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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은 Feb 22. 2022

죽지 못해 산다는 친구의 말을 들었다.

너는 나의 사랑하는 사람

죽지 못해 산다는 거. 무슨 말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았어. 주님이 지금 네 곁에 계셨다면 그분은 과연 어떠한 표정으로 네게 대답하실까. 슬프고 참담하면서도, 안타깝게 바라보시지 않을까. 너를. 그리고 나를.


만약에 말이야,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완전히 사로잡혀있다면. 그 속삭이는 아지랑이에 걸려 넘어졌다면. 아무런 보호 없이 터널 속에 버려져있다면. 분명 아차 싶은 순간이 찾아올 거야- 모두를 아프게도, 슬프게도, 절망하게도 하는 순간이. 인간은 충분히 어느 때나 자신을 그 깊은 구덩이로 추락시킬 수 있는 존재 아닐까. 한없이 여리고 연약해서,조금만 건드려도 툭 부서지는 마른 잔가지처럼.


그런 우리에게 그럴 용기가 없다고 하는 것은, 그래도 이렇게 또 새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는 것은, 보이진 않아도 우리를 꽉 붙들고 계신 주님이 있기 때문일 거야.


붙들렸기에, 또 하루를 살아내고,

또 하루를 버텨내는 거겠지.

오늘처럼 말이야.


사랑하는 사람아. 이제 한 단계 넘어서야 해. 이젠 붙들린 그 삶을 기뻐하는 자로, 이러한 우리를 살리신 그 사랑으로 살아내는 인생으로. 감사와 기쁨이 마음 가득 찬 하루로, 오로지 그 주님만으로 살아내고픈 삶이 되기까지. 비록 너처럼 나 또한 매일을 방황하며 넘어지고 있지만. 그렇기에 이런 말 해도 되는 나일까 걱정이 되지만. 내가 함께할게. 네가 힘겹게 한 발을 내딛는 그 모든 순간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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