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국 10만 명 자영업자분들의 멘토로 활동 중인 주식회사 창플 한범구 대표입니다.
☞ https://brunch.co.kr/@15ea0603649c465/1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을 제가 좀 안 좋아하는 게 이게 그냥 아름답게만 볼 게 아니라, 그런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한 사람들도 평생을 고통 속에 살게 되고, 그게 자기만 고통 속에 사는 게 아니라 가족들까지도 고통 속에 살다가 결국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도 남을 죽이는 방법이 아닌, 나를 죽이는 방법으로 고통스러워하다가 병까지 얻게 되는 걸 보게 됩니다.
저는 사업 세계에서는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을 속없이 이용당하기 딱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 정직한 사람을 처음부터 속이고 이용하겠다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아요..
근데 그 정직하고 성실한 그 사람 때문에 그 사람과 함께 하는 사업 파트너들은 그냥 공짜로 이용하게 됩니다.
견물생심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앞에 돈이 있으면 돈을 훔칠 생각이 없었어도 탐이 나게 되는 것처럼, 사업 세계도 인간관계도 비슷합니다.
앞에 바보같이 그냥 일해주는 놈이 있으면 이용할 생각이 처음엔 없었음에도 편하게 이용하게 되는 거죠.
사업 세계, 특히 처음 시작하는 스타트업들 같은 경우는 가장 필요한 게 인력이고 사람이 재산인 건데..
왜냐면 처음엔 돈이 없기 때문에 사람 노동력으로 땜질을 해야 하는 거죠.
그래서 처음엔 이 성실하고 정직하면서 최저시급을 받아도 영혼을 갈아 넣어서 일하는 사람을 귀하게 여깁니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성실하고 착하고 정직한 파트너를 귀하게 여기기만 하지, 그것에 상응하는 뭔가를 주지 않습니다. 아니 없어서 못 줄 수도 있고, 지금은 상황이 안 좋으니 다음에~ 다음에를 외치고, 이 정직하고 착하고 성실한 파트너들은 지지리 궁상으로 살면서 회사 사정, 파트너 사정을 어찌나 그렇게 더 배려를 해주는지. 오히려 나는 걱정하지 말라고 독려하면서 알바 시급보다 못한 박봉에.. 법적으로 보장받는 무언가도 없이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냅니다.
그 사이에 회사는 발전하고 사업도 확장되지만, 중요한 건 형편이 나아지진 않아요.
발전도 하고 확장도 되죠.. 근데 돈 쓸 곳도 많고 더 신경 쓸 곳도 많고.. 그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은 항상 후 순위입니다. 후 순위임에도 자신이 무슨 대단한 소유자도 아니고 대단한 임원급도 아니고 확실한 지분이나 소유권도 없으면서 무늬만 무언가 대단한 윗순위인줄 아는 거죠.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정직한 그 사람... 스스로 알게 됩니다.
'xx 같이 살면 안 되겠구나...'
그래놓고 주변을 둘러보니까.. 그제서야 보이는 거죠..
뭐야.. 나는 뭐지? 다른 사람들은 다 괜찮아 보이고, 이번에 새로 합류한 파트너들도 대우가 이렇게 좋은데.. 나는 왜이래?? 그러면서 함께 하는 파트너에 대한 야속함이 생깁니다.
그 파트너는 나를 챙길 줄 알았는데.. 다른 놈들은 다 잘 챙기는데.. 나에게는 왜 ??
그러면 그냥 뚜벅뚜벅 걸어가서.. "나도 좀 챙겨주고, 왜 나를 홀대해??" 이렇게 솔직하게 이야길 해야 하는데.. 그런 말도 못 합니다. 왜냐면?? 여태껏 되게 멋있는 말을 많이 하고 살았단 말이죠.
"나 말고 일단 급한 거부터 막아.", "그래 필요한 게 먼저지.. 그것부터 하자." 이렇게 성인군자처럼 살아왔기 때문에 그런 말을 못 하기도 하고, 그리고 원래 나한테 엄격한 사람들이 남한테 요구도 잘 못합니다.
열심히 하는 나를 안 알아주고, 불합리한 대우에 짜증이 날 때쯤.. 이러다 내가 팽당하는거 아냐?
이런 불안감이나 야속함과 배신감을 느낄 때, 이 사람들이 그래서 그때부터 무슨 짓을 하냐면 일을 더 열심히 합니다.
7시 퇴근임에도 9시 10시까지 일을 하고, 주말까지 일하고, 상황에 따라서 본인이 어떤 일을 사업을 위해, 회사를 위해 하는지 더 열심히 알리고, 뭘 하는 척을 하는 거죠.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인상을 푹 쓰면서 일을 더 미친 듯이 하는 겁니다. 일종의 시위인 셈인 겁니다.
'나 이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인데.. 너 왜 안 알아줘??'
