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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린 Mar 25. 2022

존재적 공허함

세상을 바라보다




당신은 ‘공허함’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공허함. 당신과 내가 느끼는 이 ‘공허함’이란 대체 무엇일까?


| 공허 (Emptiness, 空虛).

| 심리적 용어로, 삶에 대한 의미를 느끼지 못하며, 즐거움이나 기쁨과 같은 감정에 대하여

   둔감해지고 텅 빈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하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두산백과에 의하면 공허함, 또는 공허란 삶에 대한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심리적 상태를 뜻한다.

하지만 공허함을 느껴본 자라면 알 것이다. 백과사전의 이 한 마디로 ‘공허함’을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을.


인간은 육체적인 것을 넘어 영적이다.


따라서 인간은 살고 있는 집, 입고 있는 옷, 먹는 음식, 허락된 지위, 만나는 사람, 등 나를 정의한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 너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갈망한다. 바로 ‘의미’이다. 공부를 하는 ‘의미’, 일을 하는 ‘의미’, 돈을 버는 ‘의미’, 그리고 무엇보다 산다는 것의 ‘의미’.


그렇기에 인간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그냥 살면 되지 하면서도 무의식 중에 사는 것에 대한 가치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은,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하다. 아니, 당연할 뿐 아니라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한다.


나는 왜 존재하고, 왜 오늘을 살아야 하는 것이며, 이 삶의 끝은 무엇이며, 나라는 존재가 오늘 사라진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무엇이고, 산다는 것의 가치는 무엇인지…


따라서 인간에게 있어 인생(人生)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답을 얻기 전까지 ‘공허함’과 씨름해야 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다.


‘삶의 의미’는 내가 스스로 선택하지는 않았으나 주어진 이 ‘삶’을 살아야 할 이유이다. 더 직접적으로 말해, 내가 ‘오늘 하루’를 죽지 않고 살아야 할 이유인 것이다. 따라서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의 의미’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참 야속하게도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또 그로 인한 ‘공허함’은 단순히 심리적 상태라고 표현하기에 그 깊이가 너무 깊고 그 무게가 극도로 무겁다. 게임, 술, 마약, 음란물. ‘공허함’을 잊게 만드는 순간의 몰입과 쾌락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누군가는 여행을 함으로, 누군가는 취미 생활을 함으로, 누군가는 사랑을 함으로, 누군가는 봉사를 함으로, 누군가는 순간순간을 소중히 함으로, 누군가는 오늘도 ‘평범하게’ 살아감으로 각자 자신이 ‘오늘’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아서 산다. 심지어 삶은 본래가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사는 사람들도 결국 삶에 무의미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살아간다. (어쩌면 그래서 ‘태어났으니까 사는 거다’라는 말이 나온지도 모르겠다.)


주위를 둘러보라. 공허함을 안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당신과 당신을 스쳐간 수많은 사람들을 보라. 당신도, 그들도 어쩌면 ‘오늘 하루’ 죽지 않고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 그 이유에 의지하며 사는 인간일지도 모른다.


산소호흡기를 달고 숨을 쉬며 하루하루 연명하는 환자처럼 말이다.


당신은 오늘도 연명하듯 살아가고 있을지 모르겠다. 눈을 돌리고 때론 눈을 감으며 오늘 하루를 살아야 할 이유를 스스로에게 납득시키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시 한번 묻는다.


당신은 ‘공허함’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있다고 대답했다면,

당신은 이 ‘공허함’이 주는 삶의 무게를 어떻게 견디고 사는가?

‘오늘 하루’를 살도록 도와주는 산소호흡기를 찾았는가?


아니면...

산소호흡기의 도움 없이도 ‘평생’을 살 수 있는 치료법을 찾았는가?




#공허함 #인생 #의미 #삶 #지혜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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