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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을 파는 잡화상 Jan 30. 2024

새지 않는 영혼이 어디 있겠어요

시와 풍경_정끝별

겁 많은 여자의 영혼은 거대한 포도밭

나는

아무도 거닐지 않는 

내 황량한 포도밭 언저리를 오가며

적당한 기다림을 베푸는 하고많은 당신과

노래가 되지 않는 하오와

비 바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봄이 무르익고

포도나무 잎새 그늘

포도나무 뿌리, 더 땅 속 깊이에서

홀홀 단신 출렁이는 

내 사랑은 보이지 않아

그렇게 걷잡을 수 없이 뻗어가

그 길로 단맛 드는 하체

포도처럼 부서지며 기다림도 

둥글게 향기가 되는 희망


포도향기는 가벼워 유혹처럼 휘날린다

나는 

어제도 여기에 오늘처럼 있었다

가시덤불 덮인 내 울타리 너머 

당신은 무심한 잠을 자고

당신을 기다릴 때마다

고압의 푸른 넝쿨로 

출렁이는 여기 이 황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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