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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컨 Jul 08. 2024

아더 앤더슨의 재현? 중국 PWC의 위기

회계법인의 감사 이슈

글로벌 Big 4의 일원인 PWC가 중국 시장에서 막대한 규모의 과징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과징금은 10억 위안, 우리 돈으로 무려 1,900억 원에 달합니다. 2022년 중국 PWC의 매출이 1조 5,000억 원이었으니 매출의 10%를 넘는 엄청난 액수입니다.


사건의 발단은 헝다 그룹의 부실 회계입니다. 중국 부동산 침체를 일으킨 원흉인  헝다는 올해 초 2019~2020년 2년간 매출을 5,641억 위안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PWC는 이 기간을 포함해 10년 넘게 헝다의 회계 감사를 담당했습니다. 감사인으로서 부실 회계를 적발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앞으로 PWC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저는 부실 회계 감사에서 PWC의 역할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고 봅니다.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는 PWC가 헝다의 부실 회계를 몰랐을 경우입니다. 부실 회계를 적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회계법인의 역량을 의심받을 수는 있으나 적극적으로 공모하지는 않았기에 정상 참작도 가능합니다. 비록 단기적으로는 수많은 감사 고객을 잃게 되겠지만 5~10년 내에 회복할 수 있을 겁니다. 회계법인의 사업이 감사만 있지는 않기에 세무, 투자자문, 컨설팅 등의 사업으로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는 PWC가 헝다의 부실 회계에 적극적으로 관여했을 경우입니다. 부실 회계를 적극적으로 도왔거나 알고도 묵인했다면 재앙입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2000년도에 공중분해된 아더앤더슨의 전철을 따를 수도 있습니다. 당시 아더 앤더슨은 세계 1위의 회계법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엔론의 부실 회계를 알고도 묵인했고, 결국 파산했습니다. 세계 각국에 진출해 있던 아더 앤더슨은 갈기갈기 찢겨서 다른 회계법인에 흡수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거의 모든 컨설팅의 역사>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아시아 지역에서 PWC의 위세는 크게 꺾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전에 적은 글에서 소개했듯이 PWC는 호주에서도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관전 포인트는 이 사건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 국한될지, 글로벌 사업에까지 타격을 입힐지입니다. 만약 어떠한 형태로든 PWC가 헝다의 부실회계를 방조하거나 관여했다면 결코 아시아 사업에만 국한되지 않을 겁니다. 글로벌 PWC의 지배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며, 만약 아더 앤더슨처럼 컨설팅과 회계감사간 이해상충 이슈라도 발견된다면 전체 회계법인의 회계/컨설팅 겸업에 대한 의구심으로도 확장될 사안입니다.




이 글은 <거의 모든 컨설팅의 역사>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을 추가하거나, 저자의 감상을 적는 시리즈물의 일환입니다. 시리즈물의 취지와 <거의 모든 컨설팅의 역사>의 내용은 다음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거의 모든 컨설팅의 역사> B컷#1. 구성 구상

이 글과 관련된 <거의 모든 컨설팅의 역사>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933년 | 『글래스-스티걸법』 규제가 만든 첫 번째 기회

1987년 | 회계법인 Big 8의 컨설팅 사업 확대

2001년 | 엔론의 파국, 회계법인의 경영컨설팅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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