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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나 Mar 09. 2022

디지털노마드가 되고 싶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을 위해서...



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퇴사를 한지 벌써 17개월째 접어들었다. 내가 디지털노마드가 되고 싶었던 이유가 분명 있었는데 나는 그 이유를 요즘 잊고 살았던 거 같다. 긴 사회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만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나의 아이였는데 퇴사 후 더 바쁜 삶을 살고 있는 지금의 나는 결국 디지털노마드가 되긴 했지만 아이에게는 그저 바쁜 엄마, 일하는 엄마, 집에 늦게 오는 엄마로 표현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내가 생각한 디지털노마드는 시간 그리고 경제적으로 자유를 얻는 삶이었다. 생각해보면 시간의 자유도 경제적 자유도 얻은 것은 분명하다. 그렇기 디지털노마드로 나의 꿈은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아이가 엄마의 긴 시간 부재에 대해 굉장히 큰 불만을 이야기했기도 했고, 몸과 마음이 무너지기 직전이기도 해서 사무실 출근을 하지 않고, 글쓰기, 상품 업로드 등 내가 해야 하는 모든 일을 잠시 내려놓은 후 꼭 필요한 강의 준비 외엔 크게 게 새로운 일을 오픈하지 않은 채 지냈다. 그렇게 돌아본 시간들 나는 내가 디지털노마드가 되고 싶었던 이유 중 가장 큰 한 가지를 잊고 지냈던 것을 알았다. 나에게 가장 소중하고 중요했던 우리 아이를 위해서 나는 퇴사 후의 삶을 그렇게나 오래도록 준비했는데 결국 17개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기간 동안 아이와 함께 특별하게 무언가를 해본 적도 없고, 아이의 시간에 나를 맞추기보다는 나의 시간에 아이의 스케줄을 맞춰가면서 지내고 있었다. 




6살 아이에게 엄마를 이해해달라고 말하는 철부지 없는 엄마였다. 


세상 어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난 이걸 몰랐다. 내가 사랑하는 것보다 아이는 부모를 더 많이 사랑하고 기다려주는 존재였다는 것을... 고작 이제 6살이 된 아이는 4살 무렵부터 엄마가 바빠서 미안해 그래도 엄마 이해해줄 거지?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 생각해보면 나는 참 철없는 엄마였던 것이 분명하다. 


디지털노마드 결코 쉽지 않은 길이다. 


아이의 시간의 나를 맞추는 것은 퇴사만 하면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만약 퇴사 후의 삶에 새로운 일이 아니라 육아를 시작했다면 그나마도 조금 수월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1년이면 딱 1년이면 다 끝날 줄 알았다. 큰 문제가 없다면 여행을 다니면서 노트북 하나 스마트폰만 있다면 어디서든 일을 하고 돈을 벌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래도 난 4년 이상 준비했으니깐 디지털노마드를 위한 디지털노가다 1년이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17개월이 지난 지금 모든 걸 이뤘지만 난 아이의 시간에 맞춰서 살아가는 그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생각보다 너무 많은 일을 벌였던 건가... 나는 지금 하루가 72시간이라고 해도 부족할 만큼 너무 바쁜 삶을 살고 있다. 그나마도 즐겁게 할 수 있고, 나를 믿고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늘 함께 하고 있기에 가능한 스케줄이지만 나는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재정비를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하나의 목표는 이뤘다. 가장 중요한 걸 찾으러 가야겠다.


모든 걸 내려놓을 수는 없고, 새로운 것을 진행하지 않고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을 차례차례 정리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아이의 시간에 맞춰서 움직이는 내가 생각한 디지털노마드의 삶으로 바꿔보려고 한다. 그 중요한 것을 찾기 위해서는 또 어느 정도 시간의 투자는 있어야겠지만 더 늦기 전에 아이가 더 커버리기 전에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아쉽게 생각하지 말고 아깝게 생각하지 말고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은 하나씩 내려놓고 정말 꼭 해야 할 것들로만 스케줄을 조정하고 이제 시간, 경제적 자유 + 마음의 여유로움까지 얻으면서 진정한 노마드의 삶을 살아가야겠다. 



누구에게나 중요한 사람은 있지 않은가? 무언가를 시작하게 계기를 만들어주는 사람, 평범한 나의 삶에 반짝이는 무언가가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 포기하지 않고 앞을 보고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사람 나에게 그런 사람은 6살 나의 아들이고, 그 아이가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도 그저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직장인의 삶을 살고 있을 것이고, 내가 무얼 잘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지 못한 채 평범한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며 변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살았을 테지... 




일하는 엄마라 미안해 이제 그만할래요.


천만번 미안해도 나는 결국 엄마인 건 분명하지만 일하는 엄마라서 미안해라는 말은 이제 그만하고 싶다. 엄마는 일을 하지만 너의 시간에 맞춰서 움직이는 늘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엄마로 살아갈게...라고 말하고 싶다. 나의 디지털노마드의 시작은 나의 아이였고, 그 아이는 내 인생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그렇기에 난 이제 처음 그 마음을 그 목표, 그 다짐을 지키기 위해서 원점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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