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제도 세계 시장의 영향을 받으며 물가가 엄청나게 상승했다. 이러한 경제 상황에서 대부분 호주 카페들의 매출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내가 경제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지만 워홀로 호주에 올 계획을 하거나 일이 구해지지 않아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먼저 현재 현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지 카페에 일하며 몸소 느꼈던 부분이기 때문이며 커피 업계 내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부분이다.
코로나가 끝날쯤인 2023년 초에는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인력난이 심했었다. 카페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친구들이 직원을 구하려고 인터넷 공고도 하고, 지인들에게 물어보고 했지만 일할 사람이 없다며 불평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은 상황이 반전되었다.
요즘은 호주 카페에서 일하고 있으면 하루 평균 1명 이상의 워홀러가 일을 구하러 온다. 언제 인력난이 있었는지 싶을 정도로 레쥬메가 많이 들어온다. 하지만 현실적인 경제 상황을 고려해 호주 카페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지금 임시적이고 경력이 적은 워홀 비자로 호주 카페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이겨내고 호주 카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알아야 할 3가지가 존재한다.
일을 구하는 워홀 비자 소지자들은 호주 커피 문화에 대한 이해도와 현지 생활 영어에 대한 경험이 적기 때문에 처음부터 기본 영어 실력이 있다면 호주 카페 일자리 구하기는 유리해진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수준의 영어를 구사해야 카페에서 일할 수 있을지 궁금할 수 있다. 한국에서 토익 몇 점이상, 아이엘츠 몇 점이상을 가지고 있어야지 일할 수 있는 영어 실력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호주 카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영어 실력은 말하기와 듣기 그리고 자신감이다. 너무 뻔한 얘기로 들리겠지만, 현실적인 부분이니 자신이 인터뷰나 트라이얼 때 자신감 있게 질문하고 대답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나도 초반에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자신감 없이 인터뷰를 보고 트라이얼을 갔었다. 운이 좋게도 첫 일자리를 카페에서 시작하게 되었지만 그 이후부터는 인터뷰나 트라이얼을 갔을 때는 최대한 자신감 있게 말하며 나의 영어 수준을 최대한 높게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호주 카페 일자리를 구할 때 필요한 최소한의 영어 실력은 자신감이 실력을 결정하는 요소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의사소통의 여부이다. 영어 듣기가 전혀 되지 않는다면 외국인과 일하는 곳에서는 일자리 구하기는 힘들 것이다. 듣기가 가능하면 어느 정도 의사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피킹에 자신이 없어도 희망이 있다. 하지만 외국인과 대화에서 50프로 이상 알아듣지 못하면 일을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손님과도 대화해야 하며, 주문을 받고 스태프들과도 일을 하려면 의사소통이 필수이다. 그렇다고 엄청난 영어 실력이 있어야지 카페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최소한의 듣기 실력은 갖춰야 올라운더는 아니더라도 러너로 일을 시작할 수 있다.
자신이 무언가를 설명할 때, 한참을 고민하고 이야기해야 하는지 또는 상대방이 하는 얘기의 반만 이해하고 마음대로 판단해서 행동한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보라. 이 2가지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호주 카페 일자리를 구하고 오래 다닐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내가 새로운 스태프와 일할 때 가장 힘든 점은 내가 업무에 대해 설명했을 때,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다시 묻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행동이 발생하는 이유는 아마 질문하는 것이 불편하거나 다시 물어봤을 때 또 알아듣지 못할까 봐 두려움이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미 카페에서 오래 일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모르는 건 확실하게 물어보고 행동하는 사람을 더욱 선호한다. 설명을 해줬는데 엉뚱한 행동을 하면 의사소통이 안되는지 아니면 일을 못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무조건 모르는 건 확실하게 이해할 때까지 물어보고 행동해야 한다. 그래야 영어 듣기나 스피킹 실력도 늘릴 수도 있고 일할 때 불필요한 실수도 줄일 수 있다.
호주 카페 매니저들이 한국 워홀러를 올라운더로 뽑지 않는 이유를 듣고 나는 부정할 수 없었다. 나는 한국인이라 한국과 호주 카페에서 발생하는 문화적인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 호주인에게 한국인들의 문화를 이해해 달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카페 매니저는 올라운더를 뽑을 때, 손님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호주 커피 문화 중 하나가 카페에서 직원들과 친하게 지내고 대화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올라운더는 당연히 외향적인 사람들을 더 선호한다. 성인이 될 때까지 한국에서 살았다면 이러한 문화에 처음부터 적응하기 쉽지 않다.
한국에서 만약 처음 간 카페에서 직원이, 자신의 이름을 물어보고 대화를 하려 한다면 부담스럽게 느낄 것이다. 하지만 호주는 정반대이고 자연스럽 운 커피 문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호주 카페 일자리를 구하는 한국 워홀러는 성실하고 일도 잘하지만 손님에게 친절하지 않다고 오해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 워홀러를 겪은 매니저들은 올라운더로 한국 사람들을 선호하지 않게 된다고 한다.
나는 한국에서도 엄청 내향적인 성격이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하지만 바리스타로 일하고 현지 문화에 적응하려면 문화에 스며들려고 노력해야 했다. 외향인이 아니라도 외향인인 척 일해야 카페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물론 바리스타로 일하면 올라운더보다는 손님들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서 대화를 하는 횟수는 비교적 적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살다 보면 한국인 올라운더를 만나는 것보다 바리스타를 훨씬 자주 만날 수 있다.
