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쓰는 이유

<엄마가 없더라도 오늘을 살아가렴!> 프롤로그

by 하얀바다

<프롤로그>


2016년 7월 3살, 4살 아이들 데리고 한국을 방문했다.

첫째 아이 프리케이 입학을 앞두고 미국으로 돌아오기 전에 한 건강검진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제안!

"암이 의심되니 조직검사를 해 보시면 좋겠어요."


조직검사를 하고 기다리는 동안은

'설마 아니겠지?' 하는 마음과 '뭐야? 그럼,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거야?'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나를 감쌌고

결국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수술을 기다리는 동안은

"이 많은 사람 중에 왜 나일까?"라는 생각은 아주 잠시 잠깐이고

"내가 아니라는 법은 없지. 나도 암일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지.

사람은 영원히 사는 사람은 없고 결국 언제 죽는가가 다른 뿐이니까."

하고 받아 드렸다. 쉽진 않았지만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기에 울고불고 원망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진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천국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죽는 것은 두렵지 않았지만

만약 내가 죽는다면 이제 4살, 3살인 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

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고작 3살, 4살이었던 두 아이에게

너희들이 존재 자체로 얼마나 소중한지,

엄마가 너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너희의 가치를 세상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너희 스스로 정하는 것이란 걸 어떻게 가르쳐 줄 수 있을지 고민했고

태어나서 지금까지 엄마, 아빠가 얼마나 너희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했는지

어떤 마음으로 너희들을 키우고 양육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자라 가야 하는지 알려주고 싶었다.

끊임없이 결과로 사람을 평가하며 집어삼키려는

이 거대한 세상에 맞서 작은 일을 할지라도 만족하고 행복해하며

스스로를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누군가를 돕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함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한국어, 영어 이중언어를 어떻게 이렇게 잘하게 됐는지도 알려주고 싶고

애기 때부터 엄마랑 어떤 놀이들을 했는지도 알려주고 싶고

동화책을 읽다가 결국 동화구연 자격증까지 딴

엄마의 목소리를 아직도 자라는 아이들에게 더 들려주고 싶고

나중에 손자에 손자들에게 까지도 할머니가 읽어주는

한국 동화책을 들려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 생각의 종착점은 글이었다.

'글을 남기자! 그리고 내 목소리를 남기자!'였다.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

함께 지나온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했는지,

우리가 지금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앞으로 펼쳐질 너의 삶이 얼마나 기대되고 희망찬지 글을 남기자.

엄마가 너희를 어떤 마음으로 키웠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으로 자라가 길 바라는지 글을 남기자.

그리고 내 목소리를 남기자.

동화책을 읽고 글을 읽으면서

내가 가고 없어도 내가 곁에 있는 것처럼

사랑받고 위로받길 바라며

나의 숨결을 남기자.

이것이 나의 유산이 되리라!


처음 암이란 소식을 듣고 심장 떨리던 순간과

이렇게 결심했던 시간들이 어느덧 수년이 흘렀다.

엄마가 암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사리 같은

두 손을 모아 기도해 주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이 아이들에게 전할 많은 이야기들을 아직도 다 정리하지 못하고

다 쓰고 있지 못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나는 아직 숨 쉬고 살아있다.

비록 아직도 당뇨, 고혈압, 콜레스테롤, 수술의 휴유증 등으로

건강을 관리해야 하지만

아직도 내 시간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했던 지난날을 정리하며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아이들을 키웠는지에 대한 것과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들었던 나의 마음과 생각을 글로 남겨보려 한다.

아이들이 자라서 부모가 되어 자신의 자녀들을 키울 때

나의 글이 그 어느 육아서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라는 작은 소망을 담아

글을 써본다.


수술을 앞두고 병원 뜰에서 남편과 바라 본 하늘!

하나님이 힘내라고 아름다운 하늘을 선물로 주셨다.