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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나 Feb 03. 2022

39살, 13년 사회생활에 점을 찍다.

디지털노마드가 되고 싶었던 꿈 많은 워킹맘 별나

2020년 11월, 

나는 나와 가족을 위해 퇴사를 했다.




괜찮아?

선택에 후회는 없어?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 아닐까? 


주위의 걱정은 예상했던 대로였지만 나는 그들이 모르는 나만의 세상에서 4년간 늘 같은 생각을 하면서 배우고 실천하고 움직였다. 마흔 살이 되면 꼭 내가 하고 싶은 새로운 일을 하고 말 것이다. 성공하지 못했다고 실패는 아니니 도전해볼 것이라는 어쩌면 바보 같은 꾸준함으로 버텨냈었다. 하지만 사람일이 어찌 마음먹은 대로 되겠는가! 고민 끝에 1년 일찍 퇴사를 했던 나는 아이와의 제주도 한 달 살기도 미룬 채 밤낮없이 나의일 그리고 남편의 일을 도우면서 6개월이란 시간을 써버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퇴사를 하고 싶었던 이유를...



아이의 시간에 맞춰서 살고 싶었던 나도 엄마였다.


34살, 임신을 하고 35살 지금의 아들을 출산했지만 쉬어가고 아이를 온전히 볼 시간은 한 달 남짓이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바로 복직하지 않아도 생활을 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무슨 일 욕심이 그렇게 많았던 건지 회사가 내가 아니면 돌아가지 않는 것도 아닌데 무던히도 노력했던 거 같다. 그렇게 아이는 태어나고 한달쯔음부터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난 육아를 온전히 할 수 없는 엄마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엄마의 자리보다 직장인의 자리에 더 충실하게 살았었지만 회사는 점점 무너지고 있었고, 생각지도 못한 6개월의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때 내 나이가 36살이었다. 



무너지지 않고 배운 걸 써먹을 방법을 찾기로 했다.


생각보다 길어지는 휴식시간을 즐기기도 했고,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름대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어느 날 외출을 위해 전신 거울 앞에 서서 나의 모습과 표정을 보고 있는데 왈칵 눈물이 났다. 참 열심히 공부했고 뒤쳐지기 싫어서 남들에게 피해주기 싫어서 자는 시간도 쪼개서 배우면서 노력했는데 지금 나는 무얼 하고 있는 건가? 무너지기 직전 나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해야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방향을 찾는데 어느 정도 성공을 했다. 


생각보다 긴 사회생활에서 나는 전공인 회계 말고도 다양한 업무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플랫폼을 배웠었다. 욕심이 유난히 많았던 나는 지는 걸 싫어했기에 시작했던 업무는 모르면 배워서 내 것을 만들었고, 그렇게 생각보다 많은 지식을 가질 수 있었다. 그 시간들이 그때는 너무 힘들고 싫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잘 배워뒀구나 이렇게 써먹을 수 있구나... 그 힘든 시간에도 감사했다. 



36살, 다시 사회로 돌아갔다.

블로그, 쇼핑몰, 티스토리, 페이스북 나는 6개월간 쉬어가는 동안 집에서 노트북 하나로 많은 일을 시작했고, 아주 많지는 않았지만 놀면서 월급만큼은 벌었다. 하지만 부족했다. 고정수익은 필요했고 몇 년간 아무 고민 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어느 정도의 목돈은 필요했지만 그런 큰 여유는 없었다. 고민 끝에 나는 36살 여름 다시 사회로 돌아갔고 업무가 종료가 되면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온라인 세상에서 홀로 꿈을 키우기 위해 배우고 실천하면서 지내왔다. 아마 그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고, 내가 이루고 싶은 디지털 노마드가 되지도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39살 겨울 퇴사를 하고 나서 남편과 나에게 많은 어려움이 생겨서 지금까지 살면서 마음이 가장 추운 겨울을 보냈지만 오지 않을 것 같은 봄은 왔고, 그 봄은 우리에게 그동안 잘 버텼다고 칭찬해주듯 많은 희망을 가져다주었다. 



책상 하나, 노트북 하나로 나는 1인 대표가 되었다.


나름의 노력과 나름의 배움 그리고 빠른 실천과 무모한 도전은 40살 나에게 1인 대표라는 명함을 만들어 주었다. 대단해서도 아니고 무언가 많이 가진 사람이 여서도 아니었다. 나의 블로그들은 다양한 경로로 나에게 수익을 안겨주었고, 제휴 마케팅은 살얼음 같이 나를 위태롭게도 했지만 그 나름대로 많은 것을 알려주면서 가장 큰 수익을 주었다. 스마트 스토어와 쇼핑몰은 고정수익을 만들기에 충분했고, 회사생활을 하면서 배웠던 디자인의 큰 틀은 독학으로 나만의 수업을 만들기에 충분했었다. 늘 사용하지만 그저 내게 쉬웠던 파워포인트, 누구나 쓸 줄 알 것이라 생각했던 엑셀, 누구나 쉽게 할 줄 알았던 블로그, 어려워도 해보면 재밌으니 가르치지 않아도 다들 도전했을 것이라 생각했던 티스토리... 하지만 내 생각은 틀렸었다. 내가 안다고 모두가 아는 것은 아니구나... 모든 사람이 다양한 플랫폼을 키우지도 않고 도전하지 않는구나... 코로나로 사람들은 이제 밖이 아닌 집에서 온라인으로 배우기를 원하는구나... 새로운 무언가 필요했다.



그렇게 나는 온라인 강사가 되었다.


40살, 할 수 있을까? 과연 내가 사람들 앞에서 서서 나의 지식을 나누면서 성장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지만 늘 그렇듯 추진력 하나는 좋은 나란 사람 블루오션, 레드오션 생각하지 않고 성공과 실패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많은 사람을 가르치는 온라인 강사의 세계로 발을 내밀었다. 이제 2년 차, 나에게는 많은 수강생들이 있고, 작지만 찐 팬도 있다. 나의 강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생겼고, 믿음과 신뢰로 온라인 세상에서 다름을 인정하면서 꾸준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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