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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사김 Jun 27. 2022

오래가는 브랜드가 되려면

브랜드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

 집 앞에 도넛 가게가 있습니다. 지나갈 때마다 줄이 길게 늘어져 있더군요. 하지만 참을성이 없는 저는 웨이팅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픈한 지 몇 달이 되었어도 지나치기만 했었습니다. 지난주 마침 주말임에도 대기하는 사람이 없어 들어가 보았습니다.

노티드(knotted).

 수많은 블로거, 유튜버가 언급한 바 있으며, 몇 년 전부터 F&B업계에 가장 핫한 기업인 GFFG의 대표 브랜드입니다. 그동안 가보지는 않았어도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매장 후기나 특유의 발랄한 이미지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매장을 방문하니, 뭔가 바쁨속에 비쥬얼이 뛰어난 케이크와 도넛이 눈앞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소비되는 ‘찰리의 초콜릿 공장’이 생각나더군요.


 일시적 유행을 영어로는 Craze 또는 Fad라 합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트렌드(Trend)는 3~5년 지속되었을 때 트렌드(유행)이다라고 할 수 있으며, 트렌드가 10년 정도 지속되면 메가 트렌드, 한 세대(30년 이상) 지속되었을 때 비로소 ‘문화(Culture)’레벨로 올라서게 됩니다. 여담으로, ‘서태지’가 데뷔 30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도 영향력을 인정받는 걸 보면 “문화”대통령이란 표현이 적절했던 것 같습니다.

[유행의 유형, 출처=김난도 트렌드 코리아]


Fad가 될 것인가? Trend가 될 것인가?

한 때 유행이었던 ‘흑당버블티, 벌집아이스크림, 대만카스테라’의 인기 기간이 1년에서 길게는 2년 정도였습니다. 전형적인 Fad사례입니다. ‘노티드(knotted)’는 20년부터 본격적으로 입소문이 나게 되어, 21년 8월에 언급량 정점을 찍었습니다. (네이버 데이터랩 기준). 2년가량 인기가 지속된 시점입니다. 올해가 지났을 때 바이럴량이 반등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에 따라 해당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가늠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만카스테라, 흑당버블티 검색량, 출처=네이버 데이터랩]
[노티드 검색량, 출처=네이버 데이터랩]

오래가는 브랜드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차별화된 기술력, 뛰어난 품질, 기억에 남는 캐릭터와 로고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그 핵심을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즉, 브랜드 미션(Mission)으로 봅니다. 왜 존재해야 하는가? 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어야 고객에게 제대로 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존재 이유가 명확해야 브랜드의 정체성과 일관성이 유지됩니다.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방법이나 제품은 바뀔 수 있어도 근본은 변치 않습니다.

[브랜드 미션의 선순환 구조, 출처=DBR동아비즈니스리뷰]

오래 사랑받는 브랜드를 떠올리면 존재의 이유가 명확합니다.

코카콜라- Refresh the world, make the difference.

스타벅스- 인간의 정신에 영감을 불어넣고 더욱 풍요롭게 한다.

애플-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인간적인 도구들을 제공하여, 우리가 일하고, 배우고, 소통하는 방식을 바꾼다.

[코카콜라, 스타벅스 브랜드미션, 출처=각 홈페이지]


애플에서 휴대전화를 많이 팔려고, 미션 스테이트먼트(인간적인 도구를 통해 소통하는 방식을 바꾼다)를 만든 것이 아닙니다. 미션을 실행하려고 방법을 찾아보니 매킨토시, 아이팟, 아이폰, 애플워치 라는 제품으로 구현된 것입니다. 실제 애플 제품을 통해 우리가 일하고, 배우고, 소통하는 방법이 달라진 것을 보면 미션을 잘 수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노티드의 브랜드 미션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없지만, 인터뷰 자료를 통해 브랜드의 방향성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노티드라는 브랜드 네임에는 ‘빵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 고객들이 노티드에서 더 많은 추억을 남기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단순히 디저트와 커피를 마시는 카페이기보다 복합 문화공간으로 역할하는 것이 노티드가 추구하는 바다.” -월간식당 인터뷰 中

맛있는 도넛 가게 또는 예쁜 케이크 전문점이 목표가 아닌, ‘사람을 연결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이 노티드의 방향성입니다. 다른 베이커리 매장과 달리 컬러링 페이퍼, 포토부스(청담점), 놀이기구(제주점)등을 배치한 것은 고객의 소통의 장이 되길 바란 의도라는 것입니다. 추억의 공간, 소통의 공간을 만들기 위한 방법이 다양한 볼거리, 체험공간을 만드는 것이며, 그것의 주요 도구가 빵을 비롯한 디저트와 콜라보 제품이었던 것입니다.

