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퇴직(Great Resignation)이라는 단어는 익숙할 것이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경영 대학원 경영학과 교수 앤서니 클로츠 교수가 2021년 05월 지속적인 대량 회사 이탈을 예상하고 만든 용어라는 설명으로 본 글을 시작한다. 대 퇴직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코로나19 범유행이 그 원인 중 대표로 뽑히고 있다. 코로나19 범유행으로 인하여 많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경력, 근무 조건, 장기 목표를 재고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는 것인데 어도비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직무에 불만족할 가능성이 더 높은 밀레니얼과 Z세대가 대 퇴직을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조용한 퇴직(Quiet quitting)은 무엇인가? 우선 Quiet quitting에 대한 용어를 누가 언제 처음 사용했는지를 알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Quiet quitting은 경제학자 Mark Boldger이 2009년 09월 텍사스 A&M 경제 심포지엄에서 처음 언급하였다고 한다. 그 이후 2021년 04월 중국에서 탕핑으로 알려진 운동이 있었는데, 탕핑은 중국의 신조어로서 누울 당(躺)에 평평할 평(平), 즉 배째라 족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가난한 도시 청년들이 중국의 경제발전의 과실 향유에서 소외되어 가난을 벗어날 희망이 없어 자포자기하는 경향으로, 이들을 경제활동 참여에 소극적으로 거부하면서 무기력하게 지내자라며 탕핑족이라 부르기 시작하였고, Quiet quitting가 세계적으로 확산된 원인은 2022년 07월 25일 미국 뉴욕의 24살 엔지니어 자이드펠린의 Tik Tok 영상을 통하여 급격하게 인기가 급상승하게 되었다. (출처: 위키백과)
@zkchillin의 Tik Tok 영상에서 자이드펠린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간단히 요약하면 최근에 Quiet quitting라는 용어에 대하여 배웠다. 즉, 직장을 완전히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나아가려는 생각을 그만두는 것이다. 당신은 여전히 당신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당신은 더 이상 일이 당신의 삶이어야 한다는 "허슬 문화"사고방식에 가입하지 않는다. 현실은 그렇지 않으며, 한 인간으로서의 당신의 가치는 당신의 노동으로 정의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22년 09월 22일 기준) 위 영상은 489.3K 좋아요 4559건의 댓글 42K의 공유를 기록하고 있으며, 구글트렌드에서 Quiet quitting를 검색해 보면 2022년 07월 이후 급격한 검색량을 보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구글트렌드 Quiet quitting 전 세계 시간 흐름에 따른 관심도 변화)
필자는 우리가 확인하고 논하고자 하는 현상에 대하여 발생의 태동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Quiet quitting에 대하여 왜 이슈가 되었는지 알아보았다. 공감이 되기도 하고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지만, Quiet quitting에 대하여 차근차근 아래에서 알아가 보도록 하겠다.
[조용한 퇴직 시대]
앞서 조용한 퇴직에 대하여 우리는 태동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왜 조용한 퇴직이 발생되었는지 알아가 보도록 하자 물론 필자의 본 글은 연구가 아니기에 연구 방법론을 사용하지 못하다는 점을 이해 바란다. 그러나 근거가 없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는 Quiet quitting를 조용한 퇴직으로 번역하였다. 단어를 조금 더 알아보면 quit는 그만두다, 그만하다, 떠나다를 영어 단어이다. 조용한 퇴사가 아니라 정확히는 조용히 떠나다, 조용히 종료하다가 정확한 표현 방법이다. 조용한 퇴직이면 조용히 아무 말 없이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조용히 떠나다 와 조용히 종료하다 역시 같은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zkchillin의 Tik Tok 영상에서 정확한 정의가 되어 있다. "직장을 완전히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나아가려는 생각을 그만두는 것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아무에게 알리지 않고, 직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직장에서 주어지는 일 또는 받는 임금 그 이상으로 일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조금 더 필자의 해석을 추가하였다.
