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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율 Feb 26. 2022

[잡담] 티켓팅,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여전히 모를 티켓팅 꿀팁 2

나는 대부분 1층 VIP석(가 없다면 R석)에서 뮤지컬을 관람한다. 보통 VIP석은 15만원 내외, 큰돈이다. 하지만 눈도 나쁘고 키도 작은 나는 2층 이상의 뒷 좌석에서 쓰는 7-8만원이 더 아깝다. 그래서 VIP석 예매에 실패하면 다른 좌석은 예매하지 않는다. 넉넉지 않은 주머니 사정에도 제대로 관람할 때 큰돈을 쓰는 게 덜 아깝다고 생각하는 편. 캐스트도 많이 따진다. 원하는 배우 조합으로 공연하는 날이 없으면 예매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유명한 배우들의 공연을 모두 챙겨봤다. 뮤지컬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모두 아는 조승우(무려 3열에서), 옥주현 배우뿐 아니라 뮤지컬 덕후 사이에는 팬덤이 두터운 홍광호, 차지연, 전동석 배우도 모두 10열 안팎에서 본 경험이 있는 나, 제법 고인물이다.




지난 편이 티켓 오픈날의 성공 시나리오였다면, 이번 편은 첫 판 실패 후 떨어진 표를 줍는 시나리오다.



표가 없어도 이탈 금지


예매 버튼을 누구보다 빠르게 누른 것 같은데, 대기번호가 천 번대, 심지어 만 번대다. 내 앞의 만 명이 다 예매하면 내가 들어갈 즘엔 남는 표도 없을 거라 자포자기하기 쉽다. 맞다. 내 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줄어드는 숫자를 지켜보며 입장하길 기다린다. 기다리던 좌석 배치도 화면이 나왔다. 표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겠지만 새로고침을 누르면서 누군가 예매를 완료하지 못한 표가 있나 어슬렁거려본다. 5분까지 화면을 나가지 않고 자리를 지키자. 6분 정각*이 되면 다시 좌석 새로고침을 누른다. 전보다 많은 포도알이 후두둑 떨어졌다. 주워라. 주워라. 어서 빨리 주워서 결제하기 버튼을 눌러라.


결제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표가 6분 정각에 동시에 풀려난다. 3초 만에 매진이 되는 공연도 3초 만에 포기하긴 이르다. 이 6분에 풀려나는 희망을 줍기 위해 티켓팅은 최소 5분의 시간 확보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티켓팅 고인물은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대기 번호가 5분이 될 때까지 줄어들지 않을 때도 있다. 6분까지 좌석배치도화면에 진입하지 못하면 예매 사이트 창을 끄고 다시 일이나 하자.



예매 대기 전쟁도 치열하긴 하지만


좋은 좌석 예매자가 사정이 생겨 예매를 취소할 수도 있다. 그럼 그 좌석은 다시 판매가능 상태가 될 터. 취소된 표를 바로 판매 가능 상태로 활성화시키지 않고, 대기자에게 예매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해주는 서비스가 '예매 대기'다. 현재 인터파크 티켓에서만 제공되는 서비스로 알고 있다. 보통 티켓 오픈일 3일 뒤 오전 8시부터 해당 오픈 회차의 예매 대기 서비스가 풀린다. 예매 화면에서 오른쪽 하단의 예매 대기  버튼을 눌러 좌석을 선택하면 예매 대기가 완료*된다. 좌석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해서 첫 번째 대기자는 아니다. 5명까지 동일 좌석에 예매대기가 가능하고 이들 사이에도 본인들은 모르는 번호표가 따로 부여돼 있다. 예매 대기를 해 두고 잊고 살다 보면 출근길에 문득, 일하다가 문득 알림이 온다. 주어진 6시간 안에 결제하면 비로소 나의 좌석*이 된다. 그런데 이 예매 대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요즘 쉽지 않다. 언젠가부터 8시 정각 대기 전쟁이 티켓팅 전쟁만큼 치열하다. 예매 대기마저 매진인 경우도 허다하다.


인터파크 토핑 회원은 멤버십 가입 금액에 따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예매 대기 개수가 정해져 있다. 비회원이라도 공연날까지 예매 대기표가 나지 않으면 서비스 이용료 1000원은 계좌로 환불되기 때문에 무료 이용이 중요하지는 않다. 다만 회원은 결제하는데 시간을 쓰지 않아도 돼 비회원보다 예매 대기 좌석을 확보하기가 수월하다. 꼭 내가 인터파크 티켓을 홍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나는 인터파크 티켓에도 아무것도 받지 않았다. 내가 인터파크에 낸 돈이 더 많다.
한 번에 10개 좌석을 예매 대기 할 수 있다. 만약 내가 1매를 예매하기 위해 10개 좌석에 대기를 걸 경우 선택한 10개 좌석중 가장 먼저 취소되는 표만 내가 가질 수 있다. 그 이후 다른 9개의 좌석중 더 좋은 좌석이 취소되더라도 나는 이미 대기자에서 제외되어 예매 권한이 없다. 즉, 어느 하나 아쉽지 않게 정말 원하는 구역의 좌석만 선택해서 대기를 걸어야 한다는 의미다.



존버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새벽에 취소표가 풀린다. 사람들이 빠른 결제를 위해 무통장 입금 결제방식을 선택하는데, 입금 기한 내 결제가 되지 않은 표가 취소돼 다시 판매화면에 뜬다. 보통 입금 기한이 예매 다음날 오후 11시 59분까지이고 그다음 날 새벽이 되는 2시부터 2시 30분 사이에 표가 많이 풀린다고들 한다. 잠이 많은 나는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다. 이 시간 내에서 특히 표가 많이 풀리는 시각에 대한 정보는 다른 블로그에 많이 올라와 있다. 하지만 결국 30분은 버텨야 할 듯. 아, 무통장 입금을 막아버리는 공연은 취소표가 의미 없으니 괜히 새벽잠 설치지 마시길.


사실상 (선예매 포함)본예매 실패, 취소표 실패, 예매대기 실패 3콤보를 맞을 경우 희망은 없다. 그럼에도 정말 간절하다면 출근길에 확인, 일하다가 확인, 점심시간 확인, 퇴근길 확인, 자기  확인, 최대한 자주 들락날락하는 수밖에 없다. 정말 간혹 가다 A, B석까지 매진인 공연에 VIP 1석이라는 글씨가  있을 때가 있다. 누가 보기 전에  주머니에 주워 담자.



양도?


나는 무섭고 귀찮아서 안 한다. 뮤덕 지인 S는 트위터에서 당일 양도(웃돈 주고 사는 암표 거래 아님) 받아서 종종 공연을 보러 다닌다. 요즘은 코로나 추적이나  암표 거래 방지를 위해 감시가 철저하다. 양도 표는 건강하게 거래하기.



Show must go on


가수 덕질보다 뮤지컬 덕질을 하면 좋은 . 영접할 기회가 많다는 . 수의 콘서트는 전국 투어를 해도 10 정도가 최선이지만, 뮤지컬은 2-3 정도의 기간을 갖고  20회차씩 4-5번에 나눠 표가 풀리니 얼마나 은혜로운가. 이번 회차에서 예매에 실패해도 다음 티켓 오픈에서 기회는 온다. 이번 시즌 전체 예매에 실패해도 다음 시즌에서 다시 만날거란 희망이 있다. 단지 대충 매체에 노출되지 않는 콘텐츠이다 보니 공연장이 아니면 좋아하는 배우를 다른 곳에서   없고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담지 않으면 같은 장면을 어떤 영상 콘텐츠로도 대체할  없다는 것이 아쉬울 . 공연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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