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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기후재난 수해 현장 방문 후기!

이번 주 전라남도의 수해 현장을 직접 찾아가 특별한 경험을 했다. 그린피스 시민대응단 첫 번째 현장이었다.


1박 2일간 해남의 '선두마을'과 진도의 '용인마을'을 방문하여, 침수 피해를 본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아픔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 지역은 올해 9월 21일에 발생한 극한호우 피해 지역이었다. 한 달이 흐른 지금, 마을의 상황과 주민들이 느끼는 감정은 어떨지 그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이 여정은 기후변화가 우리 삶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 주었다.


해남 선두마을
: 기후재난의 현실을 마주하다

땅끝마을 해남의 선두마을에 도착했을 때,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바다 풍경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하지만, 그 속에는 깊은 상처가 숨겨져 있었다.

9월 21일 토요일, 오전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비라고 생각했지만,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처음 경험해 본 수준의 비가 내렸다. 그날 하루 약 240mm의 비가 내렸는데, 1시간 동안 그 반인 약 130mm가량의 비가 내렸던 것이다. 마침 바다의 만조 시기(바닷물이 밀려와 해수면이 가장 높은 시기)와 겹쳐 순식간에 마을 안으로 물이 차올랐다. 간신히 대피했지만, 집에 돌아와 보니 TV와 냉장고, 가구, 추억이 담긴 사진 등 다 쓸 수 없게 널브러져 있었다.

48 가구 중 28 가구가 침수 피해를 보았고, “비 오는 소리만 들어도 이제는 가슴이 철렁한다”는 말을 전했다.

우린 침수 피해를 본 주민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한, 버려진 앨범에 아쉬움을 토로하신 분들의 휴대폰 속 사진을 인화해 드리며 잠시나마 미소를 찾으실 수 있도록 했다.

눈으로 보기에는 복구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주민들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불안과 상처가 남아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기후변화는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모두 겪고 있는 현실임을 실감하게 되었다.


진도 용인마을
: 기적 같은 복구의 여정

진도의 용인마을에 발을 들여놓자,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곳은 총 35 가구 중 8 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고, 주민들은 그날의 충격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었다. 이장님은 “75년을 살아오며 이렇게 심각한 침수는 처음”이라고 말씀하시며,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얼마나 큰지를 전했다. 그들은 기후변화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우린 이곳에서 복구 작업에도 참여했다. 제습기를 지원하고, 침수 가구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고통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한 주민은 침수로 잃어버린 소중한 물건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며, 복구 작업이 단순한 물리적 회복이 아니라 마음의 치유와도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후재난에 대한 새로운 인식

이 두 마을을 돌아보며, 기후재난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현실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기후재난은 특정 지역이나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또한, 이 경험을 통해 기후재난 예방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함께하는 변화의 시작

이번 현장 방문은 단순한 탐방이 아닌,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중요한 기회였다. 주민들의 아픔과 불안을 이해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달았다. 앞으로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후재난 예방의 중요성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 한다. 기후변화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에,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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