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겨울고양이 Oct 12. 2023

안되면 되는 거 해라

 천천히 자신이 정한 목적에 다가가는 방법 

Und jedem Anfang wohnt ein Zauber inne, Der uns beschützt und der uns hilft, zu leben. 

모든 시작에는 우리를 지켜주고 우리를 도와주는 마법사가 숨어있다. 

- Hermann Hesse 








말은 쉽다. 말 그대로 안 되는 거 붙잡고 있지 말고 되는 거 하면 인생은 정말 간단하다. 

지금 내가 다루는 테마가 연인과의 교제가 됐든 직업적인 진로문제이든 또 다른 개인적인 문제든 뭔가에 가로막혔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리고 지금 내가 나의 위치에서 나로 느껴지지 않을 때 그때는 "내 위치에서 기존의 것을 바꾸거나 또는 지금 내 위치를 떠난다"가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되겠다. 


그렇다면 우리가 안 되는 것을 계속 붙잡고 있는 이유는 뭘까? 그것들을 한번 정리해 보았다.




1. 현재 갖고 있는 카드가 미래의 카드보다 나을 거라는 자기 위로

2. 이제 나이도 먹었으니 하루빨리 뭔가에 정착을 해야 한다는 시간적인 압박감 

(하지만 이 2번은 1번과 다를 바가 없다: 바꿔서 나아진다는 확신이 있다면 바꾸겠지만 사실상 여전히 지금 쥐고 있는 카드가 상태를 변화했을 때보다 별로일 거라는 전제가 머릿속 어딘가에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3. 외부의 시선 

(역시 1번과 같다. 상태를 바꿨을 때 현재 내가 누리던 지위나 상황보다 더 나빠질 거라는 불안 때문이다.)

4.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및 다시 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




본인이 처한 상황과 능력 및 배경에 따라 여러 가지 것들이 더 나올 수 있겠지만 일단은 저 위의 것들은 대부분 해당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우리는 왜 현재의 상태를 바꾸고 싶은가를 반복적으로 머릿속에 각인해야 한다. 

현재의 상태가 만족스럽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확실하게 분명한 이유가 존재할 것이다. 특히나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나랑 안 맞다는 생각 때문이 아닌가? 


고양이가 겨울에는 온도가 높은 곳을 귀신같이 찾아 앉아있는 것처럼 사람도 본능적으로 내가 속한 곳이 나와 맞는지를 느낄 수 있다. 대놓고 느껴지거나 묘하게 느껴지는 불편함, 내가 마치 맞지 않는 퍼즐조각처럼 억지로 내 주변에 끼워져 있다는 생각, 뭐라고 정확히 터놓고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이라던가 날개를 제대로 펼친 채 날지 못하고 어딘가 찌부러진 채로 앉아있는 새라던가. 


기존의 안정적인 무언가를 끊어내는 것만큼이나 자신의 상태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 더군다나 그것을 자기 스스로 해야 한다니. 어쩌면 우리가 느끼는 거대한 불안과 혼란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올바른 방향을 잡는 것이 무작정 속도를 내는 것보다 중요하단 점이다. 그리고 그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어느 방향이든 우선 나가보지 않으면 안 된다. 





자 우리는 망망대해에 떠 있는 한 척의 배와 같다. 저마다 각자의 목적지를 가지고 있고 그 누구도 아무런 정보 없이는 도대체 어디로 항해해야 할지 감조차 잡지 못한다. 이런 불안과 혼돈은 우리가 정보 없이 바다에 떠 있는 배이기 때문에 갖는 것으로, '나는 왜 불안하지?'라는 의문조차 불필요하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에. 


이제 우리는 불안한 자기 자신을 본인의 마음 깊은 곳에 숨어있는 어떤 목적지로 이끌어야 한다. 누구나 저마다 타고난 특성이란 것이 있고, 적성이란 것이 있다. 


그런데 본인이 타고난 적성을 올바른 목적지로 가져가려면 우리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연중 따뜻하고 사람들이 친절한 장소일 수도 있고, 비록 날씨는 춥고 습할지라도 국가 시스템 자체가 잘 갖춰진 곳일 수도 있다. 





어느 곳이든 항해를 한 경험이 많을수록 본인이 찾는 것이 무엇인지 더 명확해질 것이다. 열대 지방과 잘 맞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음을 알 수 있고, 추운 지역은 안 맞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자신과 잘 맞을 수 있다. 문제는 한 곳에서 너무 오랜 기간 방황하거나 그 어느 방향으로도 전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면 결국 자신의 목적지를 절대 찾지 못할 것이란 점이다. 목적지를 찾기는커녕 우리는 배 위에서 식량이 다 떨어져 결국 굶어 죽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것 없다. 그 항해는 너무 거창할 것도 없고, 내가 현재의 상황에 백 프로 만족하지 못한다고 해서 반드시 내가 있던 곳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일단 어딘가로 향해보자. 그리고 내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조금씩 방향을 틀어보자.


어떤 것도 틀린 답이란 없다. 경험에서 배우고 수정해 가면서, 그렇게 자신만의 길을 천천히 만들어나가면 된다. 



작가의 이전글 여기 그리고 지금(HIER UND JETZ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