필자는 조용한 퇴직이란 아무도 모르게 주어진 일 또는 받는 임금만큼만 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이 되었고, 기존의 퇴직과의 차이를 만들었다. 기존의 우리가 아는 퇴직은 물리적, 정신적으로 이탈을 의미하는 반면, 조용한 퇴직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물리적 이탈을 제거한 정신적 이탈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싶다. 즉, 소극적 퇴사로 재정의 한다.
[조용한 퇴직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1) 조용한 퇴직을 조용히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
필자는 물리적, 정신적 이탈의 적극적 퇴사보다 물리적 이탈을 제거한 불완전한 정신적 이탈인 조용한 퇴직이 더 위험하다고 주장하고 싶다.(물론 다른 주장은 조용한 퇴직을 심리적 퇴직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그 근거로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도 하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는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적극적 퇴사도 회사의 손실로 측정되지만 손실 이후에는 추가 손실에이 발생하지 않는 반면, 소극적 퇴사인 조용한 퇴직은 회사 내부에 존재하며 추가 손실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조용한 퇴직은 과거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현상인 것인지 의문이 든다. 물론 아니다 본 글 첫 줄에 언급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경영 대학원 경영학과 교수 앤서니 클로츠 교수가 조용한 퇴직은 과거에도 일탈, 태업, 부실 업무 등 여러 형태로 존재하였다고 설명하며 수십 년간 존재한 트렌드라고 하였다. 필자 역시 조용한 퇴직이라는 용어를 들은 순간 기존에 존재한 형태가 새로운 옷으로 용어 자체가 달라졌을 것이라 추측을 했었고 독자도 과거에 존재한 개념일 수 있겠다는 의문이 들것이다.
조용한 퇴직은 새로운 용어이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개념이 아닌 것이다. 물론 새로운 옷을 입었다는 건 기존의 개념의 모든 것을 승계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럼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2) 조용한 퇴직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우리는 조용한 퇴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알아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조용한 퇴직의 원인과 동기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환경으로 코로나19, 불안정한 경제 상황 등 우리를 위협하는 환경들과 상호작용을 한다. 물론 코로나19 범유행 요인이 경제 불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비대면 근무가 확산되는 것도 원인 중에 하나이며, 경제 불황으로 인하여 기업들의 채용 축소로 인하여 이직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퇴직으로 인한 개인의 경제 상황이 나빠지는 것도 한 원인으로 뽑을 수 있을 것이다. 조용한 퇴직을 바라보는 원인은 다양할 수 있다. 어쩌면 모든 내/외부 환경 자체가 조용한 퇴직을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조용한 퇴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필자는 깊이 고민해 보았고, 조용한 퇴직을 선택하는 당사자가 되어 보았다 그 끝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놓여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갈 수도 있다. 우리는 퇴직의 동기가 있다면 그 종결은 물리적, 심리적 이탈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었으나 그 이탈은 스스로에게 경제적 고통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그 이탈에는 책임이 따른다. 또한 이직 성공이라는 물리적, 심리적 이탈 이후 경제적 고통에서 벗어난 행운아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의 사고방식이 변해 버렸다. 평생직장은 없으며, 워라밸을 추구하고, 일이 전부인 시절이 아니라는 것이다. (개인의 경제적 관점)
이러한 상황에서 물리적, 심리적 이탈을 선택하지 않고 심리적 이탈을 선택하여 오히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선택지가 생겨버린 것이다.
