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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근엄마골골여행 Apr 15. 2024

눈을 떠 보니 여기는 Paris

믿어지지 않는 첫날 몽마르트르 언덕과 묘지

Day1

나의 파리 첫 호텔은 <파리 프랑스 호텔>

10박에 870유로(2022 예약 기준)

첫날은 시차도 적응이 안 되고 여러 가지 정신이 없었다.

예약 시 호텔의 사진은 50%만 믿으면 된다.

오래된 작은 호텔이어서 엔틱하고 묵직한 동으로 만든 열쇠나 영화에서 보던 옛날 엘리베이터와 나선형 계단 운치 있었다.  

3성급 현지인의 작은 호텔이라 방음도 안되고 샤워 실은 너무 좁아서 뚱뚱한 내가 쓰기엔 불편해서 공간에 적응되는데 시차와 더불어 5일 정도 걸렸다.

1인실은 옛날 하녀의 방이 많다더니 변칙 개조한 곳이 많아서 구조가 이상한가 보다.

하지만 화장실의 큰 창과 거리뷰는 나중에 이 호텔이 얼마나 괜찮은 호텔이었나를 알게 된다.

열흘에 한 번씩 호텔을 옮길 때마다 든 생각이지만 새 공간에 적응하는 일이 상당한 스트레스였다.

첫 번째 방문지

아침에 눈을 뜨고 여기가 “파리”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가고 싶었던 몽마르트르 언덕으로 향한다.

올라가는 길에 몽마르트르 묘지를 들어간 건 행운이었다.

내 계획표 일정에 있긴 했지만 꼭 가야 할 필요는 못 느꼈는데 묘비 장식들이 상상이상의 느낌을 주었다.    

몽마르트르 남의 묘지에서 혼잣말을 중얼중얼하며 왕수다를 혼자.....벌써 2일째 누구와도 말을 못 하는 상황이니...카트를 타고 지나가던 청년 묘지 경비원이 날 보며 웃으며 봉쥬~하여 기분이 좋았다.


묘지에도 신상이 있다.

꽃이 싱싱하고 관리가 되고 있는 묘지는 신상이다.

tv에서 보던 유명가수의 묘는 현대적이라 눈에 확 들어와 저절로 사진을 찍게 된다.

이 멋진 묘지를 아무도 찾아오지 않아 어느 곳은 문조차도 부서져 있다.

인간은 잊히는 게 제일 무섭다고 했나? 영화 코코에서 본 기억이....

잊히기 싫은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묘지문화.

나도 죽어서 잊히고 싶지는 않은데 이런 멋진 묘지 탐나구나...

언젠가 아들에게 엄마 죽으면 몽마르트르 언덕에 뿌려줘..라고 했는데 취소다.

뿌리지 말고 그냥 여기 빈자리 많은데 묻어줘...라고 바꾸고 싶네.^^

비싼 파리에 이렇게 묘지가 많다니 희한하고(서울 중앙에 묘지가 있다면 벌써 치워졌을 것이다) 

이런 멋진 묘지가 있을 줄 알았다면 진즉 자리 하나 만들고 싶을 정도로 멋진 설치작품이다.

너무 넓어서 다 못 보았지만 더 있고 싶었다.첫 날인데 여기서 2시간째....

하지만 좀 더 따뜻한 날에 또 오고 싶다.

두툼한 나의 지방 덕에 난 추위를 그다지 안타는데도 묘지여서 엄청 더 으스스했나 싶었다.

그런데 파리의 4월은 패딩을 입고 다닌다는 사실을 3일 지나서야 겨우 눈치채게 되었다.

습도가 높아서 추위가 더 느껴진다.

유럽의 여름은 건조해서 시원하고 겨울은 습해서 영하가 아니어도 체감 추위가 우리보다 더 심하다고 들었던 기억이 이제서야 나다니...1년동안 아무리 유투브를 봤어도 4월 파리 기온이나 필수 준비물 등은 안나온다.  

