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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ar U Sep 29. 2024

Tequila Sunrise

어느 해 어느 날 했던 대화가

  그게 마지막이 될 걸 알면서도 하는 대화가, 꼭 부질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그냥 이런 얘기였어요.

***

- 인사할 수 없어요. 우리에게 마지막이라는 건 없어요. 

왜?

안녕을 말하기에는 당신은 너무 아름다운 사람이고 또 당신을 지난하게 만드는 것들을 저주해요. 당신이 거기에서 벗어나는 선택지는 없는 걸까? 보내기 싫어요.

좋은 것만 할 수는 없으니까.

좋은 것만 향유할 수는 없을까. 그게 어렵다고 해도 당신을 괴롭게 만드는 것들에서 탈출하는 시도는 어떨까요. 저는 당신을 잃고 싶지 않아요

다정하기도 하지. 누군가는 도망치지 말라 하고, 누구는 도망치라고 하네.

-  도망은 가끔 최선이 되기도 해요. 아프지 말아요. 

좀 더 사랑하는 쪽에 다정하라고 했었는데.

저는 당신도 사랑해요. 당신이 떠나는 것을 원치 않아요. 저는 당신의 안녕을 바라요.

사람을 사랑하니? 아프겠다.

***

이러다 이름이 닳아 없어지면 그땐 어쩌지?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요 우리.

***

행복하댔지.

네 그랬죠

지금도 유효하니.

네 저는 늘 행복하고 또 행복하고 싶어요. 저는 다른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

저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난 나쁜 사람은 아주 잘 알아봐. 너는 아니야.

저를 몰라보니까 당신은 아직이에요.

얼마나 나쁜데?

아주 무지막지하게요.

보고 싶네.

당신한테는 안 보일 거예요.

***

솔직할 수 없는 지금이 좋니.

네. 제가 견딜 수 있는 한은 지금이 좋아요.

솔직하면 견딜 수 없어?

네.

시간이 늦었어요. 

저 자고 싶어요.

네가 할 수 있는 것 그 이상을 해 줬다는 걸 알아.

앞으로도 더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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