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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우할배 Feb 12. 2022

돌아보면 언제나 부끄럽다

프롤로그

군대 이야기     


남자들은 그렇게 울궈먹고도, 술자리에 가면 또 군대 이야기를 합니다. 눈감기 전까지는 계속할지도 모릅니다. 더러는 자신의 행위를 영웅적으로 포장하기도 하고, 더러는 하찮은 고통을 개고생으로 과장하기도 하며, 또 더러는 자신의 지혜로움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끝없이 얘기하고 또 얘기하더라도 이해하고 들어 주는 적선을 베풀 만도 합니다. 그가 살아온 삶에서 경험했던 어떤 것과도 질적으로 다른 특수한 삶이 군대 생활이었으니까요. 군대는 일반 사회와 단절된 폐쇄적 상황 속에 각양각색의 젊은이들이 모인 곳입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계급에 따라 제 고유의 성격을 여과 없이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집니다.     


이곳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의 본성에 관한 논의를 한다면, 나는 성악설이 좀 더 설득력 있다는 데에 한 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군대의 인간관계는 상급자에게는 지시할 권한이 있고 하급자는 순응해야 하는 의무만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에서 하급자를 괴롭히는 데에서 희열을 느끼는 상급자가 꽤 있습니다. 불행히도 나는 운 없게도 그런 사람을 최소 3명은 만난 것 같습니다.    

더러는 모멸감에 몸서리치기도 했고, 스스로에 대한 연민, 부끄러움에 숨고 싶기만 했던 그 아픈 기억들도 이젠 그냥 젊은 시절 추억의 한 조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도 그냥 묻어버리기엔 아쉬움이 남는 일들입니다.    


어느 사회에 살든 끝없는 고통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군대도 마찬가집니다. 때로는 인간이란 본래 긍정적 존재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 사회에도 희생이 있고, 우정이 있고, 배려가 있습니다. 이런 것들도 덧붙여 지겨운 군대 얘기 몇 가지 또 주절거려 보았습니다.    


좀 더 기억력이 괜찮았던 젊은 시절에 썼더라면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젠 시간이 너무 멀리 지나 버렸습니다. 그저 스토리 중심으로 엮을 수밖에 없음이 아쉽습니다.    



<< 앞으로 11회에 걸쳐 싣게 될 이야기는 1970년대 중후반 후진적 잔재가 그대로 남아있는 군대 생활의 편린들입니다. 34개월 병역 기간의 아픔과 감동 등을 그려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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