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치밀함으로 무너뜨린 약점

CONCEPT 손자병법_작은 것의 화려한 반란

by dkb 하우스

> CASE1: 100만 vs 10만의 승률에 맞서다


[Overview] 농사가 주업인 헌츠빌의 작은 마을에서 어머니가 사준 백과사전을 통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경험들이 훗날 놀라운 발상을 가져다줍니다. 지미 웨일즈(Jimmy Wales, 1966년~)는 어린 시절의 경험이 담긴 백과사전을 직접 제작하면서 혁신과 만나게 됩니다. 탑다운 방식이 아닌 누구나 온라인에서 제작에 참여하고 작성하고 수정하고 손쉽게 공유할 수 있게 하면서 성장한 위키피디아는 집단지성을 대표하는 고유명사로 자리매김합니다.


서기 208년, 위,촉,오 삼국이 대립하던 중국, 위나라 조조는 뛰어난 통치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노른자인 형주를 집어삼킴으로써 대륙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오나라로 향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적벽대전의 서막이 됩니다. 조조에게 퇴각을 거듭하던 촉나라 유비군은 오나라와 연합군을 결성하는데 이에 분노한 조조는 100만 대군을 이끌고 오나라를 향해 최후의 출격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10만의 연합군은 양쯔강의 험준한 ‘적벽’에서 수적 열세를 극복하며 세기의 전쟁을 준비합니다. 그렇게 적벽대전은 삼국지의 클라이맥스로 다양한 지략과 전술을 펼치며 조조에게는 인생최악의 악몽이 유비에게는 꽃길이 시작되는 분기점이 됩니다.


100만 vs 10만의 압도적인 병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유비와 손권의 연합군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정확한 상황 판단과 강력한 실행력이었지만, 그 기초에는 때와 장소를 유리하게 이용한 것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연합군은 조조의 군대를 수중전으로 끌어들여 유리함을 선점할 수 있었습니다. 장수 방통은 조조군이 스스로 배를 쇠사슬로 묶게 하였고 장수 황개는 조조군에 거짓 투항하여 적에 접근하고 제갈공명은 동남풍 화공으로 승리를 결정지었습니다. 우월한 전력과 환경을 가졌음에도 조조가 패배한 데는 장거리 출정으로 전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해전에서 배를 묶는 무리수를 두는 등 결정에 객관성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조조가 형주 땅을 목표로만 했어도 충분히 승리를 지켰겠지만 때와 장소의 중요성을 간과하면서 역사가 뒤바뀌게 됩니다.



> CASE2: 엘리자베스 1세, 치밀함으로 무너뜨린 유일한 약점


[Overview] 물질적 감각으로 표현되는 ‘극물주의 사진’은 사물에 대한 작가의 감정이나 묘사를 철저히 배제하고 직관에 따라 찍는 사진 촬영 방법입니다. 촬영 대상에만 온전히 집중하고 대상이 주인공이 되게 함으로써 인간의 눈으로 대할 수 없는 사물의 질서와 체계를 들여 다 볼 수 있게 합니다.


1558년 엘리자베스 1세(1533~1603년)가 영국 왕위에 올랐을 때 내전으로 인한 고통과 엉망인 재정 상태에서 열강 프랑스와 스페인 사이에서 힘을 키워야 했습니다. 펠리페 2세(Felipe 2)가 카톨릭 교회를 부흥시키겠다는 야망을 불태우면서 스페인과의 전쟁이 불가피한 급박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여왕을 제거하고 대규모 함대를 침공시키려는 상황에서 그녀는 펠리페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영국 해군 증강에 필요한 자금을 비축할 수 있는 시간을 벌고자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스페인의 유일한 약점이 될 수 있는 경제적 타격을 입히기 위한 준비를 시작합니다.


스페인이 식민 제국을 확장시키며 부를 축적하는데 거대 함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에서 엘리자베스는 함대가 지나가는 항로를 막습니다. 이것으로 펠리페에게 막대한 자금을 빌려준 이탈리아 은행가들이 해적의 위협으로 보고 이자율을 높이게 됩니다. 계획을 미루어 추가 자금 확보와 선박 건조를 마친 펠리페의 스페인 무적함대는 1588년 7월 리스본을 출항하지만 정보를 수집하며 기다리던 영국이 작은 함대로 기동력에 집중하여 상대의 보급선을 가라 앉히면서 거대 무적함대의 숨통을 조아 나갑니다. 무적함대가 프랑스 칼레항에 정박했을 때는 불을 붙여 공격함으로써 항구 전체를 아비규환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배와 보급품이 모두 소실되면서 기강과 사기가 떨어진 남은 배들이 추격을 피해 북쪽 바다로 달아나지만 극한의 날씨와 부딪히면서 전쟁과 다름없는 희생을 치르게 됩니다. 영국의 치밀함에 무너진 스페인의 무적함대는 결국 재정적 회복을 하지 못하고 불태웠던 야욕마저 침몰해 버립니다.

개인의 감정과 묘사를 철저히 배제하고 대상에만 집중하고 주인공으로 바라보면 본질인 질서와 체계를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