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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로시마, 진짜 현지인들이 있는 곳만

by 부끄럽지 않게 Feb 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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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아침을 먹지 않지만

여행 오면 조식을 꼭 는 편인데

아내가 아침을 꼭 먹어야 해서이기도 하지만

호텔 조식 뷔페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이기도 하다.


어제 호텔에 대해 검색했을 때

아무런 후기도, 정보도 없어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조식당은 우릴 제외하곤 외국인 관광객이 단 한 명도 없었다.


후쿠오카, 오사카 등 유명 관광지를 가면

단체 관광 온 한국인 손님들이 많아

여기가 일본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는데

오늘은 현지 분위기를 그대로 느끼며 조식을 먹을 수 있어

여행 온 느낌이 제대로 났다.


어제 차를 렌트할 때,

하루 1650엔을 추가하면

스노우 타이어 옵션을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해 주셨었는데

처음엔 눈길을 타면 얼마나 타겠어 하며 거절했더랬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려면

스노우 타이어 필수 장착이라고

다시 한번 말씀 주셨을 때

고속도로 안탈 거라고 또 거절했다가

지금 눈 많이 와서 국도도 위험하다는 말씀에

'그래, 하루 15,000원 돈 안전하게 다니자'

싶어 신청한 스노우 타이어 옵션.


어제 만약 스노우 타이어 옵션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정말 큰일날 뻔 했다.


오늘의 유일무이한 일정인 '모토노스미 이나리 신사' 관광.

네비에 국도를 선택했더니 산을 넘는데

산길이 온통 눈길이다.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와중에

삿포로에서도 구경하지 못한 설경이 끝없이 펼쳐졌고

미끄러져 사고날까 긴장하다가도

아름다운 설경이 나오면 절로 감탄이 나왔다.


한국에서도 설경이 예쁘다는 곳을

눈이 올 때면 찾았었는데

오늘 일본의 설경을 보니

설경이 예쁘려면

숲이 울창해야 하고, 나무가 흐드러져야 함을 깨달았다.


영상을 몇 개나 찍었는지,

아유 이제 설경 지겹다 그만 찍어야지

하다가도 또 찍게 되는 너무도 예뻤던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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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회를 먹고 탈난 뒤로 해산물을 잘 먹지 못하는데

신사 주변은 바닷가라서 음식이 온통 해산물 뿐이라 해

도착 전 눈에 보이는 휴게소 들렀다.


바다가 있다는 건 여행에 있어 정말 반칙이구나 느낀 것이

그저 아무 메뉴나 간단하게 먹으려

생각없이 들른 휴게소의 픙경이 저렇다.

일본 사람들은 바다가 지겨워

굳이 창가 자리를 찾지 않을 줄 알았는데

좋은 풍경에서 밥 먹고픈 마음은 다 같은지

바다가 보이는 창가 자리는 만석이었다.


어쩔 수 없이 안쪽에 자리를 잡고

문득 창 쪽을 보는데

창문 너무 풍경이 잘 그려놓은 그림 같았다.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인테리어가

더더욱 여행의 설렘을 더했다.

그리고, 이 곳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은 우리 부부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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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개의 도리이로 유명하다는 모토노스미 이나리 신사.

유럽의 성당도 그렇고 종교적 건축물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신앙이란 무엇인가 싶다.


실체도 없고, 물리적 속성도 없는 관념일 뿐인데

이렇게 세상에 물리적 실체를 실현해내는 힘이란.

이데올로기, 종교, 문화 등 추상적 관념이 가진 힘을

다시 한번 느낀다.


예전엔 바다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드라마에서도 힘든 일만 있으면 바다를 찾는데

도대체 아무 의지없는 저 바다가 무슨 위안을 준단 말인가.


그런데,

이제는 바다를 보는 것이 참 좋다.

무슨 위안이나 희망을 얻는다기보단

거대하고 어마어마한 모습에 감탄을 느낀달까.

그래서 웅장함에 압도돼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귀를 가득 채우는 거친 파도 소리는 덤이다.

이렇게 멍하니, 세상의 시름을 잊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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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렌트를 하면 다 좋은데

규정 속도가 너무 낮아 이동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모토노스미 이나리 신사에서

숙소인 루트인 호텔 유다온천까지 불과 90km거리인데

고속도로를 타고서도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일본 호텔 중에는 대욕장이 있는 호텔이 있는데

루트인은 대욕장에 노천탕까지 있는 호텔이었다.

일반 목욕탕에선 가득 찬 열기로 갑갑함을 느낄 때가 많은데

노천탕은 몸은 따뜻하면서도 머리 쪽은 서늘히 갑갑하지 않아 너무 좋다.


노천탕에 몸 담그며,

오랜 운전의 피로를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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