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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고양이 Feb 18. 2022

독일에서 쉬는 날 뭐해요? (공휴일, 휴가 편)

놀 것은 없지만 시간은 많아요 

-독일어 원문 출처: 링크 클릭, 밑줄친 부분이 번역 텍스트입니다-



독일의 공휴일 



누가 독일 사람들이 쉬는 날이 많다고 했을까? 사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2022년 독일의 공휴일은 NRW주 기준(독일은 주마다 공휴일이 조금씩 다름) 11일이다. 


2022년 한국의 공휴일은 대체공휴일 포함 17일이다. 별다른 대체공휴일 제도가 없는 독일은 공휴일이 토/일과 겹치면 어쩔 수 없다. 


반면 독일의 경우 개인 휴가 일수가 한국보다 많으니 어떻게 보면 좀 비슷한 셈이다. 독일의 경우 직장인은 년간 의무적으로 최소 4주의 유급휴가(최소 24일)를 보장받는다. 이 휴가는 직장인이 안 쓸 경우 회사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내년으로 넘어가서 1. 내년 3월 또는 늦어도 6월까지 써야하거나 2. 내년이 되면 그냥 사라진다. (*의무 휴가일은 돈으로 주지 않으니 주의, 의무 휴가일을 제외한 날들은 보통 계산해서 입금해준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독일의 경우 자신의 휴가를 저축할 수 있다. 심지어 비슷한 업계로 이직시 자신이 저축한 휴가를 이직하는 회사로 가져가기도 한다. 이 저축한 휴가는 유급휴가로 계속 모아서 몇 달씩 휴가를 내거나 심지어 몇 년으로 쌓이기도 한다. 독일에서 몇 십 년을 근무한 사람은 정년퇴직(독일은 만 67세)시 이렇게 저축해 둔 휴가를 이용해 몇 년 일찍 퇴직이 가능하다. 


한국의 경우 독일과는 다르게 연차 제도가 있고, 1년의 80%를 근무했다면 최대 15일의 연차가 발생한다. 독일의 경우 연차라는 개념은 따로 없다. 즉, 한 직장에서 짧게 있으나 오래 있으나 별다른 변동사항이 없다면 계약서 상의 휴가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 공휴일 17일 + 1년의 80% 근무로 인한 연차 15일(장기 근속시 최대 25일) = 총 31일 ~ 32일


독일: 공휴일 11일 + 개인 휴가 최소 24일에서 최대 30일(+알파) =  총 35일 ~ 44일(+알파, 계약서마다 다름) 



언뜻 듣기엔 비슷할 수 있지만 독일의 경우 장기 휴가를 권장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직종에 따른 차이는 분명 있을 것이다. 일 8시간 주 5회 일하는 사무직의 경우 보안/긴급 상황 점검이 아니라면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붙여서 휴가를 쓰기를 권장한다. 또한 독일인들이 자주 휴가를 내는 부활절 시즌에도 일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쉬는 날에 무엇을 할까?




나는 개인적으로 운동과 여행을 좋아해서 쉬는 날에 자전거를 타거나 각종 액티비티 활동을 즐기거나 여행을 간다. 한때 이동과 출장이 매우 잦았던 시기에는 그냥 집에서 게임을 하기위해 휴가를 냈던 적도 있다. 이때는 금요일과 월요일 이틀 휴가를 내면 금토일월 총 4일간 연속으로 쉴 수 있으니 게임을 실컷 할 수 있다.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로 즐기는 모여라 동물의 숲.


최근에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서 집에서 보내는 취미생활도 분명 많이 늘었다. 독일도 야외에서의 활동이 코로나 이전만 못하다보니 온라인으로 만남이 잦아졌다. 란파티(LAN-Party: 컴퓨터 게임을 한 공간에서 함께하는 파티)를 하거나 각자의 집에서 온라인으로 만나 술을 마시거나 요리를 같이하기도 한다. 






독일인들은 무엇을 할까?




자, 이제 독일인들이 정말로 무엇을 하며 보내는지 알아보자. 


독일인들은 이렇게 휴가를 보낸다 


(아래는 위 본문 글 번역)


2018년의 통계이므로 코로나 이전의 상황이다. 77%의 독일인들이 작년(2018의 작년이니까 2017년)에 최소 5일을 여행했으며, 2018년도에는 70%가 여행할 계획이고 겨우 11%만 집에 있겠다고 답했다. 



독일인들은 대체로 연간 30일 정도 휴가를 갖고, 추가로 연간 11일 정도 법적 공휴일이 있다. 

평균적으로 여행일수는 약 13일이며 여행지가 멀면 멀수록 머무는 기간도 길어진다. 여기에 싱글들은 훨씬 더 길게 여행을 즐긴다. 


