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의 논쟁 가운데
서울 도심이 또 한 번 시끄럽다.
종묘 앞 재개발 논란.
표면적으로는
“건물 높이”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복잡하고,
더 오래된 갈등이 숨어 있다.
우리는 이런 장면을
수도 없이 봐왔다.
어떤 지역이든
개발을 이야기하면
바로 맞은편에서는
보존을 외치고,
어김없이 서로를 향한
날 선 말이 오고 간다.
그런데 이상하다.
매번 비슷한 싸움이 반복되는데
도시는 그만큼 나아지고 있는가?
아니면, 같은 자리에서 계속 빙빙 돌고 있는가?
솔직히 말해서,
나도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종묘 바로 앞에 170m짜리 건물을 세우겠다는 건
너무 과한 욕심처럼 보였고,
반대로 개발을 아예 막겠다는 말도
너무 현실을 외면한 주장처럼 들렸다.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니
문제는 “개발이냐 보존이냐”가 아니었다.
문제는 욕심이었다.
양쪽 모두의 욕심.
개발 쪽은 말한다.
“높이를 낮추면 사업성이 안 나온다.”
하지만 이 말은 이미
현실과 멀어졌다.
지금은 공실률이
전국적으로 치솟고,
오피스와 상가는
공급 과잉 상태다.
예전처럼 “높이 올리면 돈이 된다”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는데도 불구하고
그 논리를 아직도 붙잡고 있다.
건물을 크게 짓는다고 해서
그 안이 다 채워질 거라는 보장도 없다.
오히려 텅 빈 공간이
하나 더 만들어질 위험만 커진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