또한 한국인 바리스타는 호주 카페에서 선호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바리스타로서 전문성을 갖춘 경우가 많고 성실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인 올라운더는 바리스타만큼 인기가 있지는 않다. 앞서 언급했지만, 낯선 사람과 대화하고 다가가는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것이 이유일 것이다.
한국 문화로만 볼 수 없고 크게는 동양과 서양 문화로 볼 수 있다.
호주에서 살다 보면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어울리고 일할 기회가 많다. 그러다 보면 인종이나 나라 별로 자신만의 편향적인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쌓인다.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손님을 상대하는 직업의 경우, 서구권 사람들이 친절하게 다가가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가는 편이다.
한국에서는 단골 카페나 식당이 아닌 이상 일하시는 스태프분과 대화를 하고 자신의 일상 얘기를 털어놓지 않는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한국과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호주 카페에서 일하기 시작했다면 이곳의 문화로 손님을 상대해 보길 추천하는 것이다. 이런 문화에 익숙해진다면 카페 일 구하기는 더 이상 어렵지 않게 될 것이다.
호주에서 처음 일을 구한다면 모든 걸 다 가질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일한 경험도 없는 상태로 현지에 살고 있던 사람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을 따지고 자신에 맞추려고 하면 첫 일자리를 찾는 것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완벽한 일을 찾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부족한 점이 있어도 일을 먼저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을 시작하며 배운 점을 활용해서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예를 들어, 포기할 수 있는 요소는 시급, 시간, 거리, 규모 등이 있다. 먼저 시급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시급은 최저 시급을 포기하라는 건 아니다.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모든 게 완벽한데 시급이 생각보다 낮거나 주말 시급이 없어서 고민이라면 일단을 일을 먼저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경험을 먼저 쌓을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길 바란다. 하지만 시급이 터무니없이 낮다면 다른 곳을 알아보길 바란다. 그런 곳은 일을 해보지 않아도 일을 했을 때 펼쳐지는 상황들이 긍정적인 쪽은 아닐 것이다.
두 번째로 시간이다. 호주 카페 일자리를 구할 때 주로 하는 현실적인 고민 2가지는 시간과 시급이다. 여기서 시간은 일주일에 일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일을 시작할 때 무조건 물어보는 질문은 일할 수 있는 시간 또는 일주일에 원하는 시간이다. 자신은 일주일에 40시간 이상 원한다고 했지만 일주일에 4시간씩 3일이 들어가 있거나 2일이 들어가 있을 수 있다.
만약 거리가 멀어서 출퇴근 시간이 1시간 이상이라면 일하는 시간에 대해 불만이 쌓일 수 있다. 하지만 처음에는 긴 시간을 받는 것은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시간을 두고 점점 시간을 늘려주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일을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어필하면 매주 시간이 늘어난 쉬프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원하는 시간을 모두 다 받으려는 마음은 포기하고 천천히 늘려가도록 하자.
세 번째로 크고 유명한 곳에서 일하고 싶다면 레쥬매를 넣는 곳이 한정적일 수 있다. 호주 카페 경력이 없는 사람을 규모가 큰 곳에서 뽑을 가능성은 적다. 그렇기 때문에 규모를 포기하고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다. 작은 카페에서는 여러 가지 일을 한 사람이 하는 경우가 많고 이 경험을 통해 다양한 포지션의 일을 배울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다음 직장을 구할 때 다양한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그리고 일을 구할 때 집과의 거리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집과의 거리가 멀다면 아침에 엄청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이 잘 구해지지 않고 좋은 기회를 가진 카페에서 제안이 온다면 아침잠은 포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는데 도움이 되는 곳이라면 거리가 멀더라도 일을 시작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시티에서 거리가 먼 곳은 시급이 다른 곳보다 높을 수도 있고, 일을 배울 기회도 많을 수 있다. 거리가 멀다고 무조건 배제하지 말고 다양한 곳에 도전해 보자. 하지만 1시간 이상 걸리는 곳은 아무리 기회가 좋아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내가 현재 호주에서 살고 있는 곳은 시드니이다. 처음 몇 년 동안은 멜버른에 살았었다. 하지만 두 도시의 소비 패턴과 사람들의 성향도 조금의 차이가 존재했다. 시드니는 상업과 경제가 발달한 도시답게 카페도 빠르게 순환되는 곳이 많다. 그런 특징으로 시드니 카페에서는 코로나 이후 QR 코드로 주문하는 카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예전에는 직원들이 주문을 받았지만, 지금은 주문과 계산을 QR코드로 진행하고 음식과 커피는 직원들이 전달하는 시스템이 많아졌다. 이러한 시스템이 시드니에서 점점 더 많이 보일수록 호주 카페 일자리의 수는 감소하고 있는 걸로 볼 수 있다. 주문을 받고, 계산을 해야 하는 직원들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워홀 비자 소지자들의 비율이 많았던 호주 카페 일자리 시장은 점점 더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처음 카페 일을 찾는 구직자들에게도 경험을 쌓을 기회가 줄어들고 결국에는 관리자급만 살아남는 시대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주에 와서 일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상황에 맞춰 시작하라"이다. 영어 실력을 꾸준히 키우고 처음 예상하고 온 완벽한 일자리를 조금만 포기하라. 그렇다면 몇 달 안에 처음에 생각했던 것에 가까운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나와 내 주변 친구들이 호주에서 공통적으로 겪은 경험이고, 반대의 경우를 고집한다면, 대부분 얼마 버티지 못하고 호주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만 가지고 고국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