인기있는 휴가지는 해변, 휴양 그리고 가족여행이다. 시티투어 역시도 최근 점점 인기가 많아지고 있으며, 스키 여행, 하이킹, 문화유산 여행 또는 사우나/마사지 등을 즐기기 위한 웰니스(Wellness) 여행도 늘고 있다. 


친구들과 테니스 경기장에서

독일인에게 캠핑은 별로 인기가 없으며 호텔이나 펜션/별장을 더 많이 찾고 있다.


52%의 독일인이 2017년에 유럽을 여행했고 14%정도가 유럽을 떠나 먼 곳으로 휴가를 갔다. 34%가 자국내에서 여행을 보냈다(자국 여행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은 북동쪽의 해안지역이다Nordsee/Ostsee).  


해외 여행지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곳은 스페인(본문의 Malle는 마요르카를 말함)이며,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터키 그리고 크로아티아도 상위권에 위치해 있었다. 중장거리 여행지로는 북아메리카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카리브해였다. 


독일의 Statista 사이트는 독일인들이 쉬는 시간에 하는 활동으로 가장 인기있는 것이 "텔레비전 시청"이라고 대답하였다. 약 96%의 독일인들이 최소 한 달에 한 번 텔레비전 시청을 하며 약 6300만 명이 텔레비전을 일주일에 여러 번 시청한다. 그 다음 순위로는 소셜 미디어, 웹 상의 글읽기 등의 "인터넷 서핑"이며 세번째가 신문이나 책 등의 "글로 된 매체를 읽거나 쓰는 것"이다. 


또 다른 통계 자료로는 2021년의 인기있는 독일인의 취미생활 조사였다. 


정원 가꾸기는 총 27%로 가장 인기있는 취미생활이었으며, 약 26%가 쇼핑으로 두번째 순위를 차지했다. 사진찍는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21%로 세번째였으며 대략 11%의 사람들이 헬스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취미라고 답했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필자가 관찰한 독일인들은 휴가를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특별히 뭔가를 한다기 보다는 그냥 말 그대로 쉬는 시간을 갖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 같았다. 주로 중장년층들은 가족끼리 소소한 시간을 보내거나 가족 및 친지를 방문하고, 20-30대의 다소 젊은층들은 가족 또는 친구들과 여행을 가는 경우가 흔하다.





그렇다면 가족이 없는 외국인 학생/직장인들은 어떨까? 



방문할 가족이나 친척이 딱히 없는 외국인 현지 학생/직장인들도 사실 대체로 비슷하다.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고 어딘가로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가는 경우도 많다. 




번외편) 



그럼 필자는 어떻게 보냈을까 




필자의 경우 특히 작년 봄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정말 많았는데, 아무래도 독일에서 락다운 및 각종 제재도 길었던데다 홈오피스를 주로 하다보니 정말 심심했다. 


그래서 요리를 자주 하게되었다. 평소 집밥을 거의 먹지 못하고 살던 내가 삼시세끼를 집에서 먹기 시작하니 요리에 꽤 재미가 붙어서 이것저것을 시도해보았다. 


만두는 여러 번 먹을 것을 빚어서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된장국을 끓여 연어를 굽기도 했다. 스콘이나 케익 그리고 피자도 자주 만들었고, 호떡 같은 것을 구워서 이웃에 나눠주면 반응이 좋아서 기뻤다. 


헬스장 및 기타 다른 스포츠 센터들이 장기간 문을 닫았기 때문에 홈트레이닝도 다양한 종목을 시도했다. 닌텐도 스위치를 이용한 많은 스포츠 게임을 이용해봤는데 가장 효과가 좋은건 의외로 줌바 번잇업과 피트니스 복싱이었다. 저스트 댄스와 줌바는 특히 두 명 이상이 할 경우 정말 재밌고 빠르게 칼로리를 소모한다(!). 


요즘도 다양한 종목의 집필 활동과 개인 프로젝트에 시간을 많이 쏟고 있다. 

(*혹시 독일에 계신 분 중에서 필자와 다양한 종목의 프로젝트를 같이 하고 싶다면 DM 주세요.)



직접 빚은 만두와 홈메이드 플람쿡헨(Flammkuchen: 얇은 피자반죽에 크림을 얹고 야채와 햄 사과를 슬라이스해서 얹었다.)


직접 빚은 만두를 활용한 만두 당면 떡볶이와 칼국수 with 군만두

  

햇살이 가득한 집의 안과 밖 / 거실에서 먹는 닭고기 카레(좌)와 정원 테라스에서 커피와 치즈 프레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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