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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 Feb 25. 2023

아기에게 뽀뽀해도 될까? 하고 싶다..

몽글몽글 육아일기

우유를 먹는 아기의 입냄새는 달콤하다

냄새라는 단어가 맞지 않을 정도로 달콤하다

입향기라고 해야 할까?


처음 아기가 태어났을 때는 감히 아기의 입술에 뽀뽀를 할 수 없었다

뽀뽀를 하면 깨끗한 아기에게 병균이 옮을 거 같은 느낌 때문에 두려웠다

그래도 뽀뽀를 하고 싶어 초록창이나 맘카페에 뽀뽀를 언제쯤 하는지, 하기는 하는지 검색해 보곤 했다. 

검색해 보면서도 우스웠다. 내 자식에게 뽀뽀하는 거를 검색해 보다니 

댓글들에서는 아기가 유치원 다닐 때까지도 안 한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기의 건강을 위해.

그런 댓글들을 보며 아직 이렇게 어리고 면역력이 낮은 아기에게 뽀뽀하고 싶다는 나의 이 욕구가 아주 불순하게 느껴졌다.

우유를 먹고 나서의 달콤한 아기의 입냄새에도 꾹 참았다.


그러다 결국 100일 전에 자의 반 실수반으로 입술이 스쳤다. 두근!

사실 뽀뽀야 입술이 부딪치기만 하는 건데 뭐가 그리 좋겠냐 싶은데 


그 작고 보드라운 얼굴에

그 작고 귀여운 입술에

아주 살짝 닿는 건데 바로 중독됐다.

끊을 수가 없다.


한번 시작하니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아니 도대체 그 조그마한 몸은 그 조그마한 입술은 그 달콤한 냄새는!

 애초부터 뽀뽀를 참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걱정을 접고 할 수 있을 때 마음껏 하자!!!라는 마음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뽀뽀를 한다. 어차피 아기가 커서 말을 할 수 있게 되면 '싫어! 안 해!'라고 거부할 시기가 반드시 올 것이고 그러면 못하게 될 테니 할 수 있을 때 하자는 마음으로.

어차피 36개월까지는 사랑을 많이 받아야 하는 시기 아닌가? 그러니 마음껏 표현하자!! 라며 나 좋을 데로 결정했다.


그런데 아기는 내가 뽀뽀하려고 하면 기분 탓인지 열심히 고개를 돌리거나 도망갔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가 더 빠른걸.

하고 싶을 때 쪽! 뽀뽀하고 '싫으면 빨리 커라~'라고 웃으며 말한다.


처음에 내가 아기한테 입술 뽀뽀했다고 고백했을 때 남편이 극혐 하는 표정으로 쳐다봤었더랬다. 그렇지만 남편도 뽀뽀의 매력에 빠진 뒤에는 나랑 별반 다를 바 없다.


아기가 너무나 소중하고 소중해서 뽀뽀에도 수많은 고민을 했던 시절.

할 수 있을 때 마음껏 하자!

생각보다 마음대로 뽀뽀할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어차피 내가 안 해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가면 마음에 드는 친구랑 뽀뽀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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