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의 내 모습은 그리고 너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그땐 지금 우리가 생각하고 꿈꾸는 모습일까?
10년 전의 우리는 어떤 모습이였더라?
우리 10년 전에도 아이들의 엄마였다.
시간 참 빠르다.
우리는 서로가 10년전의 모습 20년 전의 모습을 아는 사이잖아.
그땐 지금 우리가 이런 모습으로 마주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것같아.
그땐 두루뭉실하게 '어찌어찌 살고 있겠지'했던것 같어.
어쩌면 지금도 대충 어찌 되겠지하는 생각이 아닐까?
요즘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생각이 좀 많아졌어.
그동안은 안하던 집안일을 해서 바쁜 것도 있지만,
가장 나를 힘들게하는건 어머니의 모습이야.
모든 어머니들이 그렇듯 자식에게 헌신하고
남편에게 헌신한 뒤 지금 남은 모습은 병들고 초라한 모습이라고
눈물짓는 어머니의 모습이 가슴이 아파.
어쩌면 이런 감정은 친정엄마에게선 못 느낄것같아.
친정엄마는 이런 감정들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사람이 아니거든.
힘든 일이 있다면, 주저앉아야한다면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자식들에게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혼자 해결하시는 분이지.
이런 엄마의 감정처리법들이 내가 살아오면서 알게모르게 많은 부분을 차지했어.
어릴적 아빠의 외도로 이혼위기를 겪으면서 그 문제가 가족의 문제로 부각이 되기
시작하면서 엄마는 동생과 내가 방황할까봐 걱정하셨겠지만 그전에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쓰셨던것 같아.
"무슨 일이 있어도 힘들어도 다른 사람들 앞에선 웃어야해!"
이게 내가 엄마에게 이혼문제에 대해 들었던 처음 얘기였어.
그래서 중학교때 친구들은 나를 웃으면서 우는 아이로 기억하더라.
아마도 내가 아무리 내 감정을 숨기고 웃는다고해도
감정은 전파되나봐. 말이 삼천포로 빠졌네.
친정엄마와 시어머니의 감정처리에 이런 차이가 있어서
가끔은 친정엄마의 영향을 받고 자란 내겐
시어머니의 감정처리법이 힘들고 이해가 안될 때가 있어.
그래서 15년의 결혼생활동안 사실 남편과의 마찰보다 어머니와의 마찰이
더 많았거든 . 감정을 숨기는 엄마와 달리 후라이팬을 던지면서 타인에게
감정을 내보이는 어머니가 당황스러웠었어.
어머니의 감정처리법을 이해하는데 15년이 걸렸고 이제는 제법 어머니를
알겠다싶었는데 역시 사람을 아는데는 한 평생이 걸리나보다.
어머니가 이렇게 무너지는건 사실 시어머니를 가진 며느리가 가진 미움보다 크게
나를 힘들게 하네.
시어머니가 나에게 짜증을 내고 화를 낼때는 네게 시어머니가 나를 이렇게 대해서
진짜 짜증나고 힘들어라고 얘기하면서 위로받을 수 있었는데
어머니가 감정적으로 무너지는걸 보니 네게 이렇다 얘기하는게 더 힘들어
미운 정이 들어서 뒷담화하는게 싫은거냐고 묻는다면 아니야.
나이듦이 뭔지,
남편에게 자식들에게 우리의 시간을 투자하고 희생하고 난 뒤에
어쩌면 10년 후에
지금 어머니의 모습이 내 모습일까봐 두렵다고하는게 솔직한 마음같아.
10년 후를 꿈꾸는 너에게 내 10년후는 이런 모습 아닐까?하면서
해줄 수 있는 모습이 지금 보고있는 어머니의 모습이라면 이걸 얘기해야하나?
어쩌면 지금 네 말대로 혼란스러워서 겠지?
갑작스러운 남편의 귀촌선언과 시어머니의 좌절등이 내겐 사건이 아니라
커다란 감정으로 다가와서 감정처리가 힘든 나에게 혼란을 주는것같아.
이것도 커가고 성장하는 과정이겠지? 성숙해져 가는 길이라면 좋겠다.
그리고 난 네가 생각하는만큼 계획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이 아니야
네가 질문하면 함께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하는거지
현문우답인 경우라고해야하나? 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질문으로 제자들을 스스로 깨우치게 했던 공자처럼말야.
네가 내게 삶에대해 길을 물으니 나도 따라서 같이 생각하고 답하게 된거야.
어찌보면 너 역시 나에게 길을 보여주고 있는것 같아. 고마워.
상사가 휴가가서 여유로운 네가 오늘 하루 제일 행복하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