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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니 Sep 22. 2022

근심을 없애주는 나무

무환자나무



없을 무, 근심 환, 놈 자, 근심을 없애주는 나무란 뜻이다.

근심은 늘 사람과 가까이에 있다.

근심 걱정 없이 편안한 상태를 행복이라고 한다면 행복은 짧고 근심은 길다.

사람은 근심 걱정을 사서 하는 경우가 많다.

돈이 있어도 걱정, 없어도 걱정, 일을 해도 걱정, 안 해도 걱정, 알아도 걱정, 몰라도 걱정,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걱정, 없어도 걱정, 사람이 미워도 걱정, 미운 사람이 가고 없어도 걱정...... 근심을 없애주는 나무라니 얼마나 특별한가.

무환자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점 때문에 근심을 없애주는 것인지  이름만으로도 호기심이 생긴다.




백련암에 무환자 나무가 있다고 해서 가봤다.

통도사에서 암자 가는 길로  깊숙이 들어가니 백련암이 나온다.

백련암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은행나무다.

600살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고목이다.



은행나무 (은행나무과,9/17)



나무에는 은행이 다닥다닥 많이도 열려있다.

바닥에 떨어진 은행을 밟지 않고 나무에 다가가 보려고 애를 써봤지만 워낙 많이 떨어져 있어서 

피할 수가 없었다. 뽀작뽀작 은행 밟는 소리가 났다.

가까이서 보니 나무는 더 늙어 보였는데 줄기는 어마하게 굵어서 친구와 둘이서 안아도 다 안아지지가 

않았다.




무환자나무는 법당 뒤 비탈진 언덕에  우뚝 솟아 있었다.

이 나무 나이도 150살은 넘어다고 하는데  범상치 않은 느낌이다.

줄기는 곧게 서고 위 가지는 구부러져 하늘로 용솟음치는듯하다.

깃모양 이파리는 제법 컸다.



무환자나무(무환자나무과 9/17)





무환자나무의 속명 사핀두스(Sapindus)는 비누라는 뜻인데, 열매껍질을 물에 적셔서 비비면 거품이 나기 때문이다.

열매가 익어 말랐을 때 흔들면 씨가 구르는 소리가 나고, 그 씨로는 염주를 만들 수 있다.

나무를 올려다보니 열매 찾기가 쉽지 않다. 비탈진 언덕에 올라서 열매를 겨우 몇 개 주울 수 있었다. 열매가   끈적끈적하다. 이 끈적한 성분이 거품을 일으키는가 싶다.

열매를 까보니 검은색 영롱한 구슬 같은 씨앗이 나온다. 열매껍질을 물로 비벼보니 거품이 아주 많이 나온다. 너무 신기하다. 




무환자나무 열매





이 열매를 먹으면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고, 

나무를 심으면 자녀에게 화가 미치지 않으며 잡귀가 없어진다는 전설이 있다.

이런 나무가 있다는 게 든든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은행나무, 무환자나무야 안녕~! 

단풍 드는 깊은 가을에 다시 찾아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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