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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말로 벌어먹고 살게되지 않을까

말을 잘하는건 스킬이 중요한게 아니었다

by 아리초이

길었던 추석 연휴는 야심차게 신청했던

흥버튼 워크샵으로 시작했다.

갑자기 왠 말하기 수업을 듣냐고 궁금해한다면,


언젠간 결국 나의 생각과 콘텐츠를 말이나 글로 전하고,

그걸로 먹고 살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예전에 무료 사주 봐주신 분도 나보고 강의하면 잘 할 것 같다고 했다)


지금도 말할 일은 너무나도 많고 매일 말하고 있는데

준비된 말하기와 즉흥적인 말하기의 갭이 생각보다 크다고 느꼈다.

업무 관련 말하기도, 사적인 대화도.


3일의 워크샵으로 엄청난 변화를 기대하진 않았지만,

말하기의 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쇼호스트 경력이 있다는 흥수님은

상세페이지를 너무나도 신청하고 싶게 만들어두셨다.

마케팅 하는 분들은 더 공감하실 듯.


3일의 워크샵은 강의/강연 보다는 실습위주였다.

매 수업마다 2-3분씩 짧은 말하기를 하고

한 사람씩 피드백을 받는 시간이 있었는데

강의 교재도 강의 내용도 있었지만

이 피드백 시간에 가장 많은 것을 얻었다.


나의 말하기에 대한 피드백도 물론 도움이 되었고

다른 분에 대한 피드백도 주워담을 것이 많았다.


긴장되지만 즐겁고 감동적인 3일 이었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잘해주고 싶은 것이 말에 드러난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어떤일을 하는지 이야기해서 더 드러났을 수도 있고

다른분께 피드백을 드리면서 했던 쿠션어 때문일 수도 있는데

말할 때 남을 신경쓰고 있다고 해서 놀랐다.


오히려 남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싶은가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상대방을 많이 신경쓰고 있었나보다.

상대방의 기분을 해치지 않기 위해 나를 낮추는건 특별한게 아니고

한국사람이면 다 그런것이라 생각했는데 말이다.


그리고 몰랐던 건 아니지만

"입술에 표정이 드러나요"라는 피드백도 인상 깊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을 표현하는 것이 좋은 경청이고

상대방의 말하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잘 모르는 상대방이라면 오히려 그 반응이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듣는 것이

말하는 사람에게 더 안정감을 준다는 것.


그날 내내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잘 모르는 상대방과 대화할 때

그가 예상하지 못한 리액션을 한다면

'나의 의도를 오해할 수 있겠구나'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생각해보니 나도 어떤 기업 면접볼 때, 면접관이 내 대답에 계속 웃어서

"왜 웃으시는 거예요?" 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아마 밝은 표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셨던 것 같은데

그 당시 나는 썩 기분이 좋지 않았던 기억..


수업 내내 수강생의 이야기를 듣는 흥수님의 표정을 관찰했는데

눈에는 감정이 담기지 않은채, 입가에 살짝 힘을 주고

(중안부에 힘을 준다고 했다!)

마치 돌고래 처럼(?) 이야기를 듣고 계셨다.

진짜로 그랬다 딱 이표정!


피드백을 듣고 나니 괜히 말하기가 더 어려워진 느낌

3일 내내 참여자들과 점심을 함께 먹었는데,

점심 먹으면서도 말하는게 조심스러웠다.


말을 잘하고 싶으니 자연스레 말이 줄어들게 된다.
한마디 한마디에 마음이 담긴다.
그냥 해본 말, 의미 없는 말, 상처가 되는 말을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번의 피드백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발표를 마치고 나서

"잘 하고 싶은 마음에 더 못하겠어요" 라고 하니

"바로 그거에요!" 라며 흥수님이 답해주셨다.


중요한건 내 생각과 의견을 대화하듯이 전달하는 것이라고.

논리적으로 정렬하여 말해야 하는것도

준비한 것을 모두 말해야하는 것도 아니라고.


내가 준비한 것을 다 말하지 못하고 아쉬워해도

청중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고.


논리적으로 말하기 위해, 여러 내용을 준비한 과정을 믿고

청중과 대화하듯이 말하면 성공적인 말하기라고 했다.

이 말을 듣고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역시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겠군' 이라는 생각이 들기도했지만.


설득, 논리, 대화 이렇게 세 가지 주제로 수업이 진행되었고

중간 중간 피드백과 함께 발성/호흡 연습도 함께 했는데


3일 동안 말하기 워크샵으로 얻은 나의 결론은 이거다.


결국 나를 잘 알아야 한다는 것.

결국 나에 대해 잘 아는 것이,

내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을 아는 것이

말 잘하는 것의 첫걸음이라는 것

그때서야 비로소,

편견과 판단없이 타인과 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기억나는 흥수님의 말 중 하나는

"원래 그런 것은 없어요"

이 말을 듣고도 많은 생각을 했다.



강의 수강 후 남겨진 과제

1. 긍정어 사용하기

일상에서 인지하지도 못하고 사용하는 부정어를 대체할 표현을 잘 찾아보자

마치 피드백을 할 때 미래 지향적인 긍정적 표현을 사용하듯!


2. 판단하지 말고 온전히 궁금해하기

보여지는 결과값만으로 함부로 판단하지 말고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궁금해하기

좋은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이 숙제!


3. 상대방에게 좋은 것을 이야기 하기

내가 항상 고민하는 "하고 싶게 만드는 것", 이것 역시 설득이었다.

그걸 하면 뭐가 좋은지 상대방 입장에서 이야기하기




그리고 나에게 남은 질문은

"오늘 죽어도 괜찮을만한 일을 하고 있는가"


흥수님은 늘 죽음을 가까이에 두고

'이걸 하다 죽어도 괜찮은가'를 생각한다고 하셨다.

그렇게 하니 삶의 우선순위가 명확해졌다고 했다.


과연 나는 오늘 죽어도 괜찮을만한 일을 하고 있을까.

유한한 시간을 유한하다고 여기며 살고 있을까.


그리고 또 눈에 보인 이 콘텐츠

https://www.instagram.com/reel/DOi5WOzjksj/

내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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