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eneSangSu Jeong Sep 19. 2016

아무래도 ㅈ됐다

월세 2016년 9월 19일의 기록

미국 소설가 앤디위어의 데뷔작인

'마션'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아무래도 ㅈ됐다


문학의 이해 수업시간에

'소설의 첫 문장은 중요해요' 라고 하시며 겨수님께서 매력적인 첫 문장들을 프린트 해오셨었다.(왜 그 프린트에서 기억나는 첫 문장은 '나는 레이스가 달린 팬티는 입지 않는다'

<정이현 - 낭만적 사랑과 사회> 뿐일까?)


나놈은 시를 쓴다고

소서리에 대해 1도 모르지만

이렇게 따로 자료를 주셨던 걸 보면

중요하긴 한가보다.

(시집도 맨 앞에 나오는 시가 중요하다.)


하긴 시작이 반이고

 단추도 첫 구녕이 중요하고

사람을 처음 딱 봤을 때 얼굴이 중요하지.

좋다고 느낀 혹은 재미있는 소설들은

다 읽고나서 첫 문장을 다시 읽었을 때

그 문장 안에 모든 이야기가 압축 되어 있었다.


애니웨이


앞으로는 마션의 첫 문장을

내 인생에 끼워넣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글 쓰겠다는 미래를 시작한

나의 인생에 저 문장을

끼워 넣어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ㅈ됐다


저번 주에는 유아 컨텐츠 대본 하나, 시 한 편

산문 세 편을 썼고 오늘 또 대본 하나,

월세를 내야하고 시도 한 편 써야한다.

(글 쓰는 사람도 하루 8시간 로동을 해야한다.)

                      쓰고 쓰고 읽고 읽고
                       쓰쓰읽읽읽쓰읽읽
                         읽쓰읽쓰쓰읽읽
                          매미소리같네?


일이 많은 거야 나쁠 게 없지만

ㅈ됐다고 느낀 건

나에게서도 인류 공통의 습성을

발견되었기 때무니다.


소위 '마감병'이라고 불리는데

내가 본 시인 선생님, 평론가 선생님을 비롯해

기한 전까지 무언가를 제출해야하는

모든 이들이 시달린다는 마감병


이 병에 걸리면 갑자기 치맥이 당긴다.

 4일이나 있지만 4시간전에 아슬하게 끝내고 싶고

마감 하루 전에 아이디어가 샘솟을 거라 믿게 된다.


월요병 <<<<< 마감병


이제 막 써대기 시작한

꼬꼬마 햇병아리 주제에

까져가지고 머리가 노랗다.


아무래도 ㅈ됐다.

잘된건지 잣된건지

살아봐야 알 일이다.


엄살 피우는 사이 또 하나를 해치웠다.

이제 발행만 누르면 된다 ^-^

매거진의 이전글 어쨌든 부재중통화의 유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