[노티드 제품들, 출처=네이버 이미지]

 현재까지는 일관된 브랜드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베이커리 브랜드임에도 팬덤도 상당합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기준  12 . 참고로 대한민국 100 브랜드(22 1분기 기준, 출처:한국경제신문)  식음료 브랜드만 놓고 보면 팔로워  4위에 해당합니다.


[대한민국 주요 F&B 브랜드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참이슬(29만), 파리바게뜨(17만), 롯데리아(16만),
신라면(농심) (11.3만), 삼다수 (5.2만) ,칠성사이다(롯데칠성음료) (4.1만) 코카콜라코리아(4.1만),BBQ치킨(1.2만)

팔로우 수는 해당 계정에 대한 관심과 비례합니다. 소식을 알고 싶고, 확인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것입니다. 매출은 1/10도 안 되는 브랜드이지만, 소비자의 호감, 관심도는 유명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 아이유인스타 계정, 참이슬 인스타그램]

 


 브랜드 확장을 위한 필수인 팬덤도 확보하였습니다.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해 고객 경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노티드 콜라보 제품들, 출처=네이버 이미지]

 콜라보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브랜드 확대의 기회이자 브랜드 소모의 위기일  있기 때문입니다. 몇몇 제품은 대형 유통 채널에서 인기 판매 상품으로 언급되며, 후기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유통회사와 제품 익스텐션개념의 협업은 유무형의 손익계산서를 신중히 따져봐야 합니다.


유통회사 입장에서 해당콜라보 프로젝트는 무조건 이익입니다. 화제성으로 인한 객수 증대, 경쟁사 대비 구색 차별화, 매출 기대 등.. 해당MD는 회사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렇다면 노티드 측에서는 무엇을 기대하였고, 그러한 기대효과를 얻었을까요? 고객접점 확대측면을 차치하고, 브랜드 가치 증진에 도움이 되었나 되짚어 보아야합니다.

음식의 맛=누구와 함께 X 어느 공간에서 X 어떤 분위기에서 X 어떤 비쥬얼로 X 음식 본연의 맛

 양산용 제품은 노티드 특유의 갬성과 경험을 온전히 전달함에 한계가 있습니다. 오로지 “맛”에 집중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경우 보통은 제품의 ‘가치’가 소비자의 ‘기대치’를 넘기는 쉽지 않습니다.


식품 브랜드가 비식품류의 기획상품을 출시할 때는 부담이 적습니다. 품질, 기능, 편리함 같은 것들은 콜라보제품의 본질가치의 후순위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기념품(Souvenir)으로 여겨질  있습니다. 브랜드 이야기 확대에 도움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식품 브랜드가 동종업계 회사(브랜드)와 콜라보할 때는 더욱 신중하게, 단발성 기획 프로젝트로 끝내야 합니다. 대중적 인지도 확대 측면에서는 득이 될지 몰라도 팬덤을 잃기 쉽기 때문입니다.


 노티드의 나아갈 방향은 “도심에서 짧게나마 리프레쉬(휴식, 여행)의 공간,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브랜드 미션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노티드의 경쟁자는?

VS 베이커리 매장

VS 더현대

VS 롯데월드

VS 제주도 여행

경쟁상대가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가 아닌 공간 비즈니스 사(社)가 되어야 합니다. 

최근 스타벅스가 국내 팬덤을 잃어가는 이유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타벅스 특유의 매장 분위기는 일관되는지, 양산용 제품이 브랜드에 도움이 되는지, 이미지를 해치는 한정판 기획상품은 없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복합 문화 공간 스타벅스 매장 및 제품, 출처=네이버 이미지]

가수 싸이가 최근 간담회에서 언급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흥행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곡이 뜨는 경우와 사람이 뜨는 경우인데, 사람이 뜨는 경우는 훨씬 생명력이 길다. 사람이 뜨면 곡이 확 좋건 덜 좋건 웬만하면 흘러가는데, 곡이 뜨면 한 곡이 나빠버리면 보장이 안 되는 거라서..(중략)

BTS와 블랙핑크 등 현재 북미에서 유명한 후배님들은 저와 정반대의 케이스이다. 그래서 지속성과 영속성이 길고 굉장히 잘 가고 있다는 생각이다."(출처: 매일경제신문)


 노티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도넛, 케이크, 아이스크림, 우유, 맥주 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노티드”라는 브랜드 자체가 사랑받고 팬덤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브랜드 미션)에 대해 확고하고 명확하게 느리더라도 우직하게 실천하길 응원합니다.


일시적 현상에 집중하는 브랜드는 Fad브랜드가 됩니다.

시대의 가치에 집중하는 브랜드는 Culture브랜드가 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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