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한 이유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없었다.
사람들을 가르치는 강사가 된 나는 블로그를 왜 시작했는지, 언제부터 했는지, 블로그 몇개나 망해봤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곤 한다. 곰곰히 생각해봤다. 나는 블로그를 왜 시작했지? 언제 시작했지? 블로그 초기화에 네이버 탈퇴는 몇번이나 했더라? 하나하나 생각하기엔 골치가 아프다. 우선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시작한건 아닌거 같다. 네이버에서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한건 2003년, 내가 블로그를 만든건 2006년쯤이였고 글이란걸 쓰기 시작한건 2009년 봄이였다. 직장인으로써 나도 내가 하는일에 전문가가 되고 싶은 마음에 회계세무를 전공하고자 사이버대학교를 입학했고, 과제 제출을 위해서 블로그에 담아야할 내용이 조금 있었기에 시작했던 시점에 대한 기억은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원고대행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공부도 해야했고, 일도 해야했지만 나의 20대 후반 나는 부모님의 큰 지원을 받으면서 꽤나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크게 돈이란것에 얽매이지 않고 살았다. 지금도 내가 그때 왜 원고대행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귀신에 홀린것인지 그시절 친구와 난 블로그의 나의 이야기가 아닌 마케팅 관련 내용으로 도배를 하기 시작했다. 그당시에도 블로그를 평가하는 사이트가 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금액으로 블로그의 지수를 종합적으로 보여줬었다. 몇백만원 이상의 값어치를 지녔던 나의 블로그들은 꽤나 인기가 많았고, 나역시 꽤나 짭짭한 부수입을 가질 수 있었다. 그게 나중에 큰 문제가 될지는 전혀 몰랐기에 그저 원고대행 요청이 들어오면 열심히도 글을 썼었다. 나에게 원고대행 일을 주었던 업체에서는 어떤방식으로 글을쓰고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도 주었기 때문에 그 시절 그냥 그렇게 하면 무조건 좋은줄만 알았다. 지금 알았던것을 그때도 알았다면 바보처럼 시키는대로 하지는 않았을것 같은데 1년정도는 즐겁게 소소한 부수익을 받으면서 원고대행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블로그 가져다준 어쩌면 첫번째 수익은 그때가 아니였나 싶다.
2011년 여름 부업이란걸 해봤다.
P사의 인터넷 부업을 시작한건 2011년 여름이였다. 휴대폰을 바꾸려고 검색하다가 알게되었고 따로 초기비용이 없고 통신사랑 계약을 맺고 있는 회사라 초비비용 대신 휴대폰 개통으로 대신했었던걸로 기억한다. 결국 생각해보면 할부로 기계값을 내야했으니 초기비용을 할부로 낸거나 다름없던거였다. 우선 했다. 딱히 손해볼것 같지도 않았고 홍보라면 원고대행 알바로 써본 글솜씨도 있으니 만만하게 생각했던거 같다. 블로그부터 알려주는 사이트에 나름 꽤나 많은 홍보를 하고 첫달 실적이란것도 났고 뭐 큰 어려움없이 여러개의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지금 생각하면 웃음밖에 안나오는 홍보를 열심히도 했었다. 블로그를 통해 벌어본 두번째 수익은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재택부업이였고, 몇달도 채 하지 못한채 흐지부지 끝났던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나는 한동안 블로그를 쉬었다. 그냥 쭉 쉬었다면 좋았을 텐대 디자인 공부 과제 제출로 다시 블로그를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때가 2014년 33살이였다.
다시 시작한 블로그는 적응하기 어려웠다.
