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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사김 Apr 18. 2022

가격의 기술, 기술적인 가격

가격의 맥락, Why가 중요하다.

“4캔 만원”.

수입맥주의 확산에 큰 기여를 한 행사입니다. 원재료 및 세금 인상으로 인해 22년 5월부터는 더 이상 “4캔 만원” 행사를 보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CU편의점 맥주 매대, 출처=뉴스워커]

14년 편의점에서 시작된 4캔 만원 행사는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유용하게 이용된 판촉 수단입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객단가 1만 원을 확보하는 행사입니다. 마진이 높은 직수입 상품을 행사에 포함시켜 이익률도 보전할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골라먹는 재미가 핵심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경험할 수 있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많은 소비자가 이 행사를 앞으로 보기 어려워진다고 안타까워합니다. 앞으로 어떤 행사가 등장하여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궁금해집니다.


 가격은 매출과 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가격이 판매에 영향을 주는 정도를 나타낸 것이 바로 *가격탄력성입니다. 많은 소비재의 경우 가격탄력성이 광고 탄력성보다 10~20배 높습니다. 다시 말하면 가격을 10% 바꿨을 때 나타나는 판매 효과가 광고 예산을 10% 바꿨을 때 보다 10~20배 큽니다.

*가격탄력성=판매의 변화율(%) /가격의 변화율(%)

또한 광고 캠페인이나 다른 마케팅 툴(Tool)과는 달리 즉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가격을 결정한다는 것”은 기업의 생존을 결정하고 브랜드의 가치를 좌우하는 중요한 일입니다. (출처=이익이란 무엇인가? P228~229, 헤르만 지몬, 유필화 2022)


“할인율은 크면 클수록 강력하다.”

할인율이 커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판매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과도한 할인율을 설정한다는 자체가 지속 가능한 ‘브랜드’를 키우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은 대폭 할인을 접하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의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 할인 수준과 실제 할인된 가격 사이의 차이가 큰 경우는 효과가 감소됩니다. 업체의 큰 폭의 할인을 더 평가 절하하게 됩니다. (Gupta and Cooper, 1992)

따라서 과도한 할인 폭의 설정은 소비자 구매에 장애가 됩니다.

[697,500원 할인 아이스크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할인이 성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픈마켓이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보면 50% 할인은 기본이고, 정상 가격을 터무니없게 올려놓고 90% 이상의 할인하는 경우도 많이 보입니다. 이렇게 과도한 할인율을 설정한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소비자가 제품의 본래 가치를 모를 것이다는 전제가 있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할인율이 커야 고객이 좋아한다는 이유입니다.


자주 구매하지 않는 제품과 표준화되어 있지 않은 상품(또는 가격 비교 검색이 되지 않는 비브랜드)의 경우 소비자가 제품의 준거 가격을 책정하기 어렵습니다. 본래 가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과도한 할인폭에 반응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반대로 자주 구매하는 생필품류나 가격비교가 쉬운 대기업 소비재 상품은 과도한 할인이 잘 통하지 않습니다. 가격 할인에 따른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비탄력적인 사례입니다.

[할인에 대한 신뢰도와 브랜딩 관점에서 과도한 할인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할인 수준이 지나치게 크면 할인의 효과가 낮아지고, 할인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의 할인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브랜드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할인을 진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할인의 명분이 있어야 합니다. 할인을 하더라도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다면 브랜드의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즉각적인 매출 증대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많은 제조, 유통사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명분의 사례입니다.


- 생일이라서(회사 창립 00주년, 브랜드 탄생 OO년 기념, 출시기념, 오픈기념)

- 고객님께 고마워서(감사세일, 감사이벤트, 멤버십 이벤트)

- 자랑하고 싶어서(판매수량 000만개 돌파 기념, OO입점기념)

- 시기에 맞춰 팔고 싶어서(새해맞이, 봄맞이, 여름맞이.., 명절맞이, 연말세일, 크리스마스)

- 땡처리하려고(굿바이세일, Clearance, 시즌오프, 타임세일, 블랙프라이데이)

- 그냥(특별할인, 한정수량, 단 오늘만, 브랜드위크, 물가안정 프로젝트)

- 국가 정책에 따라가려고(코리아세일페스타, 대한민국 동행세일)

[수많은 행사들, 출처=네이버 이미지]

또한 고객의 행위에도 명분을 부여하여 할인의 맥락을 만들어야 합니다.

-많이 구매하니까(대량 구매 할인): 2개 구매 시 20% 할인, 3개 구매 시 30% 할인 & 00 이상 구매 시 00만원상품권 증정

[리바이스 온라인 행사]

-지속 구매하니까(누적 구매 할인): 일정기간 동안 구매 증가에 따른 추가 혜택 제공

[도미노피자 회원 혜택]

-첫 고객이니까(신규 고객 할인)

[B마트, 마켓컬리 첫 고객 프로모션]

명분 없는 행사는 판매자와 제품의 신뢰도를 낮추게 됩니다. 판매자가 할인의 명분을 만들었을 때 소비자는 행사에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판매자가 가격, 할인의 맥락을 부여할 때 소비자의 가격에 대한 정당성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소비자 행동 이론에 따르면, 자신의 생각에 확신이 적을 때 정보를 인지적으로 처리합니다. 이러한  명분과 맥락은 소비자가 기존에 갖고 있던 경험과 결합하여 거부감 없이 판매자의 가격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판매자의 상황에 맞게 적절한 명분과 방법을 통하여 이익 극대화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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