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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야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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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룰루 Dec 29. 2023

고맙습니다.

※ 야학에서 선생님으로 봉사활동을 하며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올해 송년회는 칭찬쪽지 이벤트를 준비했다. 2주 동안 분홍돼지 저금통을 복도에 비치했다. 이 저금통에 사람들은 평소에 고마웠던 분들의 이름과 칭찬할 점을 적는다. 모인 쪽지 중에서 몇 분에게는 소정의 선물을 드리기로 했다.

 

 생각보다 쪽지가 모이지 않아서 사람들의 경쟁심을 자극했다.


 "옆 반에서는 벌써 쪽지는 많이 썼다던데요? 아이고 우리 반 사람들은 선물 못 받겠네. 다른 반 사람들만 좋겠네 좋겠어."


 효과가 있었는지, 많은 쪽지가 단시간에 모여들었다. 이게 뭐라고 자극을 받나. 사람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분홍돼지가 꽉 차서 더는 쪽지를 넣을 수 없을 만큼 쌓였다.

 


 쪽지에는 우리의 소소한 1년이 담겨있었다. 쪽지 몇 개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칭찬인지 잔소리인지 모르겠군요. 차마 결혼얘기는 읽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 점이 중요하다는 청중의 성화가 있었니다.


사... 사랑스러워서 칭찬한다고 합니다.


동기부여에 힘쓰시는 우리 야학 최고령 한글 선생님


일찍 와서 교실정리를 하는 학생분


반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계신 학생분. 쉽지 않으실 텐데.


다치신 와중에도 공부를 놓지 않으신 학생을 응원하는 급우들.



 모두에게 감사한 한 해였다. 5월 신학기 이후로 약 60%의 학생들이 포기하지 않고 출석 중이다. 선생님 2이 그만두셨고, 대신 3분이 더 들어오셨다. 일 년 동안 함께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평소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돌아보니 당연하지 않았음을 느낀다. 내가 정성을 들인 만큼, 각자의 방법으로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는 중이다.



 더불어 제 글을 읽어주시는 브런치 동료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글로 소통하는 사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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