그냥 과제 제출과 다른 사람들의 이미지를 벤치마킹 하기 위함이였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무언가 블로그들이 예전과 다르게 광고가 많았고 사람들은 파워블로그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본인 블로그를 자랑하고 블로그에서 무언가 많은 혜택을 받는 듯 포장된 글이 많았다. 그쯤 꽤나 소비가 많았던 나는 생활비의 부족함을 느꼈고 월급보다 카드값이 더 많이 나가는 달도 꽤나 많았었다. 모아둔 돈을 쓰기는 아까워 원고대행 아르바이트를 다시 시작했다. 그땐 구인구직 사이트에 꽤나 많은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었고 예전과 비슷하리라 생각하고 열심히 배우면서 글을 썼다. 최적화 블로그를 만들어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게 뭔지 알리 없던 나는 시키는대로 했고 상위노출이란것도 배우고 마케팅 업체 리스트도 받고, 홍보 글쓰는 방법 등을 배웠었다. 가르쳐줬다기 보다는 늘 작업을 요청하는 메일에 가득 채워진 요구사항들이 그땐 배움의 전부였었으니 가르침이라고 생각했었던거 같다. 지겹게 느껴지고 재미를 잃어갈쯤 디비디비딥이라는 제휴마케팅을 알게 되었다. 그땐 정말 새롭다고 느꼈었다. 그렇게 블로그가 망가지는걸 모른채 나름 열심히 홍보글을 작성하면서 갖고 있던 블로그를 모두 활용했었다. 자주 하지는 않았지만 나름의 시간을 내서 소소한 부수익을 올렸고 글을 쓰고 승인을 받으면 포인트로 지급되고 그 포인트는 현금화가 되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뭐가 그렇게 신기하고 재밌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세번째 수익은 제휴마케팅 글쓰기였다. 그쯤 블로그 알바라고 검색을 하면 정말 많은 내용들이 가득찼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블로그 알바 사기부터 초기비용이 수십에서 수백만원까지 이르는 재택부업의 아이템들을 .... 유혹의 이기지 못하여 누군가를 가입시키지 않아도 글감을 받고 글만써도 소소하게 용돈정도는 벌 수 있다하여 그당시 70만원 가량 초기비용을 지급하고 블로그에 글쓰는 부업을 했었다. 2014년 ~ 2016년까지 나는 블로그에서 무슨 일을 하겠다고 많은 비용도 투자했고 망하기도 하고 사기도 당해보고 배우기도 많이 배웠던 시기였던거 같다. 광고회사에서 블로그를 관리하면서 그나마도 다양한 공부를 했기에 조금 빨리 쓸대없는 꿈을 버리고 블로그를 접었지만 내 블로그도 씨랭크라는 알고리즘을 빠져나가긴 어려웠었던거 같다.
블로그를 배우다.
2016년 티스토리에 빠져있던 내가 다시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남편의 사업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해서였다. 알고리즘이란게 새로나오면서 대규모 업데이트가 있었다는건 그저 들었기에 알고 있었지만 홍보글이 잔뜩, 수백개의 태그가 잔뜩이였던 나의 블로그가 영향을 받으리라 생각을 하진 못했었다. 여튼 보유하고 있던 블로그는 대부분 포스트가 노출되지 않았고, 발행 직후 최신순에만 노출되는 등 안드로메다로 날라가버렸다. 그쯤 블로그를 가르쳐주는 강사들이 생겼다. 대부분은 씨랭크 알고리즘이 생긴 후 마케팅 대행사 등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생긴듯 하지만 그 속에서도 배울 수 있는건 꽤나 많았다. 처음 배운 블로그 세상 그리고 알고리즘을 알려주는 강사들 테스트하는 사람들 진짜 신세계나 다름없던 공간이였다. 그렇게 나는 그 세계에서 망가진 내 블로그를 전부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히고 남편의 사업블로그를 브랜딩하여 꽤 많은 노출의 힘을 받을 수 있었다. 임신중이였지만 나는 일도하고 블로그도 배우고 글도 쓰면서 나름의 스킬을 장착했던거 같다. 육아와 일 나는 워킹맘으로써의 삶을 살아야했기에 블로그에는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없었지만 중간 중간 육아도 담고 내가 사용해본 상품의 글을 올리면서 제2의 블로그에서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블로그? 별거 아니였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나는 처음부터 블로그를 잘했던 대단한 사람은 아니였다. 그당시 유행하던 파워블로그라는 이름을 달아보지도 못했다. 그래도 배운것을 실천하고 그 이상을 알고 싶어 공부했던것이 다였다. 블로그가 지금은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아마 내가 처음부터 돈을 벌고자 블로그를 시작했다면 나역시도 어려움이 따르긴 했을듯 하다. 그리고 지금처럼 네이버의 알고리즘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운영했다면 더없이 어렵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난 그냥 안되면 말고, 버려야 하면 버리고 다시 하면 되니깐... 크게 고민은 없었던거 같다. 아마 그랬으니 지금 사람들에게 블로그를 가르치는 강사가 되어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포기했다면 나역시도 지금쯤 왜 내 포스팅 노출이 안되지? 내 블로그는 왜 인기가 없지? 지금 나의 수강생분들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사람들은 요즘 무언가를 도전하는게 겁이 난다고 한다. 이유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시작하고 있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는것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손대야할지 모른다고도 한다. 나는 블로그 강의에서 방향잡기부터 키워드, 글쓰기, 알고리즘, 이미지사용, 노출방법, 광고 등등 다양한 부분을 알려주지만 혹시 블로그에서 무언가 원하기 보다 그저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라면 그런데 무얼 채워나가야할지 모르겠다면 가장 좋아하는걸 먼저 써보는건 어떨까 싶다. 커피를 좋아하면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음식을 좋아하면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 하나씩 적어가다보면 블로그를 운영하는 방향정도는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음 나의 브런치 이야기는 제2의 블로그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볼까 싶다. 어쩌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실전편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