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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여름 Feb 20. 2024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
 

찾아가는 한국어교육


  어떻게 보면 가르치기 까다로운 다문화 학생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수학을 가르친다면 수입 면에서 더 나을 수가 있겠다. 왜 다문화가정의 학생들에게 사명을 가지고 수업을 할까? 나는 한국어 교원이다. 국어를 모어(母語)로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을 말한다. 생각해 보면 저 먼 언제쯤이 될 거 같다. 예전 필리핀에서 잠시 살았을 때 내가 다문화 소수인이었다. 하지만 그때 내 처지와 지금 한국에 살고 있는 다문화인이랑은 염연하게 상황이 다르다. 그때 나는 타국인이었지만 그나마 그 나라보다는 선진국이고 잘 사는 사람 측에 속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이곳에 사는 다문화를 가진 학생들은 소수자다. 사람이 적어 소수자라기보다는 사회학적 개념에서 볼 때 주도권을 가지지 않은, 헤게모니를 쥐고 있지 않는 집단이다.     


 사실 자라면서 누구나 하나쯤은 심각한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 그것이 사회적 소외라든지 가난이든지 배우지 못함에서 오는 열등일 수도 있다. 그 모든 것을 다문화인들은 겪고 혹은 겪어 나가는 과정에 있다. 나는 잘 배우지 못하는 열등과 사회적 소외의 한 모서리를 메워주고 싶다. 이일을 하는 나의 거시적 담론이다.     

 인간이 사는 세상에는 누군가는 주도권을 갖고 있다. 결핍을 일으키는 요인이 발화가 되어 득이 되는 집단이 분명 존재한다. 어디엔가 빠지는 곳에 다른 어딘가는 얹힌다는 간단히 총량 법칙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주도권을 가지지 못한 그 불평등의 맨 아래쪽에 차지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다문화 이주민 그것도 2세들에게 특히나 제한된 권리의 결핍. 특히나 그 결핍 중에서 ‘교육의 결핍’에 관심이 많다. 어떤 사회에서 권력의 집단으로 들어가려면 첫 번째가 돈이 아닌 교육이 아닐까? 교육의 사각지대는 의지부족, 재화의 부족 또 하나는 다문화처럼 문화의 부재가 존재한다. 권력의 집단이라고 해서 어마한 뜻이 있어서 표현한 게 아니라 그냥 말하는 중산층 정도로 해두자.


 울산의 초중고 다문화 가정 학생 비율이 처음으로 3%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울산시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울산 전체 학생 12만 7872명 중 다문화 가정 학생은 3839명이다. 학생 100명 중 3명이 다문화 가정 출신이라는 얘기다.

2012년 719명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5배 이상 늘었다. 학년별로는 초등학생 2,427명, 중학생 1,002명, 고등학생 410명이다. 국내에서 태어난 학생은 3,041명, 외국인 가정의 자녀는 593명, 국내 입국은 205명이다. 부모의 국적별로는 베트남이 1,497명으로 가장 높고, 중국과 필리핀이 그 뒤를 이었다. 다문화 학생이 증가하면서 한국어 학급과 징검다리과정을 운영하는 한국어 수업이 없는 학교에서는 ‘찾아가는 한국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어 교원이 직접 학교를 찾아가서 맞춤 수업을 한다. 이 수업이 아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한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  2023년 9월 교육부 통계기록 참고 -


 우리는 자라면서 의성어, 의태어를 선천적으로 배우고 수많은 농담에서 사회적 언어를 익힌다. 하지만 이주민들에게는 다 어렵다. 학교교과 과정에 없더라도 우리는 애국가를 부르고 ‘오! 필승코리아’를 제창하며 손뼉으로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우리는 후천적으로 습득을 하더라도 그냥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이 본능의 구역으로 들어가려면 후천적인 누군가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가끔 우리는

“한국인 다 되었네요” 칭찬처럼 말한다. 하지만 이면에 그 말은 이주민들이 서류상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하든, 태어난 곳보다 한국에서의 삶의 시간이 길든 ‘완전한’ 한국인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을 내재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언급한 그 후천적인 노력을 내가 기꺼이 하고 싶다.      

 다큐멘터리를 보다가도 외국에서 중도 입국한 아이들의 일상이나 불편한 생활이 나올라치면 미리 울컥해진다. 내가 무엇을 도와야 하지 않을까? ‘얼마나 힘이 들까’ 그래서 시작한 공부였다. 미약하지만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앞서 말했듯이 점점 다문화 학생들이 늘어가고 있다. 사실 제도적인 차별도 많고 더러는 한국인 학생들이 역차별을 받는다고 하는 교사도 있다. 하지만 역차별이든 불평등이든 지금의 우리 사회는 닥친 우리의 미래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문화교육 #한국어교육 #한국어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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