비가 시도 때도 없이 부슬부슬 오기 때문에 모자 있는 방수 바람막이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묘지를 다 보고 조승연유튜브에서 말한 루트대로 몽마르트르를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에 아직도 실감이 안 나는 나의 파리여행.

시차 때문에 사실 컨디션이 몹시 안 좋았지만 꿈꾸는 것 같이 다리엔 기운이 솟았다.


두 리번 두리번거리다가 다치면 안 되는데... 신기하기만 하다.

차도 사람도 신호를 안 지키는데 빵빵 소리는 잘 안 들리고 사고도 별로 안 나는 파리.

(평균 시내속도 시속 30킬로라니 전구간이 어린이 보호구역... 한국사람은 속 터질듯하다^^)

나쁜 건 빨리 배운다고 바로 적응해서 나도 빨간불에 막 건넌다.(빨간 불에 건너도 운전자가 미안하다며 손을 들어주는 희한한 체험)      

언덕 위의 사크레쾨르 성당으로 다 올라와서

청소부아저씨 분장을 하고 퍼포먼스 하는 예술가를 보았다.

전에도 스페인이나 프라하에서 본 적은 있는데 이 분은 진짜 분장이 철 구조물 동상 같다.

너무 신기해서 언제까지 안 움직이나 보려고 계속 지켜봤다.

내가 졌다.

너무 추워서.... 팁 드리고 아쉬운 맘에 성당 쪽으로 갔지만 안에 들어갈 엄두는 못 내고

너무 많은 인파에 정신이 혼미, 체력도 바닥... 잠깐 파리 시내 전경만 보고 내려가는 관광기차를 비싼 비용을 내고 탔다.     

기대했던 몽마르트르 언덕은 기대 이하의 관광지였는데 다시 가려고 했지만 결국 40일 동안 가지 못했다.

공부했던 여기저기 가고 싶었지만 4월 파리를 봄 옷으로 도전한 나는 추위에 KO.

이런 춥다는 날씨 정보는 없었는데... 전기매트를 짐 꾸릴 때 엄청 고민하다 넣었는데 안 가져왔으면 난방 안 들어오는 밤에 최악이 될 뻔했다. 파리 3성 호텔 대부분은 난방, 냉방도 안된다는 거...





숙소로 가는 길에 식당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서 찾아봤더니 내가 찜해놓은 곳이었다.

같이 줄을 서고 들어갔는데 텅텅 빈 넓은 식당에서 합석을 시키길래 기분 나빠서 나오려고 했더니

다시 오라고 하면서 카운터 옆 좁은 2인석을 내주었다.

결국 어느 파리 할머니와  합석을 시키기에 진짜 유럽의 서비스는 병맛이구나... 느낀다.

하지만 터키에서도 느꼈는데 유럽 대중음식접이나 카페는 합석이 굉장히 보편적 문화라고 한다.  

메뉴도 불어와 작은 영어에 보이지도 않고 구글앱 찾기 귀찮아서 사진 보고 BEST 메뉴 달팽이 요리와 스테이크를 시켰다.

문제는 형편없이 식어 나온 음식!

미리 만들어 놓았는지 몇 초 만에 나왔다!(한국 국밥집 보다 빠름)

당연히 맛도 좋을 리 없다.

달팽이는 짜고 스테이크는 질기고... 나중에 보니 단체관광객 받는 식당이었다.

왜 평점이 좋은지.... 이해불가다.

고무 같은 달팽이 요리와 스테이크가 5만 원쯤이었는데 그 정도면 가격이 엄청 싼 식당이라는 것이다.

파리 여행 1주일 후 느낀 것은 20만 원쯤 되어야 성의 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에

아하... 이해하게 되었다.

그래서 여행 선배들이 그렇게 주방 있는 숙소에서 해 먹는 것이구나ㅜㅜ!

다행이다. 나는 맛집 탐방이 주제가 아니라서...

비몽사몽 첫날부터 흥분해서 너무 무리했나 보다.

천근만근 몸을 끌고 어떻게 숙소에 걸어왔는지 기억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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