자이드펠린이 Tik Tok에서 설명한 내용을 해석하면 우리는 조용한 퇴직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이드펠린은 당신은 여전히 당신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당신은 더 이상 일이 당신의 삶이어야 한다는 "허슬 문화"사고방식에 가입하지 않는다. 현실은 그렇지 않으며, 한 인간으로서의 당신의 가치는 당신의 노동으로 정의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는데 노동에 대한 정의를 재정의 하는 것으로 "허슬 문화"를 언급하고 있고 필자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생각한다. 허슬 문화는 일을 찬양하는 삶을 미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조어로서 여가보다는 일을 중시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와 대립되는 MZ 세대의 사고방식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조용한 퇴직은 세대 간의 문화 차이에서 오는 현상일 수도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한때 필자는 구성원의 퇴직경로에 대하여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있다. 건강한 퇴직경로를 마련해 주지 않는다면 회사나 구성원 모두가 원하지 않는 동거 생활이 악연 일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한 퇴직경로는 구성원이 퇴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회사가 배려하여 퇴직의 선택이 회사와 구성원 모두 Win-Win이 되었을 때를 의미한다. 그러나 회사가 건강한 퇴직경로를 마련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구성원은 스스로 물리적, 심리적 퇴직을 통한 완전한 퇴직이 아닌 불완전한 심리적 퇴직을 통하여 스스로 퇴직경로를 마련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3)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신라 제48대 경문왕의 설화가 있다. 우리에게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전설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요약하자면 경문왕이 왕이 되고 난 뒤 갑자기 귀가 당나귀 귀처럼 길어졌고, 감추기 위해 복두장이에게 두건을 만들게 하였다. 이 복두장이는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고 발설하면 죽는 왕명에 의해 발설하지 못하여 화병이 생겼고, 죽기 직전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바람이 불면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는 소리가 흘러나와 임금은 두건을 벗게 되었고 임금님은 당나귀 귀라는 대나무 숲 소리가 진실임이 밝혀졌다는 설화이다.
왜 갑자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설화를 언급했는지 의아할 것이다. 조용한 퇴직은 필자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심각한 오류가 있다. 아무에게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다. 그렇다 아무나가 아닌 어딘가에는 스스로 선언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선언의 공간은 복두장이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친 대나무 숲 처럼 현대인은 SNS의 공간에 자신의 선언을 외치기도 한다.
(출처: 중앙일보 '조용한 사직' 태그가 달린 틱톡 영상들. 사진 틱톡 캡처)
SNS는 복두장이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친 대나무 숲인 것이며, 조용한 퇴직을 발설하지 못하는 왕명은 없지만 스스로 선언하지 못하면 복두장이처럼 병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 필자는 추측해 본다. 조금 억지스러운가 그러나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조용한 퇴직자들은 본인의 공간에서는 퇴직을 선언하고 있음을 기억하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로 조용한 퇴직자를 선별할 수 있다고 주장한 필자에게 묻고 싶을 것이다. 실효성이 있느냐고 가능하냐고 그 물음에 필자는 가능할 수도 있고,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다. 너무 무책임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조용한 퇴직자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그 해법은 직접 물어보는 방법뿐이다. 개인의 심리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측정할 수는 있다. 우리는 기존에 구성원의 생각들을 설문조사라는 방법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해 왔다. 질문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 있다고 필자는 믿고 있다.
[퇴직은 관리해야 하는가]
1) 퇴직관리의 현주소
퇴직관리는 채용, 교육, 평가, 보상 등 HR 많은 영역 중 가장 관심이 낮게 관리되어 가고 있을뿐더러 관리를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다. 채용, 교육, 평가, 보상 등 HR 프레임워크의 종속변수 정도의 연구가 주를 이루면서, 구성원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하여 교육, 평가, 보상, 조직문화를 관리하고 있는 것이 현주소이다. 물론 인사제도를 독립변수로 보고 제도를 운용하는 것에 필자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현재의 퇴직관리는 구성원이 이탈한 사유와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현 수준으로 생각되며, AI 기술과 HR Analytics 영역을 통하여 퇴직예정자를 예측하는 단계까지 HR이 진화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AI 기술과 HR Analytics을 통한 결과물에 부정적 시각과 퇴직예정자를 정확히 예측하였다고 하여도 사람의 내면에 퇴직 의도를 표출하지 않은 추정자에게 퇴직관리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현재 퇴직에 있어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첫째, 현재 퇴직관리는 뚜렷한 대상자가 없는 상태에서 회사의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즉, 불특정 다수에게 퇴직의 동기로 작용될 요인을 완화 또는 제거하는 수준에 있다. 둘째, 자발적으로 퇴직을 원하는 구성원이 퇴직의 의사를 스스로 밝히는 단계에 오게 되면 조금 더 가시적으로 관리를 하는 수준으로 왜 떠나려고 하는지에 대한 사항을 주된 내용으로 퇴직의 사유 위주의 설문, 질문을 통하여 밝히기 위하여 초점을 맞추고 있다. 셋째, 퇴직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밝혀낸 이후 그 원인을 제거하는 수준으로서 동료와의 갈등, 불화, 연봉 불만족 등 사유의 제거를 통한 추가적인 조직문제나 구성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나가게 된다.
