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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넥서스 Sep 12. 2024

피드백은 실명으로 해야할까?

피드백은 익명으로 해야 할까 실명으로 해야 할까

회사에서 동료 피드백을 진행할 때, 익명으로 할지 실명으로 할지 고민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아마 결론을 쉽게 내리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피드백은 양날의 검과 같아, 잘 사용하면 조직을 단단하게 다질 수 있는 도구가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상처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이 중요한 칼을 우리는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익명 피드백: 솔직함의 대가


우선, 익명으로 피드백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익명 피드백의 가장 큰 장점은 솔직함입니다. 특히 조직 분위기가 보수적이고,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익명성이 구성원들의 진심 어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비록 익명 뒤에서라도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숨겨져 있던 조직의 문제를 드러내고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요.


그러나 익명 피드백에는 많은 단점이 있습니다. 우선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를 만들 수 있어요. 누군가가 쓴 익명의 글 한 줄이 수많은 오해와 고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도대체 누가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한 거야" 하는 생각이 조직 내에 퍼지기 시작하면 오히려 조직 내 신뢰관계가 무너지게 되지요. 

또한, 익명성 뒤에 숨어 과도한 비난이나 인신공격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본인을 숨길 수 있을 때 더 용감해지기 마련입니다. 실제로 "기분이 나쁘다", "마음에 안 든다"는 식의 의미 없는 비난성 피드백이 오고 가기도 하지요. 



실명 피드백: 신뢰와 투명성의 힘


반면, 실명 피드백은 그 자체로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특히 실명피드백은 구체적이고 생생한 사례와 함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거든요. 동료에게 "그날 같이 미팅 갔을 때 너 정말 PT 잘했어. 그런데 이런 부분은 조금 아쉬웠어"와 같이 사례를 언급할 수 있지요. 실제 사례에 기반해서 말하면 듣는 사람은 금방 그 상황을 떠올리게 되고, 실질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어요. 반면, 익명 피드백은 본인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하는 것을 피하게 됩니다.


피드백 상대를 알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피드백을 준 내용이 이해가 가지 않거나, 또는 오해를 풀고 싶을 수도 있거든요. 피드백 이후, 그에 대해 Reaction 하면서 추가적인 대화를 나눈다면, 훨씬 더 풍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실명피드백에도 한계는 존재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비판적 의견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합니다. "동료가 나를 미워하지 않을까",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게 되지요. 그래서 때로는 실명피드백이 겉만 번지르르한 제도로 전락하기도 합니다. 회사는 실명 피드백 제도를 도입했는데, 아무도 제대로 된 피드백을 주지 않고 형식적인 칭찬만 오고 간다면 직원들은 그냥 생색내기라고 받아들이겠죠.



조직문화의 개방성: 피드백 방식의 선택 기준


이쯤에서 우리는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면 대체 어떤 피드백 방식을 선택해야 할까요?


피드백의 효과는 그 내용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냐에 따라서 몇 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피드백의 단계에 대해 잘 이해하면, 우리가 어떤 피드백을 추구해야 할지 명확해집니다.


Level 1 수준의 피드백은 단순한 칭찬이나 비판으로 표면적인 수준에 그칩니다. "김OO님은 업무능력이 뛰어납니다" 정도의 수준이지요. 


Level 2에서는 더 명확한 내용과 방향성을 담습니다. "김OO님은 업무 추진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부분이 뛰어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의견을 잘 들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등이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례가 없기 때문에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막연하고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Level 3에서는 사례 기반의 피드백이 이루어집니다. 실제 사례와 함께 피드백을 제시하면 피드백을 받는 사람은 의견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지요. 예를 들어 볼게요. "본인과 다른 생각의 의견이라도 충분히 들어주세요. 예를 들어, OO 프로젝트에 대한 회의에서 이OO님의 제시한 의견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발주가 되고 나서...". 차이가 분명히 느껴지지요? 사례에 기반한 피드백은 실질적인 개선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다시 익명/실명의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요컨대 익명피드백은 항상 Level 2의 피드백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익명성이 있기 때문에 표면적인 이야기보다 구체적인 Level 2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하지요. 그러나 본인이 드러날 위험은 있는 사례 기반의 Level 3 피드백 문화는 결코 만들 수 없습니다. 


반면, 실명피드백은 조직문화, 특히 개방성의 수준에 따라 Level 1 피드백 문화를 만들 수도 있고, Level 3 피드백 문화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즉 익명성 여부는 우리 조직의 개방성 수준에 따라서 선택해야 하는 것입니다



개방성 수준에 따른 익명성의 선택


- 조직 문화가 폐쇄적이라면, 익명 피드백이 적합합니다. 직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실명 피드백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기껏해야 Level 1 수준의 표면적 피드백만 오가게 되겠죠.


- 하지만 조직 문화가 점진적으로 개방되고 있다면 긍정적인 피드백은 실명으로 제공하는 한편, 부정적인 피드백은 익명 또는 비공개로 관리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실명 피드백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부정적 피드백을 피하게 되는 약점을 보완하는 방식입니다. 직원들이 실명 피드백에 점차 익숙해져 가면서, 상호 간의 신뢰와 존중을 점차 쌓아나가야 합니다. 


- 조직이 충분히 개방적이라면, 이제 익명 피드백은 오히려 피드백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어요. 이 단계에서는, 실명 피드백이 제공되면 곧바로 감사인사를 정하고 토론을 나누는 등 피드백이 서로 간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조직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겠죠. 다만, 모든 피드백이 실명으로 이루어질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승진을 위한 우수인재 추천과 같은 특정한 상황에서는 익명/비공개 피드백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결국, 피드백의 이상적인 목표는 구성원의 성장을 이끄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의 개방성 수준에 맞는 피드백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살펴봤습니다.


여러분이 속한 회사는 지금 어떤 단계에 있나요? 그리고 그에 맞는 피드백 방식을 택하고 있나요?

각 조직의 특성에 맞게 익명과 실명을 적절히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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