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장애인이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지인이 보내온 카톡을 통해 오늘이 장애인의
날이란 걸 자연스레 알았다.
장애인의 날이란,
국민들이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날이라고 한다.
지인은 어느 날 갑자기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되었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 활발하게
일하고 있다.
이번에는 ROTC 장애인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나 보다.
장애인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는 걸
이 분은 몸소 실천해 보여준다.
장애인이 되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땐
불쌍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그렇지만 그건 잘못된 편견이라는 걸
곧 깨달았다.
장애인의 세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금세
찾아내고 어느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앞서 나가는 지인의 모습을 보며 감탄사가
절로 나왔었다.
그런데 나는 과연 그와 다른 것일까.
그 지인은 장애인이고 나는 그를 짠하게
바라보는 비장애인 입장에 있었다.
오늘 문득 나도 장애인이란 생각이 떠올랐다.
왜냐하면 한쪽 귀가 난청이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에서 장애등급을 받은 건 아니다.
언제부터였는지도 모르겠다.
태어날 때부터 그랬는지 어릴 때 물놀이하다 귓병이
발생한 게 원인이었는지 알 수가 없다.
곰곰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6학년 때 짝꿍에게
놀림당한 일이 떠오른다.
귀에 대고 소곤댔는데 내가 못 알아들은 것이다.
짝꿍은 계속해서 장난을 쳤고
주변 아이들까지 놀려대기 시작했다.
뒷자리에 앉은 내게 선생님 말소리도 잘
들렸을 리가 없다.
그러니 공부인들 잘했을 리 있겠는가.
아무튼 신기한 일이다.
평생을 장애를 안고 이제까지 잘 버텨오다니.
어이없는 건 나 스스로 장애인이란 사실을
전혀 인식 못한 채 살아왔다는 점이다.
장애와 비장애는 선택이 아닌 것 같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장애가 스며들 수도
있을 것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정상이기만 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어쨌건 지금 살아있고 숨 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