... 제기랄.... 

                 대체 뭐가 문제야! 

                 이론은 완벽한데, 

                 한 치의 오차도 분명 없는데!

                 .... 제기랄.... 


젊은 마숑, 못마땅한 표정으로 자기 책상 위에 놓인  

연구 자료들을 거칠게 쓸어버린다.

 “우당탕-” 


철장 케이지 안에서 사물이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

눈이 커다래지는 새끼 레서 판다(샘). 


겁이 나지만, 걱정스런 표정으로 철장 케이지 앞에서 

젊은 마숑을 애타게 찾는다. 

“끼-잉.... 끼~잉...” 


젊은 마숑, 귀찮다는 표정으로 새끼 레서 판다(샘)가 들어있는

철장 케이지를 쳐다본다. 


젊은 마숑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확신에 

더욱 애타게 우는 새끼 레서 판다(샘). 

“끼~~잉.... 끼~잉....” 


“철컹-” 거리며 철장 케이지의 문이 열리면,  

익숙하게 밖으로 나가는 새끼 레서 판다(샘). 


젊은 마숑을 위로하려는 듯, 

젊은 마숑의 손에 머리를 부비는 새끼 레서 판다(샘). 


젊은 마숑    .... 지겨워. 


어딘가 다른 젊은 마숑의 태도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새끼 레서 판다(샘).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자신의 머리를  

젊은 마숑의 손에 부비는 새끼 레서 판다(샘). 


젊은 마숑, 자신의 손을 빼려다가 잠시 멈칫한다. 


젊은 마숑, 새끼 레서 판다의 목덜미를 잡아들어 

자신의 눈높이와 맞춘다. 


젊은 마숑    ... 알고 있니? 


초롱초롱한 눈으로, 아무런 경계심 없이  

젊은 마숑을 바라보는 새끼 레서 판다(샘). 


젊은 마숑, 그런 눈빛이 부담스럽다. 

슬며시 시선을 피하며, 마른 웃음을 짓는 젊은 마숑. 


젊은 마숑    ... 알 리가 없지. 

                너 따위가. 


젊은 마숑, 손에 들린 새끼 레서 판다(샘)를 다소 거칠게 던진다. 


공중제비를 하며 땅에 안착하는 새끼 레서 판다(샘). 


젊은 마숑의 다리로 쪼르르 다가가  

자신의 머리를 부비는 새끼 레서 판다(샘). 


젊은 마숑,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젊은 마숑    .... 또 실패했어. 

                 .... 그 의미가, 뭔지 아니?  


젊은 마숑을 초롱초롱한 눈으로 올려다보는 새끼 레서 판다(샘) 


젊은 마숑    네 어미가 오늘, 

                 죽었단 뜻이야! 

                 그런데도, 

                 넌... 그런 눈으로 날 바라보니? 


여전히 아무런 경계심 없이 젊은 마숑을 바라보는 새끼 레서 판다(샘). 


젊은 마숑, 짜증 어린 표정으로 의자에서 일어난다. 


젊은 마숑을 따라 쪼르르 이동하는 새끼 레서 판다(샘). 


젊은 마숑, 한쪽 테이블에서 사료를 꺼내 그릇에 담은 뒤

새끼 레서 판다(샘) 앞에 놓는다. 


맛있게 사료를 먹는 새끼 레서 판다(샘).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젊은 마숑. 


젊은 마숑    그래! 먹어! 

                 넌 너의 본분에  

                 충실하게! 

                 끝까지 살기 위해, 

                 노력해! 


먹는 것에 정신없는 새끼 레서 판다(샘). 


젊은 마숑, 자신의 책상으로 가서 인터폰을 누른다. 


조수          부르셨습니까, 마숑! 


젊은 마숑, 정신없이 사료를 먹고 있는 새끼 레서 판다(샘)를 힐끗 쳐다본다. 


어느새 그릇에 담긴 사료를 다 먹고, 

바닥에 흩어진 사료들을 주워 먹고 있는 새끼 레서 판다(샘). 


조수          마숑?  


젊은 마숑    실험 넘버 SAM-343.  

                 실험을... 

                 개시해! 


조수          네. 알겠습니다. 


젊은 마숑, 다소 기력이 다한 듯

의자에 힘없이 털썩 주저앉는다. 


젊은 마숑, 길게 한숨을 내쉰 뒤 시선을 돌리면

사료를 먹고 있던 새끼 레서 판다(샘)가 보이지 않는다. 


당황해서 의자에서 일어나려는 젊은 마숑. 


이내, 깨닫고는 자신의 발아래를 내려다본다. 


빈 그릇을 들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새끼 레서 판다(샘). 


젊은 마숑,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는다. 


하지만, 언제 웃었냐는 듯이 정색하는 젊은 마숑. 


테이블에 꺼내 놓은 사료봉투를 다시 들고 와 

새끼 레서 판다(샘)가 들고 있는 그릇에 붙는다. 


다시 정신없이 사료를 먹기 바쁜 새끼 레서 판다(샘). 


젊은 마숑    그래... 먹어!

                 먹어서... 살아! 

                 그래서... 

                 이 지긋지긋한 실패를 

                 끝내주렴! 제발... 


노크소리. “똑! 똑!” 


정신없이 사료를 먹는 새끼 레서 판다(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젊은 마숑. 


젊은 마숑    .... 들어와! 


"끼이익-" 거리며 열리는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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