물론 현재의 한계상 퇴직관리의 첫 시작점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예방 차원의 관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의 단계 퇴직에 대한 회사의 관점이 중요하다. 단순히 퇴직 사유를 밝혀내기 위한 수준으로 접근하는 것이 한국 기업들의 대부분의 관리 수준일 것이다. 스트리밍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넷플릭스는 Postmortem e-mail이라는 퇴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부검메일을 진행한다. 사유를 불문한 퇴직자를 대상으로 퇴직자가 부검메일 초안을 작성하면 직속 상사와 인사담당자의 논의를 통하여 퇴직자와 같은 부서에서 일한 직원 및 과거 함께 근무한 직원에게 퇴직 메일을 발송하게 되는데 원칙은 떠나는 이유를 넷플릭스에 가치에 입각하여 작성하고, 퇴사하는 직원이 원치 않는 내용은 넣지 않으며, 회사는 퇴사하는 직원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넷플릭스의 부검메일은 구성원들에게 회사의 투명성을 높이고 조직운영에 도움이 되며, 위기를 예방하는 것도 있지만 부검메일을 작성하는 퇴사자로 하여금 퇴사 번복의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도 존재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는 언 듯 이해 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검 메일 내용을 확인하면 이해 할것으로 생각한다. 첫째, 왜 떠나는지 둘째, 회사에서 배운 것 셋째, 회사에서 아쉬운 점 넷째, 앞으로의 계획 마지막, 넷플릭스의 메시지이다. 물론 꼭 정해진 규칙은 없지만 위에 언급한 원칙은 준수한다.
2) 조용한 퇴직 관리하기 두 가지 접근
첫째, DEIB 관점
DEIB는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 소속감(Belonging)의 이니셜 앞 글자를 합친 단어로서 20년 05월 25일 미국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미국 사회에 확산된 계기가 되었는데, 필자는 DEIB 관리를 통해서 조용한 퇴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근거는 회사의 구성원의 세대의 큰 비중이 MZ 세대이기도 하고, 형평성, 공정성에 대한 이슈가 한국 사회에 뜨거운 감자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의 DEIB는 무엇인가?
① 다양성이란 미국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국적과 인종에 따른 다양성이다. 물론 한국도 다문화 가정의 증가 또는 난민 수용 등 다양한 국적, 국가와 인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다양성이란 성별, 연령 등으로 국한되는 점도 있다. 세계적인 ESG 평가 기관에서 한국 기업의 여성 직원 수, 여성 임원 비율에 대하여 낮은 평가를 하는 점도 다양성에 대한 한국 기업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② 형평성이란 MZ 세대가 주요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지 오랜 이야기이다. 기업 내에서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하게 되고 주류 세대인 MZ 세대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에서 MZ 세대가 가장 원하는 건 무엇일까? 힘겨운 취업난을 뚫고 입사한 MZ 세대 직원들은 형평성에 관심이 높다. 최근 MZ 세대가 주장한 모기업의 성과급 물만 사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사무직 노조 붐 역시 형평성에 대한 요구가 수면 위로 올라온 사례라고 할 수 있다.
③ 포용성이란 한국은 젠더 갈등 늪에 빠져있다. 기업 중에는 남혐 회사로 불매운동까지 이어지는 현상을 보면서 기업 내부에서도 직원들의 젠더 갈등은 해결과제가 되어야 한다.
④ 소속감이란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대신 평생직업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과정에서 소속감을 불러 넣어 주는 것은 기업들의 숙제이다. 일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마케팅에서 활용하는 고객 경험이 기업에서는 직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직원경험이라는 가치로 벤치마킹 되었다. 그만큼 직원에게 소속감을 불어넣기 위한 기업들의 고민이 투영된 개념이다.