그러면 그때부터 그 사업 파트너든 회사 사장이든 뭔가 함께 하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은 그 정직하고 성실한 그 똥값에도 불만 없이 일 잘하던 사람이 불편해지기 시작합니다.
여태껏 해온 게 있다 보니 무시를 하지도 못하겠고, 근데 인상 쓰면서 일을 열심히 하는 거 같긴 한데.. 뭔가 나한테 불만을 가진 것 같고, 같이 시작했던 시절과는 다르게 앞으로의 시절은 굳이 성실 정직 박봉에도 무조건 열심히 하면서 나를 약간 무시할 수 있는 짬빱보다는 그냥 말 잘 듣고 어리고 새로운 걸 좀 할 줄 알면서 나를 존중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편하죠.
그러면 그때부터 그 원래 파트너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의도적으로 외면하게 됩니다..
마치 영혼이 빠진 느낌으로 일반적인 회사 상황만 이야길 하던지.. 말로는 존중하는 거 같은데.. 전혀 정이 안 느껴지는.. 그때부터 몇 년 동안 정직하고 성실했던 그 사람은 야속함과 배신감에 치를 떨면서 스스로를 공격합니다.
스트레스가 보통 심한 게 아니죠.
원래 살인도 두 가지인 건데 남을 죽이는 살인이 있고, 나를 죽이는 자살이 있는 거예요.
이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들은 결국 남에게 쏴붙이지도 못하고, 욕이라도 시원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힘이 없으면 테러를 감행하는 것도 아니고.. 그 새끼 때문에 고통받고 있으면서도 남 앞에서는 본인 힘든 거.. 본인이 불합리함을 받았으면서도 동시에 그 새끼를 변호하고.. 걔도 아마 힘들 거야.. 모 이런 개뼈다귀 같은 논리를 내세우고 결국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그 사업가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서 또 최선을 다하죠.
여태껏 해온 게 있으니까 놓을 수도 없고, 열심히 했지만 남은 건 하나도 없고, 여기서 벗어나면 내가 가진 게 없고, 사회적으로도 쪽이 팔려지니까 이래도 고통 저래도 고통. 혼자서 술 마시고, 잠 못 자고, 누군가는 폭식을 하고, 누군가는 스트레스성 질환에 약을 달고 살고, 누군가는 신진대사가 안 돌아가니 몸이 붓고 먹는 것도 없는데 살이 찌고.. 경련이 일어나 병원에 실려가고, 그 모든 나를 공격하는 질병을 가져오고, 나를 계속 죽이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남을 미워하는 마음은 그 남에게 전혀 데미지를 주지 못합니다.
그냥 나만 데미지를 입을 뿐이죠.
그런 모습들을 보면 그 사업가는 전혀 데미지 없이, 그냥 스스로 떠나주길 바라게 됩니다.
그렇게 망가지고, 그렇다고 갑자기 무언가를 줄 필요도 없고, 앞으로도 볼 거 같지 않으니까 그냥 이 정도에서 스스로 나가주길 바라는 거죠. 거기다 더 최악은 그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을 그 사업 파트너 대신 견제하는 사람까지 오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그럼 이건 완전 눈 돌아가는 겁니다.
그렇게.. 평생을 일하다가 힘 다 빠지고 늙어가는 사람이 있고,
그렇게.. 발가벗겨져 고통받다가 자연인의 삶으로 가는 사람이 있고,
그렇게.. 고통받다가 결국 다시 새 출발 하기로 했다가 갑자기 암 판정받는 사람이 있고,
그렇게.. 고통받다가 몸도 망가지고 가족해체까지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업 세계에서는 그렇게 정직하고 성실한 게 미덕이 아닙니다.
정확히 셈을 할 줄 알아야 돼요.
그 셈을 모르고 그냥 하다 보면 나중에 정말 황당한 상황, 여럿 애먹이는 상황을 만날 수 있어요.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 똥값 받고 일해야 하는 상황이라 해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도 약속을 받고, 유사시 대처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일을 하시길 바랍니다.
그게 안되니까.. 맨날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맨날 이렇게 데미지 크게 입고, 가족들까지 힘들어지는 상황이 오는 겁니다.
물론 그렇게 야속하게 대했던 그 사업가도 당장은 잘 되는 거 같아도 결국 잘 안되게 됩니다.
1인 3역~4역하던 사람이 빠졌는데.. 그걸 채우려면.. 참 힘들어지는 거죠.
결국 그동안 물과 공기처럼 도움을 받고 있었다는 걸 모르고 배은망덕하게 자신에게 모자란 부분만을 찾았던 그 사람은 물과 공기가 없는 상황을 처음 맞게 되는 거라서 결국 뭐가 잘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마디로 거저 도움을 주는 그 행위 때문에 둘 다 공멸할 수 있다는 겁니다.
<창플지기 브런치 이전 글 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15ea0603649c46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