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이 Nov 17. 2024

11월 15일 ”노빠꾸“ 무슨 일이야

설상가상 (雪上加霜) 되기전에


4시간 정도 공부방에서 일을 하고 나오는 길이다.

“엄마, 내가 로션을 바르려다가 바닥에 흘렸어.

닦으려고 하는데 닦으면 닦을수록 더 미끄러워져. “


“갑 티슈로 닦아보렴.”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일단 아이에게 미뤄본다.


“엄마, 도와줘.”


“허걱, 이게 무슨 일이야? 바닥이 왜 -?! 끼악-!”

미끌미끌

끈적끈적

티슈로 닦아보자.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엄마, 흐흐흐.” 티슈를 발바닥에 붙이고 바닥을 비비고 있다. 기름진 화장품과 티슈가 하나 되오 너덜너덜 바닥에 자투리가 널어진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나온다.

같이 치우자니까 어릴적 촉감놀이라도 하는 듯 일을 더많이 만든다.


“약 먹을 시간, 약 먹고 정리하자.”


정수기 앞으로 가서 물을 찰랑찰랑하게 한가득 담는 우리 아이다. 그 모습을 보고 너무 기가 막혀서 또 한 번 허탈한 웃음이 난다. 조금 전 방에서 로션 치우기 바빴는데 그리고 아직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또 다른 사건을 예고하는 찰랑찰랑 컵에 가득 채워진 물을 보고 말한다.


“또 뭐 하려고?! “

“어, 약 먹으려고!” 덤덤하게 이야기하는 아이다.

“약 먹는데 물을 왜 그렇게나….” 차마 말을 잊지

못한다.


“아-왜 옛날 분들이 우리 똥강아지 라 했는지 알겠다.

개새끼를 개새끼라 부르지 못하고 똥강아지라고 순화해서 말씀하셨구나. 와, 확 와닿네! “라고 말해버렸다.


넉살 좋거나 생각이 없거나 아주 해맑은 우리 아이는 그냥 웃는다.

“은하수 너는 진짜, 너는 강적이다.”


그래서 바닥에 로션은 어떻게 되었냐면 눈 깜짝할 사이에 이방 저 방 거실까지 이쪽저쪽으로 다 번져서 온 집안에 로션 바닥으로 끈적끈적 미끌미끌해졌다. 세드앤딩이다.


하지만 은하수 엄마로 노빠꾸!!!

No back!!!


매거진의 이전글 은이 x교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