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상자
누구나 한 번쯤 미래를 보는 초능력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미래를 볼 수 있으면 후회할 행동은 하지 않을 수 있고, 위험에 처하게 될 수단이나 방식을 택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나에게 상처 줄 사람과 가깝게 지내지 않을 수 있고, 나를 소중히 생각해주는 사람의 마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모든 미래를 알 수 있다면 안전하고 편하게 살 수는 있지만 과연 행복할까. ‘행복’은 불행이 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기에 사소한 일상 중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인생 속 어떠한 우여곡절 없이는 느낄 수 없다. 같은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느껴지는 감정이 다를 것이다.
과거에 나는 참 후회가 많은 사람이었다. 후회를 할 때면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다면 그렇게 안 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항상 하곤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내가 그렇게 결정했기 때문에 (결과는 좋지 못할지 언정)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앞으로는 같은 상황에서 어떠한 결정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지를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 만약 미래를 볼 수 있는 신약이 내 눈앞에 있어도 지금의 나는 절대 먹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
미래를 안다는 건 인생을 사는 이유가 없어지는 것과 다름없다. 인간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또 다른 희망을 바라보곤 한다. 즉, 자극을 느낀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모든 것의 결과가 운명처럼 정해져 있다면 ‘노력’이라는 것이 없어지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싶다. 미래를 통해 내다본 나의 결과가 실패라면 누가 노력을 하려고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