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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을 파는 잡화상 Aug 25. 2023

송장메뚜기

오래된 서랍POETIC


함께 뛰놀던

뒷동산 무덤가 죽마고우

마른풀 뜯다가

흙먼지에 웃다가

잔디 미끄럼틀 위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툭툭 튀었다가

다시 돌아오길 몇 번

산소 지킴이라

송장 색이라

무뚝뚝한 친구

천둥벌거숭이들

틈에서

가끔 골똘히 햇살을 뚫더니

아직

햇살만큼이나

늙지 않았네

여전한 동안

그 모습 그대로

무덤가 사라지고

강아지풀 흔들리는  

방죽에 앉아서  

또다시 골똘히 햇살을 뚫는지

햇살의 여린 뼈들을

튕기고 있는지

다가가니  

툭툭 튀었다 다시 돌아오길

몇 번

여전히 무뚝뚝한

죽마고우

내 친구 송장메뚜기

살아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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