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발표 메일이 열리자 한 줄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김도근님 축하드립니다. OO회사 상반기 인턴 과정 수료 후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전환에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아서 합격 메일을 한참동안이나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너무 기쁜 나머지 소리를 질렀다. 다행히 도서관에는 아무도 없었다. 합격 메일을 확인한 후 단체대화방을 열어보니 축하 메시지가 많이 와있었다. 동규도 나에게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합격이 기쁘긴 했지만 동규는 떨어졌기 때문에 마냥 기분좋게 말하기가 모호했다. 그래서 축하해줘서 고맙다는 짧은 인사로 답했다. 도서관에서 나와서 가장 먼저 부모님께 전화를 했다. 부모님은 내 합격 소식을 들으시고 너무나 기뻐하셨고 축하한다고 말해주셨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최종 면접을 볼 당시에 이미 합격자는 나로 정해져 있었다고 한다. 보고서 발표회 당시, 현장에 직접가서 문제를 발굴하고 개선점을 찾으려고 했던 과정과 결과물을 담당 상무님께서 굉장히 좋게 봐주셨다고 한다. 그 이후로 담당 상무님이 합격 의사결정을 최종적으로 내렸기 때문에, 최종 면접에 큰 의미가 없어서 그냥 형식적으로 진행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행히 나랑 같이 인턴 과정을 함께한 동규도 몇 달 뒤 원하던 회사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동규가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나서야 나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회사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만난 첫 번째 괴물의 압박감은 견디기가 너무나 어려웠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중간에 멘탈이 나간적도 한 두번이 아니였다. 하지만 어떻게든 괴물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생각했고, 지속적으로 고민한 끝에 결국에는 괴물을 물리칠 수 있는 무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첫 번째 괴물을 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