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불편은 끝나지 않았다

도로개방

by 다소느림

남겨진 질문들


“약속을 지켰다.”


그 문장이 나오자마자
공기는 묘하게 달라졌다.

마치 이 일이 끝난 것처럼,
이제는 다음으로 넘어가도 되는 것처럼.


하지만 거리 위의 사람들에게
이 공사는 끝난 적이 없다.


지하철 2호선 1단계 구간 도로개방은
서류 속 목표일 수는 있어도
생활 속 종결은 아니었다.

시민들의 불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도로개방’


도로개방이라는 단어는
언뜻 “길이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뜻처럼 들린다.


차로가 복구되고,

보행로가 정리되고,
공사 흔적이 사라진 상태.


광주 지하철 2호선(운천저수지~금호지구).jpg

하지만 우리가 목격하는 현실은 다르다.

운천저수지에서 금호지구로 들어가는 구간.
사진 속 도로는

말 그대로 공사 중인 도로다.


광주 지하철 2호선 도로철판.jpg

철판이 깔려 있고
구간은 들쭉날쭉하며
차로는 줄어들어

차량은 억지로 비집고 지나간다.



광주 지하철 2호선 인도.jpg

안전펜스와 가설물은 일상이고

보행자는 어디로 걸어야 하는지

계속 고민해야 한다.


이걸 두고 “전면 개방”이라고 말하면
시민들은 묻게 된다.

이게 정말 개방인가.
아니면 ‘통행 가능’이라는 뜻인가.


그렇다면 처음부터 말했어야 한다.

전면 개방이 아니라
“차량 통행 가능한 수준의 부분 복구”라고.

‘말의 정의’가 바뀌기 시작한 순간부터
시민들에게 이미 신뢰를 잃었다.


약속


광주시장은
12월 22일까지

도로개방이 되지 않으면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은 단순한 목표 제시가 아니다.
공직자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직을 걸겠다”는 표현은
정치생명을 담보로 하는 최후의 언어다.


그런 말을 꺼냈다면
최소한 두 가지가 따라야 했다.

첫째,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둘째, 기준이 바뀐다면 공개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논란은
“되었냐/안 되었냐”보다
“그걸 무엇으로 판단하느냐”에 있다.


행정은 ‘통행 가능’을

개방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정상 회복’을 개방이라고 느낀다.

이 간극이 메워지지 않으면
도로가 열려도

논란은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간극 위에서

계속 흔들리고 있다.


기한과 속도


이 약속이

더 큰 문제를 낳는 이유는
현장에 주는 압박이

너무 직접적이기 때문이다.


기한이 정해지는 순간
공사는 ‘순서와 품질’보다
‘속도와 가시성’의 게임이 된다.


실제로 밤에도 공사가 계속됐다.
현장은 밤낮없이 돌아갔다.

물론 누군가는 말할 수 있다.
“그만큼 열심히 한 것 아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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