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 차 부부의 슬기로운 결혼 생활(2)
저는 스마트폰에 관심이 꽤 많은 편입니다. 매년 새로운 전화기가 나올 때마다 하나하나 스펙을 자세하게 읽고, 국내외 테크 유튜버들의 리뷰를 보면서 올 해는 무슨 전화기를 살지 한 참을 고민하며 전화기를 구매합니다. 요즘엔 핸드폰이 보통 백만 원이 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서 저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전화기를 새로 살 때마다 많은 고민을 하면서 사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면서 구매한 전화기도 많은 사람들이 2~3년 약정이 끝나면 새로운 스마트폰으로 갈아타는 것도 주변에서 많이 봅니다.
물론 결혼을 하겠다고 했을 때는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혼이라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연애할 때와는 다르게 결혼하는 사람들은 헤어짐을 전제로 결혼을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혼할 상대를 고를 때는 당연히 핸드폰을 고를 때보다 많은 고민을 해야 하고, 그냥 '아무나'하고 결혼하면 절대로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그런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예전에 어르신들이 '대충 아무 하고나 결혼해', '남자(여자) 다 똑같아.' 등등 '결혼은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니 배우자에 대해 많이 고민하지 말라'는 식의 말씀을 많이 하셨던 것 같습니다. 사실 통계적으로는 상대적으로 고민이 적었을 20대 초반에 빨리 결혼한 커플들의 이혼율이 고민할 시간이 충분한 늦게 결혼한 커플들보다 훨씬 더 적긴 합니다만, 아무 하고나 결혼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혼을 전제로 배우자 이상형의 조건을 만들어 갈 때, 사람에 따라 경제적, 감정적, 정치적, 종교적, 등의 조건에서 우선순위가 달라집니다. 평생을 함께 해야 할 사람에 대한 이상형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잘 선택할 필요가 있겠지만, 너무 과하지 않게 정해야 하긴 합니다. 쉽게 말해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유니콘이나 용과 같은 존재를 이상형이라고 하면 안 됩니다.
배우자에 대한 이상형을 확립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된 것이기도 합니다. 바로 '내'가 되고자 하는 배우자의 이상형입니다. '나는 어떠어떠한 배우자가 될 것이다.'와 같이 자신이 좋은 배우자가 되기 위한 조건을 고민하는 것이 상대방의 조건 리스트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 배우자를 고르게 되면, 본인의 행복은 배우자에게 의존적이 되고 배우자가 실망을 주었을 때 자신의 행복이 와르르 무너지게 됩니다. 반대로 배우자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고민한 사람은 행복의 조건이 남과 독립적이기 때문에 스스로 행복할 수 있고, 배우자도 행복하게 만들려고 하기에 서로 행복하게 오래 살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좋은 배우자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배우자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행복은 누구에게 의존적인가요? 상대방? 아니면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