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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리 Mar 27. 2022

What's in my bag

좋아하는 물건, 파우치 (1)

누구나 참기 어려운 일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 가방 안에서 물건들이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것을 견디기 어려워한다. 물건이 제멋대로 돌아다닌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설명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방에 무엇을 넣고 다니는지 먼저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처음 해보는 What's in my bag이다.


혹시 궁금하실까 봐! 미키 미니가 그려진 물건은 장바구니랍니다.

작은 지갑, 버즈, 장바구니, 손거울, 틴트, 휴대용 비누, 핸드크림, 손 소독제, 방향제. 대게 어디를 가든 꼭 가지고 다니는 물건이다. 여기에 외출의 목적과 상황에 따라 보조배터리, 안경 지갑을 추가하곤 한다. 나의 가방 안에는 이렇게 작은 것들이 많고, 이런 것들이 가방 안에서 마구 굴러다니는 것은 견디기 어렵다. 이게 바로 내가 파우치를 좋아하게 된 이유다. 파우치는 물건마다 자리를 찾아주고, 어지러움을 해소해 준다. 어떤 파우치에 무엇을 두었는지 딱 떠올릴 수 있는 약간의 기억력만 있다면 작은 물건들을 보관하고 찾는 데 안성맞춤이다.


'가방 속에 파우치 하나쯤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하는 사람이 혹시 있을까? 나는 그냥 물건 몇 개쯤 가지고 있다고 하여 글을 뚝딱 써낼 수 있는 능력자는 아니다. 그냥 몇 개쯤이었더라면 파우치를 주제로 글을 쓰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럼 몇 개냐고? 따로 세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보통 분기마다 최소 1개는 구입했던 것 같고, 가지고 있는 게 다양하고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보니 세어보는 것도 일이라서. 사실 지금도 세어볼 생각은 없다.


틴트 등 작은 물건 일체를 파우치에 담았을 때, 깔끔함이 기분 좋다.

가방 이야기가 나왔으니 가방 안 파우치부터 소개하는 게 좋겠다. 지금 들고 다니는 파우치는 이거다. '에메모가든(mmogarden)'이라는 브랜드에서 만든 파우치인데, '애매모호하다'라는 단어가 떠올랐고, 그게 어딘가 느낌이 좋아서 샀다. 여기에 손거울, 틴트, 휴대용 비누, 핸드크림, 손 소독제, 방향제를 넣고 다닌다. 보통 가지고 다니는 물건 대부분을 이 파우치에 넣고 다니는 것이다.(그리고 사진 속 파우치는 1개이지만 사실은 다른 크기, 초록 색상으로 1개가 더 있다. 옷장 어딘가에서 잠자는 중이다.)

복조리 형태라고 부르는 게 맞을까. 이런 파우치는 밖에서 공중 화장실을 이용할 때, 문의 고리에 걸어두기 좋다. 여럿이 사용하는 화장실의 변기 위 또는 휴지함 위에 자기 물건을 두기 어려워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필요한 형태다. 아, 그런데 사진 속 파우치처럼 이런 끈을 고를 때는 잘 살펴보는 게 좋겠다. 구입 후 지금까지 1년이 넘도록 흰 먼지가 사용할 때마다 날리기 때문이다. 이제 멈출 법도 한데, 여전히 날린다. 나는 온라인에서 구입했던 것이라 이런 부분까지 세세한 파악은 어려웠다.


오른쪽은 파우치를 막 받았을 때 사진. 이렇게 찍어 두는 걸 좋아한다.

이 파우치는 먼 곳에 가거나 밖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길 때 챙기는 보조배터리의 파우치다. 사용하는 보조배터리는 배터리와 케이블이 따로 있고, 배터리 표면이 아주 매끈하기 때문에 흠집을 만들기 싫어서 파우치를 맞췄다. 그냥 구입한 게 아니라 내 배터리 맞춤형으로 제작한 것이다. 덕분에 보조배터리는 사용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흠집 하나 없이 새것 같이 반짝인다. 살짝 도톰해서 보호 효과도 있을 것이라 특히 만족도가 높은 파우치다.


이건 갤럭시 버즈의 파우치들이다. 지금은 가죽 케이스를 쓰고 있는데, 전에는 파우치를 썼고, 당연히 한 개는 아니고, 여러 개를 돌아가며 사용했었다. 블루베리랑 먼지, 이런 귀여운 친구들로만. 이런 파우치의 장점은 굉장한 귀여움이다. 꺼내면 시선이 집중되고, 다들 한 마디씩 보내곤 한다. "이렇게 귀여운 건 어디서 구한 거야?" 그럼 나 같은 사람은 어깨가 으쓱해진다.

그럼 이 귀여운 걸 두고 왜 가죽 케이스로 바꿨나? 하면 이런 친구들의 단점은 실용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버즈에 케이스를 씌우지 않고 파우치 안에만 넣고 다니면 사용이나 충전을 위하여 버즈를 파우치 밖으로 꺼냈을 때, 버즈에 흠집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나의 경우, 투명 또는 실리콘 케이스를 씌우고, 이걸 파우치 안에 넣어 다녔다. 또 이 중 몇 개는 무선 이어폰 전용으로 제작된 파우치가 아니라서 충전 구멍이 별개로 없다. 충전을 위해서는 지퍼를 열고 버즈를 꺼내야 하는데, 이게 은근히 귀찮다. 마찬가지로 이동 중 버즈를 넣고 꺼내는 일도 은근 번거롭다. 바쁜 현대 사회를 살려면 이런 몇 초도 절약해야 하므로(사실은 이동 중 꺼내다 버즈를 떨어트리기라도 할까 봐) 굉장한 귀여움을 포기하고, 지금은 가죽 케이스를 사용하고 있다.


가죽 케이스는 파우치의 단점들을 대게 보완한다. 다만 내가 사용 중인 케이스의 경우, 완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케이스 버튼을 열어보기는 해야 하고, 한 가지 단점은 키링이 헐거워서 쉽게 똑떨어진다. 나는 키링은 멋으로 단 것이라 상관없지만 혹시라도 키링만 달랑달랑 들고 다니다가는 버즈를 잃어버리기 쉬워 조심해야 한다.(키링은 진짜 조심하세요. 매달고 다니다 잃어버리고 울거나 씩씩거리는 사람, 여럿 봤거든요.)


가방 속 파우치 이야기만 썼는데도 글이 꽤 길어졌다. 다른 파우치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가는 게 좋겠다.  다음 편에서는 더 귀여운 친구들을 보여드릴 거니까 또 보러 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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