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도 키우는 요즘 아이들
흰 빨래를 하는 날이다.
탈수까지 마친 빨래를 세탁기에서 꺼내는데 둘째가 키우고 있는 우돌이가 나왔다.
이 돌멩이를 넣고 세탁기를 돌린 거야? 탈수까지?
세탁기를 박살 나게 할 뻔해놓고는 이렇게 해맑게 웃고 있어 어찌나 어이가 없던지 나도 웃음이 났다.
둘째 딸은 사탕, 캐러멜, 젤리를 입에 달고 산다고 표현할 만큼 달다구리 주전부리를 좋아한다.
그러니 빨래를 끝낸 세탁기 문을 열면 꼭 마이쭈 껍데기, 비타민 비닐 등이 딸려 나온다. 그런데 오늘은 돌멩이가 나온 것.
요즘 딸들은 애완돌을 키우고 있다.
돌멩이 하나 주워와서는 눈, 코, 입을 그리고 옷까지 만들어 입히며 노는데,
각자 블로그에 그 육아일기까지 쓰고 있는 것 같다.
주말 아침 자고 있는 딸아이에게 가서 몽돌이의 행방을 물었다.
“몽돌이 사진 좀 찍게~ 몽돌이 어딨 어? “
”내 책상 위에서 자고 있을걸... “
”자.... 자고 있다고??.. 아.. 그래... 자고 있구나.. “
(조금 무섭다)
정말로 수면안대까지 끼고 있는 돌멩이 덕에 아침부터 폭소를 터뜨렸다.
자리에서 일어난 큰 딸은 몽돌이를 데리고 화장실로 가더니 비누거품을 묻혀서 정성스럽게 씻겨주었다.
새끼손톱만큼 작은 모자, 선글라스, 액세서리들은 그리고 코팅하고 오린다.
그 작업은 하찮고도 귀여운 손놀림이다.
아이들 놀이는 한심한 것이 없다.... 없다... 없다......
모든 것이 생산적인 활동이다.... 창의적인 것이다...... 그렇다..... 그렇다...........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