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버거 맛집 'XV Burger'
유럽을 여행하면서 햄버거를 참 자주 먹었다. 원래 햄버거 자체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여행을 하면서 간단히 먹기도 좋고, 정말 다양하면서 가성비가 좋은 수제버거 집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소개할 'XV Burger'는 파리에서 처음으로 방문한 식당이다.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짐을 풀고 열심히 돌아다니다가 저녁을 먹기 위해 근처 맛집을 찾아보다가 방문하게 되었다.
'XV Burger'는 'Pasteur'역 근처 작은 골목에 위치한 작은 식당이다. 에펠탑에서 야경을 구경하다가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방문했다. 매장이 작아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은 몇 없었지만 늦은 저녁 시간에 방문해 다행히 앉아서 먹을 수 있었다. 매장이 작은데도 복잡하지 않고, 깔끔하고 아기자기하게 내부가 잘 꾸며져 있었다.
특이하게도 햄버거 이름이 슈퍼 마리오, 심슨, 제리, 치킨 런과 같은 만화나 게임 속 캐릭터의 이름이었다. 메뉴를 고르고(사실 어떤 버거를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주문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갔다. 영어로 된 메뉴판이 있어 고르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그런데 햄버거를 주문하면 'Frites'라는 무언가가 함께 제공된다는 것 같은데 Frites가 도저히 어떤 것인지 감이 안 왔다. 테이블에 앉아있었다면 핸드폰으로 검색했겠지만, 주문을 위해 카운터에서 직원과 대화를 하던 중이라 검색해보기도 난감했다. 결국 직원분께 'Frites'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직원분도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한 듯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뒤로 가시더니 튀김기에서 감자튀김을 꺼내 웃으며 보여주셨다.
그렇다. 'Frites'는 프랑스어로 감자튀김이었다. 직원분께서도 갑자기 영어로 감자튀김이 생각나지 않으셨다보다. 하지만 직원분의 센스 덕에 서로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었다.
주문한 버거가 나오고 플레이팅에 다시 한번 놀랬다. 햄버거의 비주얼을 그렇다고 쳐도 작은 골목에 있는 가게에서 이런 플레이팅을 만날 줄은 몰랐다. 버거 역시 너무 맛있었다. 적절하게 구워진 빵과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흘러나오는 육즙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함께 제공된 'Frites' 역시 방금 튀겼는지 바삭하고 맛있었다.
아주 사소한 해프닝이었지만 즐거운 경험이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직원분의 유쾌한 센스 덕분에 더욱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파리를 다시 방문한다면, 꼭 다시 가고 싶은 식당 중 하나일 정도로 좋은 기억이 가득한 곳이다.
- 주소 : 179 Rue de Vaugirard, 75015 Paris, 프랑스
- 운영시간 : 월~금(11:30~23:00) / 토 (12:00~23:00) / 일 휴무
- 메뉴 : 모든 버거+감자튀김 13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