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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리다 Nov 24. 2024

은행잎 카펫

이토록 눈부신 오후

Photo by 꿈그리다

가을은 점점 깊어져가고,

그윽한 국화꽃의 향이 시나브로 사그라드는

11월의 어느 날입니다. 시간을 도둑맞은 사람처럼 가을을 찾아 헤매고 다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을 명소를 찾아다니며

이곳은 꼭! 가야 해라고 말합니다.

이런저런 매체에서 소개하는

 꼭 가야 하는 명소들이지만,

많은 이들은 시간을 내지 못해서

또는 생업을 유지하기 위해

더러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등등 여러 가지의 이유로 모두 가보았다는

그곳을 못 가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내가 찾는 행복의 파랑새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데 말이죠. 계절의 변화를 자연에서 민감하게 느끼는 편인 저는 마음이 한껏 바빠집니다.

농부님들적당한 ,

 적시를 놓치면 작물을 잘 키울 수 없는 것처럼

저에게도 계절의 변화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정해진 그때만 누릴 수 있는 계절의 변화가

 너무 소중해서 말이지요.

요맘때면 여기가 계절을 느끼기 딱인데!

이미, 제 머릿속에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가 부릉부릉 엔진을 겹니다.

헌데 어쩌다 보니, 올해는 여유로운 시간도

긴 나들이를 떠날 에너지도 없는

 방전상태가 계속됩니다. 일이 없는 주말엔

푹 쉬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아요.

주중  방전된 에너지를 주말에 충전!

그 충전 시간이 점점 늘어만 가더라고요.

긴 여행도, 길 막힐 주말이동도

이제는 너무 부담스러워서

선뜻 나서지 못하겠어요.

하지만 두둥!

이게 웬일입니까?

오래간만에 어머님댁을 방문했는데 앞마당  뜰에 너무 예쁜 황금빛 카펫이 곱게 펼쳐있었습니다.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답습니다.

오후 햇살에 황금빛 은행잎들은

더욱 황홀한 빛을 자랑합니다.

그간에 스트레스가 몽땅 사라짐을 느낍니다.

파란 하늘과 노란 바닥이 정말 잘 어울리지요?

어머님댁 앞마당의 느티나무와 보리수나무도 그윽한 가을빛의 옷을 갈아입고 있어요.

나무 사잇길이 자꾸 걷고 싶게 만듭니다.

걷고, 또 걷고...

은행나무가 숫나무라서 그런지 열매가 없어요.

은행 특유의 향이 없어서 걷기가 참 좋았답니다.

햇살이 바닥에 그려준 나무들이 운치가 있어요.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순간입니다.

가을비 후엔 곧 자취를 감출

예쁜 잎들이 아쉽기도 하고요.

 곧 앙상한 가지만을 남기겠지요?

이미 떨군 중국단풍잎들의 색도 너무 예뻐서

 그냥 보내주기가 아쉽습니다. 

귀염둥이 아들이 잠시 꼬물꼬물 뭔가를 만들더니

엄마에게 낙엽하트를 선물해 줍니다.

와!

정말 감동입니다.

쌀쌀한 날씨지만

마음은 따스함 가득했던 주말풍경입니다.

 앙상해진 가을나무들이지만 새로운 계절을 만나기 위해 몸을 두텁게 해나가고 있네요.
구독자님들께도 고요한 쉼이 함께하는 충전의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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