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시작하는 월요일
안구건조증이 있어서 다행이다.
대학 4학년인 둘째 달이가 학교로 돌아가는 월요일이다.
"엄마, 오늘 마지막 날인데 언니가 안 일어나!"
씻고 나온 달이가 유치원생처럼 볼멘소리를 했다. 조금 귀여웠다. 눈을 마주치고 작별 인사를 해야 하는데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언니 때문에 애가 타는 모양이다.
"나, 가요!"
하는 소리에 첫째 별이가 제 방에서 현관으로 배웅을 나왔다.
"흑흑, 언니 잘 가. 잉~ 어떡해!"
달이는 징징 울며 신발도 제대로 못 신었다.
별이는 "아침부터 왜 저래! 왜 울어?" 하면서 우는 동생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눈물 콧물이 줄줄 흐르는 아름답지 못한 아가씨의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오늘 안에 가족 단톡방에 올라올 거다. 그러면 나는 이 영상을 휴대폰에 옮겨 담을 테다. 영원히 소장하고픈 내 딸의 사랑스러운 모습이니까.
울다 렌즈가 빠지는 바람에 고속버스를 놓칠 뻔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아빠는 주차장에서 시계만 쳐다보며 애가 탈 일이다. 하지만 나는 남편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울컥해서 재빠르게 인공눈물을 넣어야 했으니까. 안구건조가 있어 다행이다.
내일이면 나의 소울메이트인 큰 딸, 별이가 떠난다. 멀리 미국으로.
지금 눈앞에 있는데 몇 시간 후면 없다. 생각만 해도 울컥거린다. 어릴 적부터 연마해 온 내 특기, '눈물 참기'가 사라지는 순간이다. 큰일 났다! 오늘은 겨우 월요일이고, 제 집으로 간 둘째가 오려면 당당 멀었는데.
내일 공항 갈 때는 선글라스를 써야겠다. 비는 안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