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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니 Oct 13. 2022

샤넬No.5와 은목서

산책을 하다 보면 어디선가 진한 꽃향기가 풍겨왔는데

그 향기의 주인은 대게 금목서였다.


금목서 (물푸레나무과 9/29)


이제 금목서는 거의 시들었고,은목서의 시간이다.

하얀 꽃이 절정이다.

금목서는 만리향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향이 진한데 비해

은목서 꽃향기는 은은하다.


은목서 (물푸레나무과 10/6)


은목서 나무 아래 젊은 남녀가 있었다.

여자는 향이 너무 좋다며  감탄을 하고

남자는 그런 여자를 위해서 나뭇가지를 잡아당겨

향을 맡을 수 있게 해주었다.

두 사람은 나무 아래를 금방 떠나지를 않았다.



이 나무 이름은 은목서예요'라고 말해주고 싶은걸 꾹 참고

그들을 지나왔다.

저렇게 좋아하는 걸 보면 이름을 알아보려고 할 수도 있고,


이름을 모르면 또 어떠리

비 오는 산사에서

초록빛 나뭇잎 사이에 너무 드러나지 않으면서

다닥다닥 피어난 하얀 꽃.

은은하고 사랑스러운 향기를

두 연인은 잊지 못할 거다.

향기 나는 나무 아래에서 

함께 있던 순간을.

나무 이름을 몰라도

나무 이름은 잊어도

향기의 추억은 오래갈 거다.



은목서 10/6

와우~~커다란 은목서다.

눈 내린 듯 하얗게 꽃이 폈다.

나무에 가까이 가서

제대로 향기를  맡아봐야지






커다란 은목서 아래에 있으니

일부러 코를 킁킁거릴 필요가 없다

그윽한 꽃향기가 나를 감싼다.

사람을 불러 모으기 위한 향기는 아니지만

그냥 지나쳐버리는 자동차들이

안타깝다.

이 향기도 금방 사라질 텐데.

샤넬 NO.5  향수 원료들 중 

은목서, 금목서가 들어간다.

이 향기를 명품 딱지 붙은 병에 담아서

비싼 값에 판다구요~~

가던 길 멈추고 잠깐이라도

은목서 향기를 맡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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