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것인가> 후기
어머니를 잃은 주인공 '마히토'는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의 고향으로 잠시 내려오게 된다.
아직 어머니에 대한 감정이 정리되기도 전에
만나게 된 새 어머니와 낯선 환경들.
갑작스러운 상실과 변화를 맞닥뜨린 소년은
무딘것인지 애써 참는 것인지-
덤덤한 표정으로 현실을 받아들인다.
그러던 중 집 뒤에 보이는 이상한 탑.
그리고 첫날 마주친 왜가리는 마히토에게
도와달라며 말을 거는데...
개봉전부터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작이라는
소문으로 유명했고 (또 번복했지만 ㅋ)
아마 많은 사람들이 기다렸을 작품.
나 역시 오랫동안 기대했던 작품이었고,
먼저 공개된 주제곡인 '지구본'을 들었을 때
감성적인 가사와 음정에 많은 설레임이 있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 이후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극장 개봉시 관람하는 것 이기도 하고,지브리의 작품 중
인생작이 몇개있어서 그런지 더더욱 기대감이 컸었음.
보기전엔 뭔가 애틋하고 아련한 감정이 들 것 같은
작품이지 않을까- 예상했었는데,
막상 관람을 하고나니 예상과는 너무 다른 분위기나
세계관이어서 낯설게 다가왔다.
기본 작품들보다 색감이 화려하지도 않아서 그런지
좀 어두운 느낌도 들고 정적인 분위기에,
오락적이고 유머스런 것들이 많이 빠져있는
진중한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전반적으론 지브리만의 작화와 음악들로
관람 내내 묘한 행복감이 동반되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파벨만스> 처럼
미야자키 하야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해서 그런지,
캐릭터의 모습이나 시대적 배경에 더 몰입할 수 있었음.
확실히 기존 지브리의 작품들보단 많이 난해했다.
애니판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본 기분이기도 했고,
(정말 감독이 외부의 평가나 대중들의 이해도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주관대로 만든 느낌??)
등장하는 캐릭터들이나 요소들이 무엇을 은유하는지
한번에 와닿지가 않아서 해석해보려니 머리가 아프던... ㅋ
하지만 이런 상상력과 작품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좋았다.
마치 해석하려 하지말고 느껴지는 감정을
너만의 메세지로 간직하라는 묘한 울림이 돈다.
난 이렇게 살아왔고 이런 것들을 느꼈어-
넌 어떻게 살지 궁금하다
삶에 정답은 없지만, '악의'는 버려두고
너만의 탑을 쌓아
미야자키 하야오는 메시지를 강요하거나,
우리의 대답을 듣고 싶은게 아니라.
관객 스스로에게 질문할 기회를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