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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넥서스 Mar 27. 2024

직원들의 이직, 더이상 외면하지 말고 맞이하라

'이직 인정 전략'의 실현

요즘 기업 임원들은 만나 인터뷰를 할 때면, 공통적으로 걱정하는 주제가 있다. 


요즘 직원들이 자꾸 퇴사해서 고민이라는 것이다. 

특히 회사의 미래가 되어야 할 20대, 30대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제는 직원들을 떠나보낼 때가 되었다


주변을 돌아보면 이직을 준비하는 지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연차가 쌓이면 더 나은 기회를 찾아 이직하여, 이를 통해 경력과 연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현대적인 커리어 관리 방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전후로 이러한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었다. 더이상 '장기근속'과 '평생직장'은 없고, 언젠가 회사를 떠나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되었다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는 대퇴사(Great Resingation)가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직이 증가하는 것에는 일(job)에 대한 인식이 변화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 세대에게 일은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었다. 반면 최근에는 일 그 자체가 '목적'으로 여겨지며 의미감과 자아실현이 중요시되고 있다. 


다른 기업의 정보 접근성이 높아진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잡플래닛', '블라인드' 등을 통해 다른 회사의 연봉과 복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며, 더 나은 조건을 찾아 이직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 


애초에 직장생활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것도 원인 중 하나다. 과거와 달리 월급쟁이 신세로는 자산을 형성하기가 어려워, 직장 밖으로 눈을 돌려 투자활동이나 N잡에도 열심이다. 회사만 열심히 다닌다고 나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은 이직을 고민하게 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런데 늘어나는 이직이 낯설지 않은 기업들이 있다


특히 내가 일하는 컨설팅업계가 그렇다. 사람의 전문성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인적자원의 가치가 크고, 그렇기 때문에 이직이 정말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이직을 준비할 때, 컨설팅펌 대표가 면접 자리에서 했던 말이 인상깊었다. 


"어차피 당신은 떠날 것 안다.
오래 다니는 건 기대 안하니까, 2-3년 동안 본인의 능력 확실히 발휘해서 기여해달라"


이직가능성에 대해 진솔하게 접근하여, 기대하는 바를 확실히 직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우아한 형제들 사내 곳곳에는 이런 슬로건이 적혀 있다. (출처: 우아한형제들 기술블로그)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 형제들'도 이직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기업 중 하나다. 배달의 민족의 슬로건 중 하나로 '최고가 되어 떠나라'라는 메세지가 있다. 이 내용은 직원경험과 조직문화에 대한 우아한 형제들의 철학과 닿아있다. 퇴사하는 순간까지 좋은 추억과 양질의 경험을 남겨주려 하는 것이다. 





피하지 말고, 맞이하라: '이직 인정 전략'


앞서 살펴본 사례들에서 기업은 이직을 숨기거나 부정하지 않고, 인정하고 지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직을 권장하거나, 이직률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자현대사회에서 이직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보다 공개적이고 통제가능한 형태로 대응하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직원들은 남몰래 이직을 준비하다가 입사가 확정되고 나서야 회사에 통보하며, 회사는 갑작스레 생긴 업무공백에 대응하기 급급하게 된다. 


그러나 '이직 인정 전략' 하에서는 이직가능성에 대해 투명하게 소통하며 회사와 직원이 함께 최선의 대안을 찾아나가게 될 것이다.





'이직 인정 전략'의 기본 전제


1. 직원이 근무하는 기간 동안 직원의 가치를 성장시켜야 한


회사는 단순히 일하고 돈 벌기 위해서만 다니는 곳이 아니다. 회사는 직원들이 근무기간 동안 달성하고자 하는 성장목표를 제시해 주어야 한다. 우리 회사에서 근무한다면, 향후 입사했을 때보다 더 나은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고 다음 직장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직원들에게 소구해야 한다.



2. 회사는 단기 근무를 전제로 직원에게 투자해야 한다 


과거 30년 이상의 근속이 당연시되던 사회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적자원에 투자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신입사원들은 지급받는 임금 및 지원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숙련도와 연차가 쌓인 이후 임금대비 높은 생산성을 받을 것을 기대하며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직 인정 전략’ 하에서 직원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3~5년이다. 회사는 자선단체가 아니므로, 그 기간 내에 최대의 효율성과 이득을 얻어야 한다. 따라서 인적자원에 대한 관점은 중장기적이기보다, 즉시전력감을 만드는 데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3. 이직에 대한 축하와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과거 기업에서는 이직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것이 금기시되었다. 일종의 배신이라고 여겨지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이직을 줄일 수 없고, 오히려 이직을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직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배신'이 아닌 '축하'의 대상으로 인식이 전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직에 대한 적절한 지원과 이벤트가 필요하다. 직원이 이직 의사를 투명하게 공개할 경우, 회사는 적절한 협의점(연봉, 시점 등)을 제공한다. 만약 적절한 협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회사는 직원이 이직하기 위한 든든한 레퍼런스이자 추천자가 되어준다. 이직이 이루어질 때는 이벤트를 통해 직원의 앞날을 축하해 준다. 


즉, 회사는 근무를 끝내는 순간까지 파트너로서 함께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직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거나, 심지어는 이탈이 발생하는 현실을 외면해버리는 것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직이 발생하는 것을 인정하고, 적절한 관리 방안을 찾는 것이 장기적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다음 편에서는 '이직 인정 전략'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도적 방안에 대해 논의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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