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할 수 있을 때 많이 좋아해 두세요.

2026년 3월 4주 차

by 가애KA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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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두세요. 없던 알레르기도 언제 생길지 모르거든요.’

동료분이 복숭아 킬러인 아버지와 동생이 성인이 된 뒤에 갑자기 알레르기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 뒤부터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좋아할 수 있을 때 많이 좋아해 두라고, 언제 알레르기가 생길지 모르니까.


문득, 고양이 알레르기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만약에 고양이 알레르기가 생겨서 마야를 많이 예뻐할 수 없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키보드를 눌러 답장한다.


‘있던 알레르기가 언젠가 없어지기도 했으면 좋겠어요.’


사랑하던 기회를 갑자기 빼앗아간다면,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갑자기 줄 수도 있어야 공평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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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남짓.

워치를 열어보면 수 없이 많이 깬 흔적이 다분하다.

깬 시간만 합산해도 2시간은 넘는 데, 대체 나는 자면서 뭘 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또 뭐가 그렇게 불안한데?

뭐가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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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왔다. 라는 단어에 꽂히는 요즘이다.


집을 떠났던 내가 돌아오거나,

회의를 갔다가 자리로 돌아오거나,

놓쳐버린 시간이 돌아오거나,

떠나보낸 사람들이 돌아오거나,

돌아서, 돌고, 돌아온다.


왜 꽂혔을까, 달리 돌아갈곳도 없는데.

돌아갈 곳이라곤 마야가 있는 10평도 안되는 작은 원룸 오피스텔 밖에 없는데.


돌아가고 싶은 지도 모르겠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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