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가 되어 친구를 사귀고 회사에서도 많은 동료들을 만나면서 시끌벅적한 나의 주변에서 특이하게 조용한 사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같은 공간에서 이야기를 하고 웃고 있지만 깊게 관계에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 사람. 친하다고 생각하여 매일같이 보지만 무언가 숨기는 것 같이 나에게 100%를 내비치지 않는 사람. 가끔 이야기를 하면서 '이 사람은 얌전하고 조용한 거 같은데 오히려 무서울 것 같아'라고 이야기를 넌지시 이야기하기도 하고 '원래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던데 그런 거 아니야?'라며 장난식으로 넌지시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 사람은 기분 나쁠만한 이야기를 듣고도 씩 웃고 만다.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사람인가?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사람인가?
사람들이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 있다. 조용하다고 그 사람들은 항상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비정상적인 사고. 조용하고 다 내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는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 다른 사람은 없다. 누구나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고 듣기 싫은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나쁨도 똑같다. 그저 무례한 사람들로 인해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저절로 관계가 자연스럽게 시끄럽지 않게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이지, 무례함을 다 받아줄 만큼 다른 사람보다 그릇이 큰 것도 인내심이 보통사람들보다 많은 것도 아니다. 일을 크게 벌리고 싶어 하는 그 사람에게 몇 배나 되는 나의 감정소비와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만나야 하는 이유가 있기에 그저 기다리는 것뿐이다.
나중에 알게 된다면 '왜 그때 기분 나빴으면 이야기하지! 왜 담아두고 이야기도 안 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경험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내가 말을 한다고 해서 나의 말을 귀담아 들어줄 사람과 내가 말을 한다고 해도 태도의 변함이 없고 의미가 없음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 오래 만나면서 나에게 했던 한 마디와 행동들이 그렇게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게 힘을 보탰고 나 역시 그렇기 느꼈으므로.
그런 사람들을 즐겁게 비위 맞춰주는 일도 귀찮다. 내 삶도 회사, 가족, 미래 신경 쓰기 바쁜데 나의 감정소비와 시간소비를 해가면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까. 어차피 돌아오는 건 고마운 마음도 아닌 나는 당연히 착한 사람이니까 그랬어야지 라는 소리나 들을 텐데 말이다. 차라리 그러한 소비를 하며 피곤하게 사느니 조용한 사람이 되기로 한 것이다. 입을 닫고 귀만 그 순간만 듣고 웃고 많이 그리고 깊게 엮기 기는 싫은 것이다.
조용한 사람이라고 오히려 뒤에서 숨기고 있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 맞을 수도 있다. 그냥 그 사람을 더 캐려고 하거나 더 자극하지 말고 그냥 두기를. 그 사람도 자신만이 이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하나의 방법일 뿐이니.
그러한 방법을 선택하고 나서 유독 무리에서 그런 사람들이 더 눈에 보였다. 조용한 사람은 생각보다 많았다. 이 무리가 딱히 싫은 것도 아니지만 그저 말을 아끼고 시끌벅적한 무리 사이에서 가장 끝에 앉아있는 사람. 그들이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숫기가 없는 것도 아니고 소심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그 사람을 존중해 주기로 했다. 많은 관계가 다 편하지 않듯이 이 사람에게도 편하지 않아 자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 다 나와 같지 않듯이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도 다 다를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