이처럼 DEIB는 회사에 우리도 모르게 존재하는 가치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코로나19 범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는 코로나19 범유행을 포함한 직원경험을 유지하고 운영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성 부족, MZ 세대, 젠더 갈등,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 진 세대를 대처하기 위한 준비가 되었는지 평가도 필요할 것인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DEIB를 관리하는 파이프라인 마련을 시작으로 DEIB 측정기준과 DEIB 교육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출처: 월간인사관리 2022년 2월호(390호) 직원경험 트렌드 DEIB)
둘째, 퇴직경로 설계
퇴직경로에 대한 연구는 베이비부머 시대 근로자가 어떠한 경로를 거쳐 퇴직에 이르게 되는지 그 대표적인 유형을 찾아내어 각 유형의 특성을 파악함을 주된 내용으로 노동시장 이탈형, 조기 퇴직자형, 정규 퇴직자형, 지속 근로자형, 장기 지속 근로자 형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퇴직경로는 기존 연구의 퇴직경로는 아니다. 구성원이 조용한 퇴직을 선택하는 사유 중 경제적 상황에 대하여 언급한 적이 있는데, 가상의 인물 John이라는 인물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John은 최근 번아웃으로 인하여 조용한 퇴직을 하였고 그 사유는 적극적 퇴직에 따른 경제 상황의 악화로 인하여 가족을 부양하기 어렵게 되는 상황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John에게는 선택지는 두 가지 적극적 퇴직인 회사를 떠나는 방법, 소극적 퇴직인 조용한 퇴직을 하는 방법이다. 그렇지 않으면 John은 번아웃 상태에서 회사 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회사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필자는 John이 선택하는 두 가지 선택 이외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이른바 퇴직으로 가는 경로를 다양하게 마련해 주어야 한다.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미국 온라인 신발 및 의류 소매 업체였던 Zappos는 pay to quit 제도가 있었다.(Amazon에 인수된 이후에도 pay to quit 제도 운영하였다.) 신규 입사자는 입사 교육을 받은 후 pay to quit letter을 받게 된다. letter를 받게 되면 신규 입사자는 선택권이 주어진다. 일정 기준에 돈을 받고 자진해서 나가게 될지 아니면 Zappos에서 계속 근로를 할지 말이다. 물론 pay to quit 제도의 의도는 회사가 본인과 맞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 제공과 회사의 비전과 가치가 본인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경우 조기 퇴사를 유도하여 앞으로 계속 근로를 하면서 상호간 손실을 방지하겠다는 것도 있다. Zappos는 퇴직으로 가는 여러 선택지를 마련한 것이다. 즉, 퇴직경로를 만들어준 것이다.
이처럼 조용한 퇴직은 구성원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인데 회사가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해 준다면 퇴직으로 가는 경로를 제공해야 한다. 그 효과는 회사는 조용한 퇴직으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끝맺음]
끝으로 조용한 퇴사는 어떠한 이견도 새로움도 받아들이지 않는 기존 조직문화가 빚어낸 산출물이라는 접근도 있다. 물론 원인은 우리 사회를 둘러싼 환경에 영향이 지배적일 것이고 위에서 모든 내용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조용한 퇴직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과거에도 존재하였고 현재에도 용어가 변했을 뿐 우리 곁에 항상 존재하였고, 우리가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했던 과제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과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접근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우리가 알아야 하는 사실은 조용한 퇴직 역시 세대가 낳은 또 다른 형태의 문화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문화를 이해하고 포용하고 함께 해결해야 한다. 일에서 가치를 찾기 힘든 시대에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일에서 가치를 찾고 일에서 삶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사고방식인지 생각해 보자. 문화란 현 시대를 반영한 산물이다. 우리는 일에서 가치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투자 열풍으로 일을 통한 근로소득의 가치가 예전에 비해 상당 부분 훼손되었다. 그러나 일에서 오는 가치를 경시하거나 펌 하려는 의도는 없다. 그렇다고, 일만이 중요 하지 않다. 필자가 설명한 DEIB의 가치도 우리가 함께 가져가야 하고, 다른 가치 우리는 포용하여야 한다.
현재도 내 옆자리 동료가 물리적으로 함께 있지만, 퇴사를 한 동료 일 수도 있다. 조용한 퇴직은 지금도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개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