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차가운 현실에서도 오웰은 흥미로운 수필을 쓰기도 했다.
영국 음식에 대해서는 도무지 '쉴드'를 치기 어려운 것이 오웰이 살던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영국 음식은 왜 맛이 없는가'에 대한 질문은 아직까지 연구과제이다. 기후 탓이라고도 하지만 정설은 없다.
조지 오웰이 여기에 나름의 답을 제시한 것이 바로 <영국 요리에 대한 변명> 수필이다.
“우리는 최근 몇 년 동안 영국에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외국인 방문객의 관점에서 볼 때 영국의 두 가지 최악의 결점은 일요일의 우울함과 음료 구입의 어려움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영국인조차도 영국 요리가 세계 최악이라는 말을 흔히 한다.
영국 요리는 경쟁이 안 될 뿐만 아니라 모방적이다.
최근에는 한 프랑스 작가의 책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읽었다.
'당연히도 최고의 영국 요리는 프랑스 (레스토랑의) 요리'라고.
내가 외국에서 구해 보았지만 찾지 못했던 몇 가지 영국 음식이 있다.
우선 키퍼, 요크셔 푸딩, 데본셔 크림, 머핀, 크럼펫이 있다.
전부 말하자면 끝이 없을 푸딩들이 있다.
…
물론 다른 곳에도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영국에서 더 맛있고 바삭한 수많은 종류의 비스킷도 있다.
그러나 외국인 방문객의 관점에서 볼 때 심각한 걸림돌이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즉, 가정집 밖에서는 맛있는 영국 요리를 실제로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맛있고 풍성한 요크셔 푸딩 한 조각을 먹고 싶다면
방문객이 식사의 대부분을 해결해야 하는 레스토랑보다는
가장 가난한 영국인의 집에서 그 음식을 얻을 가능성이 더 높다.
영국 특유의 맛을 내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판매하는 레스토랑을 찾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술집에서는 원칙적으로 감자칩과 맛없는 샌드위치 외에는 음식을 전혀 판매하지 않는다.
값비싼 레스토랑과 호텔은 거의 모두 프랑스 요리를 모방하고 메뉴를 프랑스어로 작성한다.
반면, 저렴하고 맛있는 식사를 원한다면 자연스럽게 그리스, 이탈리아 또는 중국 레스토랑에 끌리게 된다.
영국이 나쁜 음식과 이해할 수 없는 조례의 나라로 여겨지는 동안 우리는 관광객 유치에 성공할 것 같지 않다.” <영국 요리에 대한 변명> 中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세상을 바라보는 오웰 다운 글이다.
영국의 음식은 그 자체로 맛이 없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가정집에 있다는 것,
그리고 가장 맛있는 음식을 느낄 수도 만들기도 여유롭지 못한 사람들의 어려운 현실을
음식이 맛을 내지 못하는 이유로 설명한 것이다. 참 오웰다운 관점이다.
'맛집'을 검색하며 식당을 모험처럼 떠나는 이 시대,
맛을 만들어내고 추구할 수 있는 문화의 향유는 대중의 삶의 여유로움에 있다는 중요한 발견이다.
24시간 개성있고 맛있는 음식을 내놓는 곳들의 불이 점점 꺼져가고 있는 대한민국에게,
일상의 삶이 팍팍하지 않고 여유로움이 지속가능해야 함을 알려주는 오웰의 메시지는 현재에도 유의미하다.
맛을 잃어버리는 것은 삶의 여유와 즐거움마저 기억해내지 못할 불안한 미래이기 때문이다.
오웰의 대표작 <동물농장>이나 <1984>는 더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세계인들에게 알려져 있다.
2017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그의 기록물은에 대한 가치를 유네스코는 이렇게 평가한다.
"조지 오웰은 사회적 불의의 원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특히 수필과 저널리즘을 통해 그는 전 세계 사람들의 사고에 깊은 영향을 미쳤으며, 그 영향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강력하다. 21세기인 지금도 시사 분석에는 오웰과 그의 아이디어에 대한 언급이 있다. 오웰은 언어가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에 대해 강력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이것의 예는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소설 <1984>의 필수적인 요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